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능력평가 분석] 포스코·한화·호반·DL건설 뜨고, HD현산 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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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능력평가 분석] 포스코·한화·호반·DL건설 뜨고, HD현산 지고
  • 정규호 기자
  • 승인 2022.08.19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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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9년 연속 1위, 현대건설 2위, DL이앤씨 3위
포스코건설, 18년부터 매년 한계단씩 순위 올라
재무건전성 개선, EBITDA 이자보상비율 대폭 증가
'1군 건설사' 상징 시평 10위... 한화, 호반, DL건설 경쟁
각각 특화된 경쟁력 보유... 브랜드 가치 상승
HD현산, 올해 10위 선방... 신인도 점수 10위권 밖

국토교통부가 최근 2022년 시공능력평가(시평)를 발표한 가운데, 시평 ‘5위’, ‘10위’ 경쟁이 치열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시평 규모 9조원대를 기록한 포스코건설, GS건설, 대우건설, 현대엔지니어링은 근소한 차이로 4~8위에 자리를 잡았다. HDC현대산업개발, 한화건설, 호반건설, DL건설은 'TOP10'을 상징하는 10위를 놓고 접전을 벌였다. 대림산업에서 물적 분할된 DL이앤씨는 일시적으로 자본금이 낮아져 2020년 3위에서 지난해 8위까지 내려갔지만 올해 다시 3위로 복귀하며 만만치않은 뒷심을 입증했다. 올해 시평에서 가장 눈에 띈 기업은 GS건설 자회사 자이에스엔디, 두산 계열 두산에너빌리티이다. 자이에스엔디는 120계단, 두산에너빌리티는 29계단 뛰어오르며 주목을 받았다. 올해 시공능력평가를 심층 분석했다.
 

시공능력 1위 ‘삼성물산’, 아파트 1위 ‘GS건설’

올해 시평 1위는 예상대로 삼성물산이 차지했다. 삼성물산은 21조9472억원을 기록하며 2014년부터 9년 연속 시평 1위를 지켜냈다. 아파트를 가장 많이 지은 건설사는 GS건설이었다. 국토부는 이같은 내용이 포함된 ‘2022 시공능력평가 상위 건설사 100개사’를 지난달 29일 발표했다.

시공능력평가는 발주자가 적정한 건설업체를 선정할 수 있도록 건설공사 실적과 경영 상태, 기술 능력, 신인도 등을 종합 평가해 시평액을 산출하는 제도이다. 매년 7월 말 공시된다.

현대건설은 시평액 12조6041억원을 기록하며 2위를 차지했다. DL이앤씨(9조9588억원)는 지난해 8위에서 5계단 상승한 3위를 기록했다. DL이앤씨는 지난해 1월 대림산업에서 건설부문이 분리돼 새로 출범했다. 그 영향으로 실질자본금이 전년 대비 3조원 이상 낮아져 순위가 일시적으로 하락했다. 올해는 회계 정리가 마무리되면서 원래 자리로 되돌아왔다. 

4위는 포스코건설(9조6123억원), 5위는 GS건설(9조5642억원), 6위와 7위는 대우건설(9조2305억원), 현대엔지니어링(9조1185억원)이 각각 차지했다. 롯데건설(7조2954억원)은 8위, SK에코플랜트(5조3560억원)는 9위에 이름을 올렸다. 'TPO10' 마지막 한자리는 HDC현대산업개발(4조9160억원) 몫이었다.
 

포스코건설, GS건설, 대우건설... 매년 순위 달라져   

2018년 이후 4~6위는 거의 매년 주인공이 달라질만큼 변동이 심했다. 포스코건설은 2018년 7위에서 2019년 6위, 2020년 5위, 2021년 4위를 기록하면서 매년 한 계단씩 순위를 끌어 올렸다.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4위를 유지했다. GS건설은 2018년 5위, 2019년 4위, 2020년 5위, 2021년 3위, 올해 5위를 기록했다. 대우건설은 2018년 4위, 2019년 5위, 2020년 6위, 2021년 5위에 이어 올해 6위로 한 계단 내려갔다. 

자료=국토교통부
자료=국토교통부

포스코건설은 '재무건전성' 개선 효과로 매년 순위를 높이고 있다. 포스코건설의 2020년도 경영평가액은 3조4000억원 대였으나 지난해는 3조6000억원 대로 올라갔다. 특히 이자보상비율을 나타내는 'EBITDA/총금융비용(배)'이 18배 수준에서 1년만에 26.5배로 크게 뛰었다. EBITDA 이자보상비율은, 기업이 금융권 대출로 발생되는 이자를 지급하고도 어느 정도의 영업익을 실현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이다. 동 비율은 높을수록 긍정적이다.
 

HDC현산, '신인도 평가' 10위권 밖으로 밀려

통상 '1군 건설사'를 상징하는 시평 10위는 HDC현대산업개발이 지켰다. 광주 학동, 화정동 시공 현장 사고로 시평 순위 대폭 하락을 예견한 시각이 많았지만 올해는 기존 순위를 방어하는데 성공했다. 다만 행정청 제재의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내년 시평에서는 순위 하락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HDC현산의 올해 시공능력평가액은 4조9160억원으로 10위. 평가액은 지난해 5조6103억원에서 13% 가량 줄었다. 올해 현산의 공사실적평가액은 1조9403억원, 경영평가액은 2조1614억원으로 집계되며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기술평가액과 신인도평가에서는 10위권 밖으로 밀렸다. 

경영평가 순위 전망은 부정적이다. 현산은 4월 화정동 사고 여파로 무보증사채와 기업어음 등급이 강등됐다. 한국기업평가 기준 무보증사채는 'A/부정적' 등급을 받았고, 기업어음은 A2+에서 A2로 조정됐다. 매출과 재무융통성 등 사업·재무적 평가에서도 반등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다. 

자료=국토교통부
자료=국토교통부

 

'시평 10위', 한화·호반·DL건설 3파전  

현산의 퇴출 가능성이 다양하게 제기되는 상황에서 ‘10위’ 자리를 노리는 건설사는 한화·호반·DL건설이다. 

유력 1순위는 한화건설이다. 2018년 2조8623억원의 평가액을 기록한 한화건설은, 2019년 3조5018억원, 2020년 3조7169억원, 2021년 3조4165억원, 2022년 3조4473억원으로 4년 연속 3조원 대 중반을 유지 중이다. 순위도 2022년 13위, 2021년 11위, 2020년 11위, 2019년 12위, 2018년 11위에 오르면서 10위 입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한화건설은 ‘복합개발’ 분야에서 강자 입지를 굳히고 있다. 2019년 약 2조원 규모 서울역 북부역세권 복합개발사업 수주를 시작으로 2020년 1조원 규모 대전역세권 개발사업, 지난해 1조2000억원 규모 서울 수서역 환승센터 복합개발사업, 2조1600억원 규모 잠실 마이스 복합공간 조성사업을 잇따라 수주했다. 2019년부터 지금까지 기록한 복합개발사업 수주고만 7조2600억원에 달한다. 이들 사업은 올해부터 본격 추진되기 때문에 내년도 시평에 긍정적 영향을 줄 전망이다. 

한화건설이 ㈜한화에 흡수합병되면 합병사 부채비율은 400% 수준에서 100% 중반으로 개선된다. 시평 핵심 지표 중 하나인 경영평가에서도 높은 평가를 기대할만하다. 

호반건설도 견고한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호반건설의 올해 시평액은 3조5626억원으로 올해 시평 순위는 11위이다. 이 회사는 2019년 시평 평가액 4조4208억원으로 '10위'를 꿰찼다. 지역 기반 중견 건설사의 한계를 넘어서 서울 강남권 사업지인 신반포15차 재건축에 참여하는 등 기세를 올렸다. 2020년 12위, 지난해 13위, 올해 11위로 언제든 10위 진입이 가능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 

호반건설은 자체 브랜드 ‘호반써밋’을 앞세워 서울 도시정비사업에서 10대 건설사들과 지속적으로 경쟁을 펼치고 있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정비사업에서 약 8000억원을 수주했고, 올해도 4월 신노량진시장 정비사업, 안양시 안양동 가로주택정비사업, 응봉 신동아아파트 리모델링(쌍용건설과 우선협상대상자) 사업 시공사로 선정됐다.

회사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은 2020년 9685억원에서 2021년 2조3310억원으로 2.4배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07억원에서 3904억원으로 36배 급증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같은 기간 819억원에서 3995억원으로 4.9배 늘었다.

10위를 노리는 기업은 또 있다. 다크호스로 부상한 DL건설이다. DL건설은 DL그룹 계열사로 ‘삼호’와 ‘고려개발’ 합병으로 탄생된 법인이다. 2019년까지만 해도 삼호는 30위권, 고려개발은 50위권의 시평을 기록해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DL건설로 간판을 바꾼 뒤 상승세가 무섭다. 2020년 시평 17위를 찍으며 10위권 건설사로 올라선 뒤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12위를 기록했다. 

DL건설은 토목 부문에서 특화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토목 부문 기성액 4319억원을 달성하면서 전체 건설사 중 9위에 올랐다. 같은 기간 한화건설과 호반건설 토목 부문 기성액은 각각 3254억원, 987억원을 기록했다. 회사는 지난달 23일 ‘고양 일산1-2구역 주택재개발사업’ 시공권을 확보하면서 도시정비사업 수주액 1조원 달성 목표치에 근접했다. DL건설의 올해 목표는 매출 2조원, 수주총액 3조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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