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율 줄었지만"... 만성적자에 허덕이는 손보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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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율 줄었지만"... 만성적자에 허덕이는 손보사들
  • 양일국 기자
  • 승인 2020.11.11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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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율 10%줄어도 보험료 인하 '손사래'
대형사도 3000억 적자, 보험료 인상 고민
보험사기·과다청구, 여전한 고질적 병폐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코로나 영향으로 차량 이동이 줄면서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소폭 개선됐지만 만성 적자로 소비자들의 보험료 인하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 등 주요 4개 손보사들의 가마감 기준 10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4.0~86.3% 선이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96.9~98.8%)과 비교하면 10%p 이상 개선된 수치다.

주요 손보사 가운데에선 KB손보가 85%로 전년 동기 대비 13.9%p로 손해율 하락폭이 가장 컸다. 이어 현대해상(84%)이 12.9%p, DB손보(85.5%)가 12.3%p, 삼성화재(86.3%)는 10.8%p 낮아졌다.

10월까지 누적 손해율도 개선됐다. 4개 손보사들의 10월 누계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3.9~84.9% 수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6.1%p 감소했다.

코로나로 인한 반사이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지난 2월 주요 손보사들의 평균 손해율이 80%대로 감소했고, 3월엔 70%까지 내려갔었다.

손해율이 개선됐지만 손보사들은 아직 만성적인 적자폭을 만회하지 못해 내년 보험료 인하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지난해 최악의 손해율을 기록하다보니 올해 손해율이 크게 개선된 것처럼 보이는 착시현상"이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관계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에서만 1조6,000억원 가량 적자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 손보사 관계자는 "올해 소폭 손해율이 개선됐지만 여전히 손해율 적정선을 넘고 있어서 적자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업계가 추산한 자동차보험 사업비 비율은 10~20%이며 손해율을 더한 값이 100%를 넘으면 안되기 때문에 적정 손해율은 78~80% 선이 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11일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올해도 손보업계는 수천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사고건수는 줄었지만 사고당 지급 보험료는 증가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겨울이 가을보다 손해율이 나빠지기 마련"이라며 "앞으로 폭설과 한파로 교통사고가 늘면 손해율도 급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형 손보사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한 관계자는 보험료 인하와 관련해 "아직 3,000억원 상당의 적자를 보고 있다. 오히려 보험료 인상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답답하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여전한 보험사기·과다청구... "고질적 병폐"

보험사기와 보험료 과다청구는 여전히 손보업계의 적자를 부추기는 고질적 병폐로 지목된다. 3일 금융감독원 보험사기 대응단은 관련 기획조사를 위해 전체 보험사에 자료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측은 2018년에도 전수조사를 행한 바 있다. 당시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2017년보다 680억원(9.3%) 늘어난 7,982억원으로 역대 최고금액을 기록한 바 있다.

적발된 사기 유형도 다양했다. 한 무등록 렌트카 업체는 40여대 외제차를 대여하면서 계약서를 위조해 보험금을 편취했고, 한방병원은 입원환자를 늘리기 위해 보양목적의 한약을 처방한 뒤 보험적용이 가능한 의료항목으로 진료기록부를 허위로 작성하기도 했다. 

일상생활에 전혀 지장이 없으면서 교통사고 이후 허위 장해진단서를 발급받아 8억원 상당의 보험금을 수령한 경우도 있었다.

도로교통법을 악용해 고의로 사고를 내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력 10년차 현장 출동기사 고현규씨는 11일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실선 차선에서 차선 변경 차량을 고의로 추돌해 보험금을 타내는 경우는 이 업계에선 흔한 일"이라고 말했다. 고씨는 "이 외에도 일방통행 도로에서 역주행을 노리는 고의사고로 피해를 입었다고 호소하는 고객들을 종종 본다"고 현장 상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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