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홍콩H지수 연계 ESL 판매사 현장검사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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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홍콩H지수 연계 ESL 판매사 현장검사 착수
  • 유명환 기자
  • 승인 2024.01.08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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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한투증권, 분쟁 민원 사실관계 확인
오는 4월부터 금감원이 은행의 '꺾기 과태료'를 대폭 인상할 방침이다. 사진=금융감독원
오는 4월부터 금감원이 은행의 '꺾기 과태료'를 대폭 인상할 방침이다. 사진=금융감독원

금융당국이 올해 조(兆) 단위 손실이 예상되는 홍콩H지수 연계 주가연계증권(ELS)과 관련해 국내 시중은행 및 증권사들에 대한 현장검사에 착수한다.

금융감독원은 홍콩H지수 연계 ELS 주요 판매사 12곳(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은행, 한국투자·미래에셋·삼성·KB·NH·키움·신한투자증권)에 대해 순차 현장검사를 실시한다고 8일 밝혔다.

업권별 최대 판매사인 KB국민은행, 한국투자증권을 시작으로 이달 중 나머지 10개 판매사에 대해서도 검사를 실시한다. 특히 국민은행, 한국투자증권에 대해서는 분쟁 민원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한 민원 조사도 동시에 실시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현장검사를 통해 H지수 ELS 판매와 관련한 금융사의 불완전판매 등 위법사항을 확인하는 대로 엄중히 책임을 물을 방침이다.

특히 은행권은 2019년 DLF 등 사모펀드 사태 이후 투자자 보호를 전제로 ELS 같은 고난도 금융상품의 신탁판매 허용을 요청했던 점을 고려해 고객 이익을 고려하지 않은 영업 행태로 인한 위법 사항이 확인될 경우 엄중히 조치한다는 계획이다.

박충현 금감원 부원장보는 “검사를 통해 불완전판매 등 위법이나 위규 상황에 대해 세밀하게 살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금감원의 현장 조사 결과 KB국민은행은 지수 변동성이 30% 이상이면 ELS 상품 판매 목표금액의 50%만 판매한다는 내부 규정이 있는데, 규정을 80%로 무리하게 바꾸면서 영업우선정책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은행 핵심성과지표(KPI) 총점 1000점 중 고위험 ELS나 주가 연계 신탁(ELT)과 직접·간접적으로 연계되는 점수 비중이 30~40%로 높아 직원들에게 ELS 판매 확대를 유도한 정황도 파악됐다.

국민은행은 고객 수익률을 KPI에 반영하면서, ELS가 손실 구간에 있더라도 고객이 환매를 신청하지 않으면 조기상환한 사례와 마찬가지로 쿠폰 수익률을 그대로 인정했다. 이러한 구조 때문에 은행 직원이 ELS를 많이 판매할 유인이 생기고, 고객이 중도해지를 요청했을 때도 해주지 않은 사례가 생겼다고 금감원은 보고 있다.

신탁계약서, 투자자정보 확인서 등 일부 계약 관련 서류는 금융소비자보호법에 의해 10년간 보관해야 하지만, 일부 금융사가 보관하지 않은 사례도 발견됐다.

박 부원장보는 “가능하면 신속하게 불완전판매나 판매 행위에서의 불법 사항을 정리해서 배상기준을 확정할 예정”이라며 “검사, 분쟁조정, 제도개선 검토에 이르는 절차를 빠르게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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