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용 부동산' 인수 큰 손, 기관투자자에서 기업으로
상태바
'상업용 부동산' 인수 큰 손, 기관투자자에서 기업으로
  • 노경민 기자
  • 승인 2024.02.11 11: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금리, 경기침체로 오피스 거래시장 위축
자금력 확보한 기업들, 주요 투자자로 부상
기업, 대형 오피스 투자... 22년 24%→작년 41%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침체로 위축된 대형 상업용 부동산(오피스) 거래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이 큰 손으로 등장했다. 기관투자자들의 투자 여력이 줄어든 가운데 자금력을 확보한 기업들이 사옥 마련에 나서면서 그 공백을 메우고 있다.

11일 글로벌 종합부동산 서비스 기업 CBRE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지역의 대형 오피스(100억원 이상) 거래금액은 전년 대비 30% 줄어든 7조 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서울의 대형 오피스 매매 거래 중 기업의 투자 비중(금액기준)은 2022년 24%에서 지난해 41%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기관투자자의 투자 비중이 51%에서 41%로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CBRE코리아는 "연기금, 공제회 등이 주요 출자자로 참여했던 블라인드펀드가 과거 수년간 서울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주요 자금원이었지만, 최근 이들의 투자 여력이 줄어든 가운데 그 공백을 자금력을 확보한 기업이 대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지난해 국내 기업들이 직접 오피스 인수전에 뛰어들거나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한 사례가 많았다.

신협중앙회는 지난해 8월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함께 서울 종로구 소재 타워8 빌딩을 5490억원에 인수했다. 이 과정에서 신협중앙회는 주요 투자자로서 2000억원을 투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넥슨은 직원들의 근무공간을 확보하고자 지난해 초 1906억원을 들여 강남구 대치동 오토웨이타워 건물의 지분 50%를 사들였다. 현대차 역시 사옥으로 활용하기 위해 강남구 역삼동 스케일타워 지분 50%를 매입했다. 한섬과 빗썸코리아도 강남권역의 빌딩을 사옥 용도로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올해에도 기업들의 사옥 마련을 위한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침구업체 알레르망과 의류 기업 F&F 역시 사옥 마련을 위해 빌딩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이들 업체는 강남구 T412 빌딩과 올해 완공 예정인 센터포인트 강남의 우선협상대상자로 각각 선정돼 현재 매매 계약을 협의 중이며, 올해 안에 거래를 마칠 것으로 예상된다.

CBRE코리아는 "지난해 주춤했던 오피스 거래시장이 올해는 다소 회복될 것"이라며 "자금력이 풍부한 기업들이 올해에도 오피스 거래 시장에서 투자 활동을 활발히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