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밟고 종투사 추진?"... 소액주주, 교보證 유상증자에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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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 밟고 종투사 추진?"... 소액주주, 교보證 유상증자에 분통
  • 전지윤 기자
  • 승인 2024.03.2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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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보통주 4931만주 신주 발행
2029년 종투사 진입 목표... 두 차례 유증
소액주주 반응, 싸늘... 주식 수 증가에 주가↓
신주 발행 무효 소송까지... "신주 주가, 문제 없어"
지난해 발행가 5070원... '헐값 주식' 불만도
주주 달래려 '차등배당'... "적극 주주환원책 필요"
교보증권 본사 사옥 전경. 사진=시장경제DB
교보증권 본사 사옥 전경. 사진=시장경제DB

교보증권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이하 종투사) 진입을 노리고 자기자본 확장 명목으로 지난해 8월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하지만 유상증자를 놓고 소액주주들의 불만은 커지는 상황이다. 최근 소액주주들은 신주 발행 무효 소송까지 제기하고 나섰다. 이에 차등배당 등 주주 달래기에 나서고 있지만 소액주주와의 갈등은 이미 가시화되는 형국이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교보증권의 '주요사항보고서(소송등의제기)'에 따르면 교보증권 소액주주 윤모 씨는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신주 발행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해당 소송은 지난해 8월 31일에 진행한 액면 5000원의 보통주식 4930만9665주의 신주 발행을 무효로 한다는 것을 주 청구 내용으로 한다. 교보증권 측은 해당 소송에 대해 "당사는 본 소송에 응소해 적극 대응하고 방어할 계획"이라고 공시했다. 

소를 제기한 이유는 주주가치 하락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주식 수가 늘면서 기존 소액주주들의 주주가치는 떨어지지만 교보생명은 신주를 취하게 돼 대주주 지위가 강화된다. 

교보증권은 2029년 종투사 인가를 최종 목표로 두고 2020년과 지난해 수익성 강화, 자본 증가, 건전성 확보 등을 이유로 신주 발행을 진행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교보증권의 자기자본(별도 기준)은 1조8633억원이다. 종투사 기준이 되는 '3조원'에 비했을때 1조원가량 부족한 수준이다. 

이에 교보증권은 2020년 6월에는 2865만주(2000억원)를 발행했고 지난해 8월에는 약 4931만주(2500억원)을 교보생명에 제3자배정 유상증자하는 방식으로 늘렸다. 

이때 최대주주인 교보생명의 지분은 기존 51.63%에서 2020년 유상증자 후 73.10%까지, 지난해 유상증자 후에는 84.74%까지 증가했다. 당시 지분율의 급등으로 업계에서는 교보생명이 교보증권을 완전자회사로 편입하려는 목적이 있다는 예측까지 나오기도 했다. 

두 차례의 유상증자로 늘어난 주식이 각각 당시 유통 가능했던 주식 수의 70% 이상이었던 점에 대해서도 지적이 나온다. 2020년 6월 유상증자의 경우 3600만주의 79.5%가, 지난해 8월 유상증자의 경우 전체(6465만주)의 76.2%가 발행됐다. 교보증권의 총 주식 수가 3년만에 3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주식 수가 급증하면서 주가는 자연스럽게 하락세로 돌아섰다. 2020년 6월 7000원대였던 주가는 지난해 11월 4700원대까지 떨어진 뒤 올해 1월까지도 4000원대에 머물러 있었다. 현재는 5000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21일 오전 10시 30분 기준 교보증권은 전일 대비 40원 오른 5320원에 거래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발행가는 5070원이었는데, 액면가액인 5000원과 크게 차이나지 않는 가격이다. 신주가 발행돼 소액주주의 주식 가치가 하락했다는 불만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에 교보증권은 차등배당을 통한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교보증권은 지난해 결산배당으로 일반주주에게 주당 250원을 배당하고 대주주에게는 배당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2020년부터 대주주와 일반주주를 대상으로 차등배당을 실시한 교보증권은 지난해부터 최대주주인 교보생명에 대한 배당금은 지급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유상증자 과정에서 별다른 이상이 없어 여론상 문제는 있을 수 있어도 교보증권의 종투사 진입에는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교보증권이 진행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 과정에는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고 신주 가격 역시 문제가 없다고 본다"며 "교보증권의 종투사 진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하지만 시장 흐름에 맞춰 주주환원책에 조금 더 집중할 필요는 있다고 본다"며 "정부가 밸류업 프로그램 진행 중에 있고, 증권사들이 이에 맞춰 적극적으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방안을 내놓고 있는 만큼 관련 요구가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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