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슈퍼널, "2028년 하늘 난다"... CES 2024서 AAM 'S-A2'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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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슈퍼널, "2028년 하늘 난다"... CES 2024서 AAM 'S-A2' 공개
  • 노경민 기자
  • 승인 2024.01.11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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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AAM S-A2 실물 모형 공개, 생태계 구축 전략 발표
실제 버티포트 구현... 미래 항공 모빌리티 탑승 경험 구현
S-A2, 조종사 포함 5명 탑승 가능... 자동차+항공기의 결합
전기 수직이착륙 기체, 8개 로터가 상황 따라 상하로 꺾여
현대차그룹 역량 결집... AAM 상용화 기반 마련
사진=현대차그룹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이 그리는 첨단 항공 모빌리티의 미래 청사진이 공개됐다. CES에 처음 참가한 현대자동차그룹의 AAM(Advanced Air Mobility) 독립 법인인 슈퍼널은 차세대 기체 'S-A2'의 실물 모형을 최초로 공개하고 미래 AAM 생태계 구축 전략을 발표했다.

S-A2는 현대차그룹이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 중인 eVTOL(electric Vertical Take-off and Landing, 전기 수직 이착륙 항공기) 기체로, 2020년 CES에서 현대차그룹이 첫 비전 콘셉트 S-A1을 제시한 지 4년 만에 새로 공개한 모델이다. 

신재원 현대차·기아 AAM본부장 겸 슈퍼널 CEO는 "이번 신규 기체 공개는 미래 모빌리티 패러다임 전환을 선도하겠다는 슈퍼널과 현대차그룹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최적의 시점에 최고의 기체를 선보인다는 전략을 이어 나가는 한편, 관련 업계와의 지속적인 협업을 통해 AAM 생태계 구축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슈퍼널은 CES 2024 기간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 외부에 실제 크기의 버티포트(Vertiport, 수직 이착륙 비행장)를 떠올리게 하는 전시장을 마련해 관람객들이 슈퍼널의 AAM 탑승 과정 전반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LA 시내를 표현한 디오라마를 통해 AAM 네트워크가 효율적인 교통수단으로서 작동하는 모습을 연출하는 등 유기적으로 연계된 미래 항공 모빌리티를 실감나게 체험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전시장에 들어선 관람객은 대형 LED 스크린과 360도로 회전하도록 전시된 S-A2 기체를 통해 LA 상공을 누비는 시뮬레이션을 체험하게 된다. 더불어 전시장에 마련된 컨트롤 룸에서 AAM이 이륙해서 착륙하기까지의 과정, 그리고 다양한 기상 상황에 따라 항공 관제 시스템이 실시간으로 운영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S-A2', 첨단 설계로 효율성과 안전성 겸비

S-A2는 전장 10m, 전폭 15m로 조종사를 포함해 5명이 탑승할 수 있다. 기체는 총 8개의 로터를 장착한 주 날개와 슈퍼널 로고를 본뜬 V자 꼬리 날개, 현대차그룹의 디자인 철학이 녹아든 승객 탑승 공간으로 이뤄졌다.

기체에는 현재 AAM에 적용되는 추진 방식 가운데 가장 혁신적이면서도 효율적인 작동 방식 중 하나로 알려진 틸트 로터(Tilt-Rotor) 추진 방식을 적용했다. 수직 이착륙 시 8개의 로터 중 전방 4개는 위로, 후방 4개는 아래로 틸트되는 구조는 슈퍼널이 업계 최초로 도입하는 독자적인 방식이다. 또한, 여러 개의 로터를 독립적으로 구동하는 분산 전기추진(DEP, Distributed Electric Propulsion)을 적용하고, 로터마다 모터를 이중으로 배치해 고장 등 문제가 생겨도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도록 한 점도 특징이다.

회전 날개인 로터가 상황에 따라 상하 90도로 꺾이는 구조를 통해 이착륙 시에는 양력을 얻기 위해 로터가 수직 방향을 향하다가 순항 시에는 전방을 향해 부드럽게 전환된다. 이와 같은 추진 방식은 수직 비행을 위한 별도의 로터가 필요하지 않고 이착륙 시와 순항 중 8개의 로터가 모두 추진력을 제공하기 때문에 전력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사진=현대차그룹

 

S-A2는 최대 400~500m의 고도에서 200km/h의 순항 속도로 비행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S-A2는 상용화 시 도심 내 약 60km 내외의 거리를 비행할 예정이다. 도심 위를 비행해야 하는 점을 고려해 기체 작동 시 발생하는 소음도 최소화할 계획이다. S-A2 기체는 전기 분산 추진 방식을 활용해 운항 시 소음을 식기 세척기 작동 소음 수준인 45~65데시벨(dB)로 유지하도록 설계됐다.
 
슈퍼널은 안전성을 가장 중요시했다. S-A2 기체의 로터뿐 아니라 배터리 제어기, 전력 분배 시스템, 비행 제어 컴퓨터 등 모든 주요 장치에는 비상상황에 대비한 다중화 설계가 적용된다. 슈퍼널은 S-A2를 야간이나 다양한 기상 조건에서도 계기와 관제 지시에 따라 안정적인 운항이 가능하도록 제작해, 2028년까지 상용 항공업계와 동등한 안전 기준을 만족하는 기체로 출시할 계획이다.

 

차량 디자인 프로세스 접목... 승객 편의와 안전 모두 확보

S-A2의 모든 엔지니어링과 통합 기체 디자인은 슈퍼널이 담당했다. 내·외관 스타일링은 현대차·기아 CCO인 루크 동커볼케 사장의 주도하에 현대차·기아 글로벌디자인본부가 맡았다.

S-A2의 내·외관 스타일링을 주도한 루크 동커볼케 사장은 "장식적 요소를 최소화하면서도 공기역학 성능을 고려한 역동적인 형상을 담은 '키네틱 퓨어리즘(Kinetic Purism, 역동적 순수주의)' 철학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경쟁사의 AAM과 달리 기존 항공기의 문법을 따르지 않고 자동차 디자인 프로세스를 접목해 승객 편의와 안전을 세심하게 고려하면서도 감각적인 디자인을 더한 점이 강점이다.

기체 외관은 날개에서부터 착륙 장치까지 하나의 부드러운 형상으로 어우러져 역동적인 조화를 이룬다. 측면부는 기체 꼬리를 향해 날렵하게 다듬어진 글래스에 보디를 매끄럽게 결합해 기존 항공기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인상을 완성했다.

기체 내부에서는 경량화된 탄소섬유 소재의 캐빈을 이용했다. 조종석과 4인 승객석을 분리해 조종사가 안전한 비행에 집중하도록 하면서도 수하물 적재공간도 추가로 확보했다. 인체공학적으로 조형한 시트는 승객에게 안락함을 제공하는 동시에 수직 비행 시 충격을 완화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풍부한 조명과 반투명한 소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자칫 좁고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는 실내를 넓어 보이게 하는 효과도 줬다. 공조를 위한 별도의 그릴을 두지 않고 천장에 숨겨진 송풍구에서 나온 바람이 내벽을 타고 자연스럽게 순환하도록 한 점도 디자인 완성도를 한층 높인 요소로 평가받는다.

 

사진=현대차그룹
사진=현대차그룹

 

또한, S-A2의 승객 좌석은 자유자재로 변형할 수 있다. 정해진 노선과 스케줄에 따라 운항하는 항공기와 달리, AAM은 다양한 사용 목적에 따라 실내 공간을 쉽고 빠르게 변형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종석을 제외한 4인 승객석은 필요에 따라 VIP를 위한 2인석으로도, 또는 모든 시트를 덜어낸 화물칸으로도 바꿀 수 있다.

 

전방위적인 글로벌 협업... 미래 항공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

슈퍼널은 현대차그룹의 전기차용 PE 시스템 개발 역량과 자동화 생산 기술을 종합적으로 활용해 첨단의 기체 성능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와 관련, 우수한 충방전 성능과 경량화, 안전성을 두루 갖춘 AAM용 배터리 개발을 목표로 캘리포니아의 슈퍼널 R&D 부문과 현대차·기아 배터리개발센터, 현대모비스가 지속 협업할 계획이다.

또한, AAM 기체 이륙 전 안전 점검에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Spot)'을 활용하는 등, 그룹사 로보틱스 기술과 항공 모빌리티의 시너지를 도모한다. 체계 종합 및 공급망 관리, 비행 소프트웨어 설계, 기상 예측, 법규 인증과 같은 항공 모빌리티 유관 산업과도 적극 연대할 방침이다. 

한편, 슈퍼널은 유럽 최대 방산업체인 BAE 시스템즈와 협력해 비행 제어 시스템을 공동 개발한다. 항공기 부품 생산 업체인 GKN 에어로스페이스와는 경량 기체 구조물 및 전기 배선 계통 개발을 위해 손을 잡았다.

기체 성능 개발뿐 아니라 기체를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는 공역 관리 시스템(Airspace Management System)을 갖추기 위해 미국 항공우주국(NASA) 및 미국 연방항공청(FAA)과 협력해, 지금의 교통 생태계와 AAM을 안정적으로 통합하기 위한 방안도 모색할 계획이다. 아울러 무인 항공 교통관리, 위성 통신, 레이더 플랫폼, 마이크로 기상 데이터 수집 및 분석 솔루션 업체들과도 협력할 계획이다.

신재원 현대차·기아 AAM본부장 겸 슈퍼널 CEO는 "첨단 항공 모빌티리 생태계가 자리 잡기 위해서는 기체 개발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항공 산업 전체의 협력이 필요하다"며 "슈퍼널과 현대차그룹은 2028년 AAM 상용화를 목표로 연구 개발을 지속하는 한편, 미래 AAM 생태계를 주도하기 위해 전 세계 기업 및 정부 기관과의 전략적 제휴를 이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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