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독 순익만 13%↑"... 하나은행 부다페스트行에 이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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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독 순익만 13%↑"... 하나은행 부다페스트行에 이목
  • 정우교 기자
  • 승인 2024.03.26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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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사무소 개소... "자본 유입에 주목"
銀, 작년 유럽 실적↑... 독일서만 100억
당국도 지원 의지... "글로벌 확장 계획"
사진=하나은행
사진=하나은행

하나은행이 최근 헝가리 수도인 부다페스트에 사무소를 개소하며 유럽시장 내 영역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국내 은행 중 가장 많은 순이익을 냈고, 해외사업에서도 재미를 톡톡히 본 만큼 업계선 하나은행의 헝가리행(行)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고금리 여파로 국내선 실적이 정체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고 유럽은 상대적으로 은행권의 미개척분야 중 한 곳이라 이번 진출이 얼마나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25일 하나은행에 따르면 부다페스트 사무소는 지난 21일(현지시간) 홍규덕 주헝가리 한국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개소식을 열었다. 이 자리엔 홍 대사 외에도 피터 샤트마리(Peter Szatmari) 헝가리 투자청 수석국장, 이승호 하나은행 유럽중동지역 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하나은행은 최근 이차전지를 중심으로 해외자본이 헝가리로 대거 유입되고 있어 시장이 불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유럽 7개국과 국경이 인접해 지리적으로 강점이 있고, 양질의 노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도 이들의 설명이다. 

현재 하나은행은 부다페스트 사무소 이외에도 유럽에 ▲지점 3곳(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대표사무소 1곳(튀르키예) ▲현지법인 2곳(독일, 러시아) ▲현지법인 지점 1곳(체코)을 두고 있다. 이중 독일, 러시아 현지법인은 작년 순이익이 총 13% 성장하는 등 성과를 거둔 바 있다.  

구체적으로 사업보고서를 보면 러시아KEB하나은행의 순이익은 12% 불어난 155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현지법인은 2008년 사무소로 진출했으며 2014년 법인영업 인가를 받은 후 그 해 설립됐다. 2022년 2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악조건이 있었지만 실적이 꾸준히 느는 추세다.

독일에 위치한 하나은행의 법인인 독일KEB하나은행의 순익은 전년 대비 15% 증가한 99억원을 기록했다. 1992년 설립된 이곳은 한국계 기업, 지역교포 등을 대상으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21년 6390억원 실적을 낸 이래 증가세를 이어오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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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2023년 러시아·독일 현지법인 순이익 변동 추이(단위 : 백만원). 자료=하나은행 2023년 사업보고서

헝가리 부다페스트 사무소는 현지 은행법상 직접적인 상업활동을 할 수 없어 여·수신을 취급할 수 없다. 또 상품조건을 고객과 협상하거나 계약의 당사자도 될 수 없다는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따라서 사무소는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과 접점을 늘리거나 시장조사, 프로모션을 수행하는데 당분간 주력할 예정이다.

현재 이곳의 직원은 한국인 1명, 현지인 1명 등 총 2명으로 구성돼 있다. 

유럽은 다른 대륙과 비교해 은행의 현지법인 진출이 원활하지 못한 곳이다. 그러나 그만큼 다양한 나라의 기업들이 진출 기회를 엿보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이는 우리도 마찬가지로 최근엔 산업의 진출·확장을 금융사(은행)가 미는 협업 조짐도 관측되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김주현 위원장은 폴란드 금융감독청을 만나 금융당국간 첫 고위급회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양국이 진행할 방산·원전·인프라 프로젝트에 대한 금융권의 지원 의지를 밝혔다. 또 관련한 MOU를 올 상반기 체결키로 했다. 

은행의 동유럽 진출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헝가리 부다페스트 사무소를 설립한 하나은행도 폴란드 내 지점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실현된다면 서유럽(영국, 프랑스, 독일 등)과 동유럽(러시아, 체코 등)을 잇는 연결고리가 될 전망이다. 당국의 의지가 하나은행의 유럽 기반에 힘을 싣게 되는 것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헝가리에 진출한 한국기업은 약 290개로 주변국 중 가장 많다. 또 최근엔 진출이 느는 추세다"며 헝가리에 사무소를 설립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와 함께 "향후에도 글로벌 영역 확장을 위해 이러한 계획들은 계속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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