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디스카운트' 대책에도... 외인 '웃고' 개미는 '멘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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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디스카운트' 대책에도... 외인 '웃고' 개미는 '멘붕'
  • 유명환 기자
  • 승인 2024.02.20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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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차익 실현 매도에 외인 PBR 종목 담아
한달새 삼성화재‧현대차‧삼성생명 30% 이상 상승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국내 증시 저평가 해소 차원에서 이달 중 ‘코리아 디스카운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발표 전후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저PBR주를 쓸어 담으면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개인투자자들의 수익률은 초라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15일까지 유가증권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5조 4862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같은 기간 개인 투자자는 6조1647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섰다.

외국인들의 집중 매수는 정부가 지난달 24일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도입하겠다고 밝힌 이후 집중됐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내놓은 대책으로 내달부터 도입될 예정이다.

외국인의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 중 삼성화재가 40.51%로 가장 많이 올랐다. 현대차(35.14%), 삼성물산(33.3%)도 급등했다. 한미반도체(32.6%), 삼성생명(32.59%), SK스퀘어(30.14%)도 30% 넘게 올랐다. 

이 기간 개인은 6조5926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섰다. 특히 개인은 외국인 순매수 1위인 현대차를 1조4301억원어치 팔았다. 기아(6182억원), 삼성물산(4515억원), KB금융(3277억원) 등 순매도 상위 종목 대부분이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과 일치했다.

다만 개인이 사들인 종목의 수익률은 초라했다. 매수 상위 20개 종목 중 주가가 오른 종목은 단 3종목이다. 삼성SDI(8.76%), LG에너지솔루션(3.55%) 정도만 유의미한 상승률을 보였고 SK하이닉스(0.92%)는 소폭 오르는 데 그쳤다. 

반면 가장 많이 사들인 NAVER(2988억원)는 5.5% 내렸고, 삼성전기(-4.8%), 현대오토에버(-11.07%), 하이브(-9.91%), LG이노텍(6.37%) 등 순매수 상위 종목 1~5위가 모두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정부 주도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이 막바지에 이르렀을 가능성이 있다며 반도체 중소형주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 관점에서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1차 반영이 마무리 국면에 진입했다고 판단한다"며 "일본이 2년에 걸쳐 순차적으로 발표한 증시 부양책을 한국은 2월에 모두 발표해야만 기대치를 충족할 수 있는 상황에서 기대를 충족하는 것은 쉽지 않고, 일본 증시 대비 정책 기대감이 더 빨리 반영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저PBR 업종이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차익 실현 욕구가 높아지는 가운데 시장 순환매는 다시 성장·기술주로 이동하는 모습이 관측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저평가주 안에서도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하인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흐름과 동행성이 강한 은행과 보험 업종의 경우 현재 진행 중인 랠리가 더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반면 상사, 자본재(주로 지주사)와 자동차 업종 주가는 금리와 역의 상관관계가 있어 추가적인 상승 여지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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