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년 역대 최장수 조합장... 중앙회 이사도 18년간 지속
"오랜 경험 바탕으로 농업과 농민 위한 조직 만들겠다"
차기 농협중앙회장을 뽑는 선거가 오는 31일 치러진다. 농협중앙회장은 250만 조합원을 대표하는 자리다. 뿐만 아니라 30여개 계열사와 10만명의 임직원을 거느린 재계 서열 9위인 대기업집단의 수장이기도 하다.
선거 열기가 어느 때보다 뜨겁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총 13명의 예비 후보자들이 출사표를 던졌다. 역대 가장 많은 후보가 등록을 한 것이다.
'충남 대망론'으로 상당한 주목을 받고 있는 이주선 아산 송악농협 조합장은 1987년 36세로 최연소 조합장으로 당선됐다. 이후 9선 조합장으로 꾸준히 활동 중이다. 농협중앙회 이사 5선을 지내기도 했다. 조합 관리는 물론 중앙회 전반의 운영 과정을 경험했다는 점이 강점이다.
이주선 조합장을 두고 농협중앙회 안팎에서는 선거 구도상 1차만 통과하면 무시할 수 없는 유력 후보로 떠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그는 농협 임직원들의 존경과 신망이 두터운 충남 출신 원철희 전 농협중앙회장의 지원사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이주선 조합장은 충남을 지역기반으로 두고 있어 초반 표몰이에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년 동안 경남, 경북, 전남 순으로 농협중앙회장이 선출돼온 만큼 이번에는 충청권에서 당선될 때가 됐다는 대망론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주선 조합장은 15일 본지 인터뷰에서 "농업과 농민을 위한 열정적인 농협을 만들기 위해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 농협중앙회장 선거에 출마한 이유는?
"창립60년을 맞는 우리 농협은 큰 변화와 도전 앞에 섰다. 고령화와 농업인 후계자 문제, 개도국 지위 포기, 경제 주체간 경쟁 심화 등으로 중앙회는 중앙회 대로, 농·축협은 농·축협 대로 경영이 쉽지 않고 미래가 불투명하다. 언제 어떤 위기에 직면할지 모른다. 새로운 돌파구와 비전 마련이 절실한 때다.
김병원 회장이 이념 교육을 통한 정체성 확립, 컨설팅을 통한 지역농협간 균형 발전, 도농협동을 통한 농업인이 행복한 국민의 농협 구현의 길을 열었지만 여전히 경제사업은 취약하고 대외 여건은 녹록치 않다.
이제 새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발상으로 획기적인 사업모델을 개발해야 한다. 제가 중앙회 이사로 여러 사업들을 두루 살펴보면서 오랫동안 고민해온 이러한 과제들을 해결하고자 중앙회장 출마를 결심했다."
- 주요 공약은?
"우선 농협중앙회 조직의 비효율적인 부분을 제거하고 농·축협 지원조직으로 개편하겠다. 중앙회장의 직선제 선거와 상임 감사제를 부활해 전체 조합장의 소중한 의견이 반영된 경영활동 전개와 감사 책임을 강화하겠다.
열악한 경영으로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경제지주의 재통합 추진을 위해 정부와 협의하고, 지주회사 조직체계에 대한 연구용역을 통해 현실에 맞는 법개정을 추진하면서 농·축협의 경제사업을 제대로 견인하겠다. 우수한 인재들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한쪽에 치우치지 않도록 적재적소에 배치해 역동적이고 창의적인 조직을 만들겠다.
둘 째는 중앙회를 농·축·원예·인삼농협 중심으로 운영하겠다. 중앙회와 사업 경합 시 농·축협에 우선권을 부여하고, 무이자자금을 20조원까지 확대해 농·축협이 자율 운영토록 하고, 컨설팅을 통한 자금지원도 3조원으로 확대하겠다.
경영약체 농·축협의 노후시설 개보수 및 신축 자금을 최대 400억원까지 지원하고 도농상생기금을 1조원 규모로 조성하겠다. 원로 조합원 요양시설도 확대하겠다. 또한 지자체와 협력사업을 10배로 확대하고 시·군지부단위 지역별 자체 특화사업 등을 적극 지원해 농·축협이 중심이 되는 지역농정을 펼칠 것이다.
최대 금융자산을 자랑하는 상호금융이 명실상부 금융권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도록 디지털 혁신, 업무영역 확대, 단일 금융화 등을 추진해 농·축협의 안정적인 수익센터 역할에 충실하도록 하겠다.
셋 째는 농·축협의 사업역량을 대폭 확충하겠다. 유통 구조개선 농촌형 농·축협 800개를 육성하고, 유통·판매·가공사업을 비롯해 물류시스템 혁신과 로컬푸드, 온·오프라인, 조공법인, 연합사업단 등 판매채널의 기능 강화로 명실상부한 판매 농협을 실현할 것이다.
또한 축산경제 부문의 독립성과 자율성 강화, 가축재해보험의 국가재보험화 추진, 원예농협의 공판장·APC 등 유통시설 확충 지원, 원예작물 수급예측 시스템을 개발하고 인삼농협의 신용사업 진출 완화와 자금지원 확대를 통한 판매 경쟁력을 높여 나가겠다.
넷 째로 농협 미래 설계와 농정활동에 전념하겠다. 농협 DNA와 정체성 확립을 위한 발전된 이념교육의 지속 추진, 4차 산업에 대비한 농·축협 비전 제시, 젊은 농촌을 만들기 위한 영농후계인력 육성, 한국농협의 해외 전파와 국제협력 강화 등 미래시스템을 구축하겠다.
농업의 공익적 가치 헌법 반영을 완성하고 고향세 조기 도입 추진, 개도국 지위 포기에 따른 대응책 마련, 공익형 직불제의 확대를 위한 농업예산 확보에 주력하고, 농·축협의 존립 기반을 위협하는 각종 제도 개선에도 힘쓰겠다."
- 다른 후보와의 차별되는 점은?
"조합장 9선(33년)과 중앙회 이사 5선(18년)의 오랜 경륜이라고 생각한다. 복잡한 농협그룹의 특성상 조직에 대한 빠른 장악력이 단임제의 수장으로서 기본 자격이 아닐까 싶다."
- 조합장으로 근무하면서 일군 주요 업적은?
"1987년 36세로 최연소 조합장으로 당선된 이후 지금까지 9선 조합장이라는 놀라운 역사를 써오고 있다. 전형적인 농촌형 농협인 송악농협의 미래는 경제사업 활성화 뿐이라는 확신 속에서, 모두가 외면하는 경제사업 활성화에 몸을 던졌다.
이렇다 할 소득사업이 없었던 송악에 고소득 작목인 표고버섯을 입식했고, 지역농산물을 활용한 떡과 쌀빵공장, 사슴육골가공공장 그리고 국내 최고시설의 쌀 가공공장 등을 열어 탄탄한 기반 위에 올려놓았다. 조합장의 확고한 농협운동의 비전과 열정 없이는 이룰 수 없는 성과였다.
송악농협이 경제사업으로 전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농협으로 성장함에 따라 2002년에는 충남 지역 내 조합장들의 뜨거운 지지로 농협중앙회 이사에 당선됐고, 지금까지 18년간 최장수 5선 이사로 중앙회 개혁과 발전에 앞장서 오고 있다.
2001년부터 농협 외교통상·북방위원으로 활동하고 있고 전국 농협가공공장협의회 회장, 중앙회 감사위원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충남농협 운영협의회 의장, 중앙회 농업경제지주 소이사회 및 평가보상위원회 위원, 중앙회 상호금융 소이사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농축협을 대변하는 대표적인 이사로 활약하고 있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농협중앙회장은 연습할 시간이 없다. 군림하는 자리는 더욱 아니다. 농민 조합원과 농·축·원예·인삼농협을 섬기고 봉사하는 머슴과 같은 자리다.
9선의 조합장과 5선의 중앙회 이사직 경험을 바탕으로 농협을 정이 넘치는 조직, 청렴한 조직, 농업과 농민을 위한 열정 있는 조직으로 만들기 위해 겸손한 자세·건강한 정신과 육체로 제가 모든 것을 하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조합장님들과 머리를 맞대고 협의해 결정하고 역할을 나누는 자세를 견지하겠다.
농협 이념인 '협동정신'을 저는 가장 좋아한다. 역할을 나누고 책임을 지는 조직문화를 만들어 전문경영인이 책임과 권한을 갖고 소신 있게 일을 추진하는 창의적인 조직으로 만들겠다. 어느 누구와도 열린 의식으로 소통하며 뜨겁게 손을 잡고 함께 한발 한발 앞으로 전진하겠다."
◇ 이주선 아산 송악농협 조합장 프로필
▲1951년 7월 1일 아산시 송악면 외암리 출생 ▲남서울대학교 대학원 졸업·경영학석사 ▲송악농업협동조합 조합장 9선 연임 ▲농협중앙회 이사 5선 연임 ▲전국 농협가공공장협의회 부회장 ▲농협중앙회 외교통상·북방위원 ▲농협중앙회 농업경제소위원회·경영평가및 평가보상위원 ▲농협중앙회 감사위원 ▲농협중앙회 경제지주이사회·상호금융소이사회·평가보상위원회 위원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아산시협의회 회장 ▲충청남도 3농혁신위원회 위원
- 대통령 표창
- 농림부장관 표창
- 아산시민대상수상
- 정부 석탑산업훈장 수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