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지리 무관" HUG 이재광 사장, 본인이 직접 음양오행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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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수지리 무관" HUG 이재광 사장, 본인이 직접 음양오행 강의
  • 정규호 기자
  • 승인 2019.10.18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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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수로 집무실 이전 의혹 이재광 사장, 임직원 상대 음양오행 강의
HUG "이 사장은 풍수지리가 아닌 '음양오행'만 강의했다" 반박
'풍수명리학 교수' 초빙해 진행한 건설사 임직원대상 강의도 논란
초빙교수 신분 오리무중... 서라벌대 "폐과 된지 7년, 그런 분 없다"
이재광 한국주택보증공사 사장. 사진=이기륭 기자
이재광 한국주택보증공사 사장. 사진=이기륭 기자

한국주택보증공사(이하 HUG) 이재광 사장이 직원들에게 음양오행 관련 강의를 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본지가 입수했다. 뿐만 아니라 건설사 임직원에게도 풍수지리 교수를 초빙해 교육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이재광 사장은 개인적으로 신봉하는 풍수지리 사상을 직원들에게 전파하고, '집 터가 안 좋다' 등의 이유로 집무실을 이전시켜 수억원의 혈세를 낭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HUG는 "이재광 사장이 풍수지리를 이유로 사무실을 이전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해 왔다. 

본지가 무소속 이용호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사진을 보면 이재광 사장은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음양오행을 교육했다. 강의 칠판에는 사서삼경(四書三經), 시서역(詩書易), 상선약수(上善若水), 동이족(東夷族) 등 여러 한자가 적혀있고 이재광 사장이 펜을 들고 서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용호 의원실에 따르면 이 사장은 서울북부관리센터 회의, 본사 부서장 회의, 일자리창출전략처 회의, 정비사업금융센터 회의 등에 참석해 관련 강의를 수차례 진행했다. 

음양오행에 대해 강의하고 있는 HUG 이재광 사장의 모습. HUG는 "음양오행과 풍수지리는 다르다"고 반박했다. 자료출처=이용호 의원실
음양오행에 대해 강의하고 있는 HUG 이재광 사장의 모습. HUG는 "음양오행과 풍수지리는 다르다"고 반박했다. 자료출처=이용호 의원실

HUG는 지난해 10월, 서울역 T타워에 있던 사장‧임원실을 여의도로 이전했다. 당시 서울역 T타워 임대차 기간은 2021년9월까지 였다. HUG는 '의무임대차 기간 36개월(~2019년 10월 4일)'이라는 특약 때문에 집무실 이전 뒤에도 위 기간 만료일까지 월임대료와 관리비를 지급했으며, 그 금액은 3억5000여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 뒤 '풍수 때문에 사장실 및 임원실을 옮겼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처음 이 내용을 이용호 의원실에 제보한 공사 내부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이 사장은 "터가 안 좋다", "여의도로 옮겨야 운이 트인다" 등의 발언을 했고, 그 뒤 공사 측이 실제 집무실 및 임원실을 이전했다는 것이다. 

이재광 사장은 지난 14일 국토위 국감장에서 풍수지리 강연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풍수지리는 아니고 제가 알고있는 의학 상식을 설명하는 와중에 잠깐 나온 것"이라고 해명했다. 같은 날 HUG 관계자는 본지와 별도의 인터뷰를 통해 "이재광 사장은 건강에 관심이 많아 직원들을 상대로 한의학 등을 강의한 적이 있다. '풍수지리'나 '명리학'이라는 단어는 사용한 적이 없고, 그 같은 강의를 한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언론에 등장한 전직 직원은 소문(이재광 사장 풍수지리 강의 주장)을 듣고 사실인 것처럼 인터뷰를 했다"고 주장했다. 

HUG의 공식 해명 자료 일부 모습. 사진=HUG
HUG의 공식 해명 자료 일부 모습. 사진=HUG

사진에 대한 추가 해명을 요청하자 HUG 관계자는 16일 오후 “담당 부서에서 알려준대로 말한 것”이라며 “풍수지리와 음양오행은 다르기 때문에(해명에는 문제 될 것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 역학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풍수지리의 기본 원리가 음양오행론에 바탕을 둔 것이기 때문에 (서로) 다른 것이란 주장은 맞지 않는 말"이라며 "풍수지리나 사주명리학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목적으로 음양오행 강의를 한 것인지는 알수 없으나, 적어도 칠판에 (한)의학과 관련된 내용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논란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본지 취재 결과 HUG는 내부 임직원 뿐 아니라 건설사 직원들에게도 풍수지리 교육을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본지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서라벌대 풍수명리학과 소속 이 모 교수는 지난해 10월 25일 HUG가 마련한 행사에 참석해 풍수지리 강의를 했다. 이 행사에 대해 HUG는 “고객사(건설사) 초청 행사였다. 워크샵 교양 과목 중 하나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HUG는 '분양보증'을 하는 곳으로, 건설사들 사이에서는 '슈퍼갑'으로 통한다. 이재광 사장이 '갑'의 위치를 이용해, 자신이 신봉하는 풍수지리 사상을 건설사 직원들에게 강요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 이유다.

강의 당시 소개된 이 모 교수의 '서라벌대 풍수명리학과' 소속도 의문이다. 서라벌대 관계자는 “풍수지리학과는 7년전 폐과됐고, 이 모 교수라는 분은 없다”고 답했다. 서라벌대 홈페이지에서도 ‘풍수명리학과’는 찾을 수 없었다.

이와 관련해 HUG는 17일 본지에 최종적인 입장을 전달했다. HUG는 “공식 입장은 ‘이재광 사장은 풍수지리 강의를 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이 모 교수를 섭외한 건 이재광 사장이 아니라 소관 부서에서 섭외했다. 별도로 학교 추천을 받지 않았고, 5~6명의 인력풀이 있고, 이중 이 모 교수가 공공기관에서 다수의 강연을 한 기록이 있어 섭외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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