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국 의원 "2차전지 방치 땐, 제조업 송두리째 흔들릴 것" [시경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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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국 의원 "2차전지 방치 땐, 제조업 송두리째 흔들릴 것" [시경EPA]
  • 최종희 기자
  • 승인 2024.02.29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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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기 시장경제 경제정치아카데미(시경EPA) 개회
28일 '수축사회와 2024년 전망' 주제로 특강
"2차전지 산업, 금융·세제 지원 강화"
"독과점 시장 배달플랫폼 규제 필요"
"대기업·수출 맑음, 중기·소상공인 흐림"
"임기응변식 정책 아닌, '국가 미래 설계도' 절실"
2월28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시장경제 주최 제3회 '경제·정치 아카데미'(시경EPA) 개강식에서 더불어민주당 홍성국 의원이 특강을 하고 있다. 사진=정상윤 기자.
2월28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시장경제 주최 제3회 '경제·정치 아카데미'(시경EPA) 개강식에서 더불어민주당 홍성국 의원이 특강을 하고 있다. 사진=정상윤 기자.

장기 저성장 불황형 위기가 한국 경제를 휘감을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 발등의 불이 된 2차전지 산업을 이대로 방치하면 우리 경제를 지탱하는 제조업이 송두리째 흔들릴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급한 불부터 끄지 않으면 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8일 종합 경제매체 시장경제와 사단법인 의회정책아카데미가 주최하는 ‘제3회 경제·정치 아카데미(시경EPA)’에 강연자로 참석해 “국제정세가 물리적 전쟁, 통화 전쟁에 이어 기술 패권 전쟁으로 바뀌고 있다”며 “이러한 변화에 대응할 여러 과제가 존재하지만, 2차전지(배터리) 산업에 대한 지원책 마련이 가장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제조업을 떠받드는 배터리 산업이 세계 시장 주도권을 잃지 않으려면, 전향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홍 의원은 “투자를 늘려야 하는 배터러 산업이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다”며 “금융과 세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실제 배터리 산업은 침체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 홍의원에 따르면 핵심 소재인 양극재 제조기업 에코프로비엠의 성장세가 둔화 조짐을 보인다. 증권가에서 지난해 6월 예측한 에코프로비엠 2025년 매출은 17조원이다. 하지만 같은 해 11월에는 13조원, 올해 2월에는 9조원으로 실적 전망치가 계속 내려가고 있다.

2월28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시장경제 주최 제3회 '경제·정치 아카데미'(시경EPA) 개강식에서 더불어민주당 홍성국 의원이 특강을 하고 있다. 사진=정상윤 기자.
2월28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시장경제 주최 제3회 '경제·정치 아카데미'(시경EPA) 개강식에서 더불어민주당 홍성국 의원이 특강을 하고 있다. 사진=정상윤 기자.

홍 의원은 “국내 운행차량 중 전기차 비중이 약 2.1%에 그친다”며 “배터리 기술력 세계 1위 국가가 정작 자국 내에서는 전기차를 타지 않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산업 육성에 대한 미래 설계도 없이 임기응변식으로 대응한 것이 이러한 아이러니를 초래했다”며 “절대적으로 부족한 (배터리) 충전 인프라만 확충돼도 전기차 탈 사람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홍 의원은 내수시장 활성화 방안도 제시했다. 당장 손을 대야 할 과제로, 배달 플랫폼의 시장 독과점 문제 해결을 꼽았다. 그는 “배달앱에서 소비자가 1만원를 어치 주문하면, 소상공인은 4708원을 떼인다”며 “공정한 거래, 경쟁을 위한 적정 규제 수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내시장 점유율 지속 높여가는 중국 기업에 대한 견제구도 날렸다. “테무와 같은 중국 쇼핑 앱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한국시장을 공습하고 있다”며 “국내 내수시장을 지킬 근본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홍 의원의 이 같은 주장은 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위기감에 나왔다. 그는 한국은 물론 세계가 수축사회로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수축사회는 무한 경쟁 시대로의 전환을 뜻한다. 시장 파이가 줄어들면서 뺏고 빼기는 ‘제로섬’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의미다.

경제분석전문지 시장경제와 (사)의회정책아카데미가 2월28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제3회 경제·정치 아카데미'(시경EPA) 개강식을 열었다. 사진=정상윤 기자.
경제분석전문지 시장경제와 (사)의회정책아카데미가 2월28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제3회 경제·정치 아카데미'(시경EPA) 개강식을 열었다. 사진=정상윤 기자.

홍 의원은 수축사회로 빠져든 원인으로 먼저 환경, 안전에 대한 사회적 비용 증가를 꼽았다. 인구 감소와 과학기술 발전도 수축사회로의 전환을 앞당겼다고 분석했다.

과학기술 발전이 생산성을 비약적으로 증가시켰지만, 정작 인구 감소로 인해 수요가 줄면서, 결과적으로 공급 과잉 현상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홍 의원은 올 한해 경제 상황도 전망했다. 그는 “우리 경제는 회사 규모나 형태에 따라 온도차가 극명하게 갈리는 이중경제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며 “대기업과 수출은 상저하중의 소폭 상승세를 보이겠지만, 중소기업, 소상공인은 상저하저의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 의원은 “지금은 성장, 분배 개념을 놓고 이념 갈등을 할 때가 아니다”며 “제로섬 전쟁에서 이기 위한 한국 경제에 대한 장기 설계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여의도 정치권에서 손에 꼽히는 경제 전문가 중 한 명이다. 증권사 평사원으로 입사해 대표이사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대우증권(현 미래에셋대우)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저서 '수축사회'를 통해 저성장 시대 국가의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지난해 12월, 미래학자로의 길을 가겠다며 22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시장경제>는 정치가 경제에 미치는 다양한 변수를 예측, 기업별 맞춤 대응 전략을 제시할 목적으로 2022년부터 '경제·정치 아카데미'(시경EPA)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이번이 3회째다. 올해 행사는 ‘폴리코노미(Policonomy), 4월 총선과 기업 생존 경영 전략’을 주제로, 2월28일부터 4월17일까지 두 달여간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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