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pick] 확 바뀐 동원F&B... 조미유통 매출, 일반식품 첫 추월
상태바
[공시pick] 확 바뀐 동원F&B... 조미유통 매출, 일반식품 첫 추월
  • 배소라 기자
  • 승인 2022.12.05 17: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 상반기부터 바뀐 동원F&B 사업 중심축
조미유통 매출 이끄는 동원홈푸드 성장세
코로나 거리두기 완화로 외식시장 커져
3인 각자대표 체제로 전문성 살린 것도 주효
3개 사업 부문 체제서 2개로 통합 재정비
동원그룹 사옥. 사진=동원그룹
동원그룹 사옥. 사진=동원그룹

올 상반기 동원F&B의 매출 비중 가운데 조미유통 사업부문이 일반식품 사업부문을 처음으로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미유통 사업부문에 해당하는 동원홈푸드가 지속적인 인수합병(M&A)을 하며 B2B(기업간 거래) 식자재 유통 사업 규모가 커진 것이 매출 역전으로 이어졌다. 

식자재 유통 사업에 뛰어든 후발주자임에도 이같은 성장을 이룬 것은 동원홈푸드의 각 사업부문을 각자대표 체제로 운영하며 전문성을 살린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여전히 일반식품 사업이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긴 하지만, 조미유통 부문 매출이 커지며 전반적인 사업 균형을 맞췄다는 해석도 나온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원F&B의 올 상반기 매출 중 조미유통 사업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45.9%로 일반식품 사업 부문(44%)보다 높았다. 조미유통 사업부문 매출 비중은 2020년 36.8%에서 올 상반기 45.9%로 상승했다. 올 3분기 기준으로도 매출에서 조미유통 사업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45.5%로, 44.2%에 달한 일반식품 사업군을 제쳤다. 2020년만 해도 일반식품 사업 매출 비중이 전체의 56.8%로 조미유통 사업(36.8%)을 훨씬 앞섰으나 1년 반새 역전됐다. 

국내영업 매출만 따로 보면, 매출액 비중 차이는 더 벌어진다. 올 3분기 기준 일반식품 국내영업 매출 비중은 41.2%이고, 조미유통 부문은 45%에 달한다. 일반식품 사업 부문에 속하는 동원F&B의 제품 군은 참치 통조림, 선물세트, 음료, 샘물 등이다.

매출 비중이 역전된 이유는 B2B(기업간 거래)를 대상으로 소스 등을 판매하는 동원홈푸드 매출이 빠르게 성장했기 때문이다. 조미유통 사업 부문은 식자재 유통사업부터 조미식품 제조, 푸드서비스, 외식, 축육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동원홈푸드가 이끌고 있다. 지난해 일반식품 매출(1조6987억원)은 전년보다 5.7% 감소한 반면, 같은 기간 조미유통 매출(1조4861억원)은 27.2% 증가했다. 조미유통의 가파른 성장세로 볼 때 향후 매출 비중이 더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조미유통 사업 부문의 매출 성장에는 식자재 유통 사업 호조가 큰 기여를 했다. 동원홈푸드는 프랜차이즈 본사와 잇따라 식자재 공급 계약을 하는 등 식자재 유통 사업을 강화해 왔다. 올 3분기 동원F&B 조미유통의 판매경로별 매출 비중은 음식점 등이 전년 동기(66.68%) 대비 4.34% 증가한 71.02%로 가장 높았다. 

외식시장이 커지면서 B2B 소스 수요가 늘어 조미식품 시장이 성장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 조미식품시장 규모(국내 판매액 기준)는 지난해 5조805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14% 늘었다. 동원홈푸드는 조미식품 B2B 시장에서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동원F&B 관계자는 "대형 프랜차이즈 수주도 늘고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외식업장이 전반적으로 성장세를 보였다"면서  "그 외에 급식 부문도 대형 업장 위주로 전년 대비 50% 이상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인수합병 통해 지속적으로 사업 다각화

동원F&B는 지난 2014년부터 사업 다각화를 추진했다. 그해 유제품 가공 계열사 동원데어리푸드를 흡수합병했고, 자회사인 동원홈푸드(단체급식·식자재유통)와 삼조쎌텍(조미식품)을 합쳤다. 이후 동원홈푸드는 식자재 유통업체 금천과 간편식 전문 온라인쇼핑몰 '더반찬' 운영업체 더블유푸드마켓, 사료업체 두산생물자원 등을 잇달아 인수해 합병하며 매출 성장세를 이뤄왔다. 지난해에는 B2C 축산물 가공 전문기업 '세중'을 인수하고 축산 사업부문 경쟁력을 강화했다. 그 결과 동원홈푸드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20.2% 늘어난 1조6139억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동원F&B가 주력사업인 참치통조림 사업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인수합병(M&A)을 통해 지속적으로 사업영역을 다각화한 전략이 효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반식품 사업부문에 속하는 참치통조림 사업 의존도가 클수록 참치 가격 변동에 따라 실적이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 원재료인 참치값이 떨어지면 비용절감 효과로 이익이 느는 반면, 참치값이 오르면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다. 

최근 국제 참치 시세는 원유 가격 상승에 따라 크게 오르고 있다. 원양 어선을 띄우는데 필요한 기름 값이 올라서다. 동원산업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3분기 참치 원어(1kg) 가격은 1만4322원으로 전년(1만206원) 대비 40.3%나 뛰었다. 같은 기간 유류비(1㎘)는 60만6,353원에서 119만9,971원으로 97.9%나 올랐다. 동원F&B의 올 3분기 통조림 원료인 수산물 원재료 매입액도 1,533억원으로 전년 대비 24% 증가했다. 동원F&B는 이런 악재 속에서도 동원홈푸드 사업 전 부문이 고르게 성장한 덕분에 올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0.6% 감소하는 데 그쳤다. 
 

동원홈푸드 사업 재편... 투톱 체재로 

앞서 동원그룹은 2023년 대표이사급 인사를 실시하며 약 2년간 유지된 동원홈푸드의 3개 사업부문 체제를 2개 부문으로 재정비했다. 기존 식재와 FS외식 사업부문을 통합했다. 정문목 동원홈푸드 FS외식부문 대표이사 부사장을 사장이 대표이사로 승진하며 식재·FS외식부문를 이끌게 됐다. 기존 김성용 동원홈푸드 식재부문 대표이사 사장은 동원F&B의 새로운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동원F&B 관계자는 "그동안 식재·FS외식·축육 3개 부문에서 각자 대표 체제로 전문성을 강화해 왔으나, 서로 상호 보완되는 식재와 FS외식 부문은 통합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