[시경초대석] "세계 4대 패션위크서 초청... K-디자인 위상 떨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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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경초대석] "세계 4대 패션위크서 초청... K-디자인 위상 떨칠 것"
  • 홍성인 기자
  • 승인 2023.01.10 17: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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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민 '블루템버린' 패션 디자이너 인터뷰
국내 최초 세계4대 패션위크 모두 초청 쾌거
15일 런던 동행할 패션 뮤즈 공개 선발
패션에 대한 국내 인식 많이 부족해
패션 자체가 가진 영향력에 관심 가져야
블루템버린 김보민 디자이너는 국내 최초로 세계4대 패션위크에 초청받은 인물이다. 그는 오는 2월에 열리는 런던 패션위크 준비로 분주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사진=시장경제
블루템버린 김보민 디자이너는 국내 최초로 세계4대 패션위크에 초청받은 인물이다. 그는 오는 2월에 열리는 런던 패션위크 준비로 분주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사진=시장경제

대한민국 패션 기업 최초로 세계 4대 패션위크(파리, 뉴욕, 런던, 밀라노)에 초청돼 업계의 주목을 받은 소셜임팩트 패션브랜드 블루템버린이 런던패션위크를 준비하고 있다. 런던패션위크는 블루템버린이 참가하는 세계 4대 패션위크 중 마지막 여정이다. 블루템버린 김보민 디자이너는 국내 최초로 세계 4대 패션위크에 동시 초청되는 영예를 안았다.

일반인들에게는 낯설게 느껴지는 행사지만 패션업계는 김보민 디자이너의 4대 패션위크 초청을 봉준호 감독이 영화 ‘기생충’으로 오스카 4개 부문을 수상한 것과 비견되는 쾌거로 보고 있다. 런던 패션위크는 2월 17~2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다.

시장경제는 현재 런던 패션위크 준비로 한창인 김보민 디자이너를 만났다.

- 이번 패션위크가 4대 패션위크 중 마지막 일정이다. 그동안 참여하면서 느낀 부분에 대해 이야기해달라.

“이번 런던 패션위크는 뉴욕, 파리, 밀라노에 이은 마지막 일정이다. 이번 행사를 잘 마무리하면 4대 패션위크를 참여하는 최초의 국내 디자이너가 된다. 아직도 얼떨떨한 기분이지만 꿈같은 시간이 지나간 것 같다. 파리 패션위크 당시에는 현지 미디어의 관심도 높았다. 참가 자체만으로도 영광인 행사였는데 미디어에서 관심까지 가져주니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한다.

또, 밀라노 패션위크에서는 바이어들의 관심이 컸던 행사다. 내가 디자인한 의상에 높은 관심을 보인다는 것에 대해 신기하다는 생각도 했다. 특히, 미국의 경제 전문지인 ‘포브스’가 김보민 디자이너에 관심을 보였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더 기뻤던 것 같다.”

- 각 패션위크를 나갈 때마다 콘셉트가 있었을 것 같다. 어떤 주제로 행사를 준비했나.

“먼저 뉴욕 패션위크에서는 ‘터치(TOUCH)’라는 주제로 참가했다. 사람의 손길, 즉 옷이 만들어지는 과정 등을 의상에 담았다. 파리 패션위크는 ‘동화’를 주제로 했다. 문학적 내용을 패션에 입힌 것이다. 이어 밀라노 패션위크는 ‘신화’를 주제로 했다. 신화라고 하면 천상의 옷을 이야기 할 수 있는데 비잔틴 양식 등을 모티브로 의상을 제작했다.

마지막으로 이번 런던 패션위크에는 ‘초월’을 주제로 삼았다. 철학적인 의미를 많이 담고 있다. 선과 악, 신의 사랑 등을 이야기하려고 한다. 자세한 내용은 런던 패션위크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보민 디자이너는 이번 런던 패션위크에서 '초월'을 주제로 한 작품을 선보인다. 의상 콘셉트에 대한 이야기는 보안사항이라며 말을 아꼈다. 사진=시장경제
김보민 디자이너는 이번 런던 패션위크에서 '초월'을 주제로 한 작품을 선보인다. 의상 콘셉트에 대한 이야기는 보안사항이라며 말을 아꼈다. 사진=시장경제

- 런던 패션위크에 같이 동행할 뮤즈 선발을 이달 15일에 개최한다고 알고 있다. 공개 오디션 형태의 선발 행사를 진행하는 이유는.

“현재도 그렇지만 난 국내 패션 분야의 불모지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지내왔다. 해외 메이저 패션위크에 나간다는 것은 디자이너나 모델에게 있어 커다란 영광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기회를 나누고 싶은 마음에 공개 뮤즈 선발을 선택했다. 그동안 뉴욕 패션위크에서 1명, 파리 6명, 밀라노 6명의 모델을 직접 선택해 동행했다. 이 중 1명을 제외한 나머지 모델은 해외 패션위크에 처음으로 선 사람들이다.

패션뮤즈는 단순한 모델을 넘어 패션디자이너에게 영감을 주고 작품의 표현을 함께 완성하는 파트너를 의미한다. 오드리 헵번은 디자이너 지방시의 대표 뮤즈였으며, 두 사람의 관계를 통해 헵번룩이라는 유작을 남긴 것으로도 유명하다. 블루템버린 역시 이번 패션뮤즈 오디션을 통해 김보민 디자이너와 함께 할 뮤즈를 지속 발굴해 함께 성장을 지원할 계획이다.

적극 홍보를 하지 않았는데도 현재까지 약 300여명이 지원했다. 이들 중 서류 심사 후 약 200명 정도를 선발 대회에서 심사할 생각이다. 행사는 강남구에 위치한 ‘포스코 더샵 갤러리’에서 연다.”

- 4대 패션위크를 모두 참여한 디자이너는 국내 최초라고 하는데 그동안 해외 패션위크에 나간 국내 디자이너는 없나.

“그렇지 않다. 현재까지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이상봉 디자이너와 해외에서 더욱 유명한 우영미 디자이너를 비롯한 많은 디자이너들이 해외무대에서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다. 다만 4대 패션위크 모두 초청돼 참여한 디자이너는 국내 최초의 일이다. 아직도 믿기지 않는 영광이다.”

- ‘블루템버린’이라는 소셜 임팩트 패션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

“블루템버린을 줄여서 우리는 ‘블템’이라고 이야기한다. 최종 목적은 ‘블템’을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시키고 싶은 욕심을 갖고 있다. 한국에서는 아직도 패션 디자인을 변방 취급하는 경향이 짙다. K-푸드, K-컬처, K-POP은 한국을 대표하는 주요 콘텐츠로 인식하고 있지만 패션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아직까지도 한국에서 패션은 봉제작업 수준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많다. 사람들에게 패션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대부분의 사람이 ‘옷’이라고만 한다.

최근 월드컵이 끝났지만 현대축구를 단순히 ‘공만 차는 것’이라고 치부하진 않는다. 축구 하나에 과학을 논하고, 트렌드를 이야기한다. 패션도 마찬가지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패션위크가 개최된 후에는 의상에서 비롯된 트렌드에 대해 논한다. 유행을 분석하고, 시대를 대변하는 컬러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디자이너 역시 옷을 만드는데 그치지 않고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노력한다.

블루템버린은 패션을 통해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고자 만든 브랜드다. 나이키가 'JUST DO IT'으로 대표되듯이 블루템버린 역시 메시지를 담은 브랜드로 성장하고 싶다. 선호하는 연령층 등에도 얽매이지 않을 생각이다. 해외 유명 브랜드 중 샤넬, 폴로 등은 특정 연령층에 국한된 브랜드로 보지 않는다. 블루 템버린 역시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브랜드로 만들 계획이다.”

사진=시장경제
김보민 디자이너는 이달 15일 열리는 패션 뮤즈 선발대회와 관련해 '꿈을 가진 사람', '열정을 가진 사람'이 함께 했으면 하는 바람을 나타냈다. 사진=시장경제

- 왜 한국에서는 패션의 의미를 축소하는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생각하나.

“사회적인 분위기가 가장 크게 작용했을 것 같다. 문화와 예술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입고 다니는 그 이상, 이하의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예전에 해외 패션위크를 마치고 기업계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들은 질문이 ‘성공적인 행사를 치뤘는데 얼마나 주문을 받았냐’라는 것이었다. 우리나라에서 패션은 매출하고만 연결하는 경향이 짙다. 패션 디자인을 하나의 콘텐츠로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어디서 이런 형태의 디자인이 유행한다는 이야기에 옷을 제작하는 데만 몰두하면 따라가는 것 이상을 못 넘는다. 국내 패션산업의 한계라고 생각한다.”

- 마지막으로 이번 뮤즈 선발대회에 참가하는 사람들에게 한마디 해 달라.

“꿈을 꾸는 사람, 절실한 사람들이 모였으면 좋겠다. 또, 즐길 수 있는 사람도 원한다. 우리 뮤즈 선발대회의 지원문턱은 낮다. 다만 여러 부분을 감안해 뮤즈를 선발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프로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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