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 국채 매력 상승에 폭풍 매입... 올해도 인기 이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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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들, 국채 매력 상승에 폭풍 매입... 올해도 인기 이어지나
  • 유명환 기자
  • 승인 2024.01.04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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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7조 순매수... 전년比 292%↑
증시 투자금 줄이고 국채 매입 늘려
"고금리 환경에 국채 상품 매력 커져"
4일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에서 직원들이 증시 및 환율을 모니터하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5.7원 오른 1,310.5원에 출발했다. 사진=연합뉴스
4일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에서 직원들이 증시 및 환율을 모니터하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5.7원 오른 1,310.5원에 출발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올해 상반기에 개인투자용 국채 1조원을 발행할 예정이다. 국채 투자 열풍이 지난해 이어 올해도 고스란히 이어질지 주목된다. 다만 채권의 매매 차익에 과세하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가 2025년 이후로 추가 유예될지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2월 28일까지 개인투자자의 국채 순매수액은 11조709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수치 대비 292% 급증한 수치다.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는 국내 증시에서 주식을 팔았다. 지난해 12월 28일까지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개인투자자의 누적 순매도액은 5조8510억원으로 집계됐다. 주식 대비 국채 시장에서 더 높은 순매수세를 이어갔다.

앞서 개인투자자는 제로금리 시절이던 2019~2020년엔 국채 순매도세를 보였다. 이후 2021년 662억원 순매수로 전환한 후 금리가 급등한 2022년 2조9861억원으로 매수세를 대폭 키우며 포트폴리오에서 채권 비중을 늘렸다. 

금융당국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국채금리도 급상승했다. 지난 2021년 1.5%에 불과했던 한국의 10년물 국채금리는 2023년 4.4%까지 뛰었다. 이후 지난해 중순부터 물가지표가 안정되고 금리가 정점에 도달했다는 인식에서 채권 저가 매수에 나선 개인투자자가 많았다는 분석이다.

특히 최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피벗(통화정책 전환)을 선언하고, 내년 세 차례 금리 인하를 예고하면서 채권 가격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저가 매수에 성공한 투자자들은 10% 이상 평가 차익을 누리고 있다.

정부는 올해 개인투자용 국채 발행·판매를 대행할 금융사 한 곳을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은행, 증권사, 보험 등 다양한 업권의 금융사 중 한 곳만 선정될 것으로 보여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더불어 개인투자자들의 국채 열풍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개인투자용 국채의 가장 큰 장점은 만기까지 보유하면 가산금리, 분리과세 등 세제 혜택과 더불어 복리 이자 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절세 해택도 받을 수 있다. 국채 만기에 그동안의 이자수익을 한 번에 받게 되는데, 이때 2억원까지는 이자소득 14%가 분리과세된다.

이 때문에 금융소득이 2000만원을 넘어가는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에게 유리한 상품이다. 다만 개인당 구매 한도는 연간 1억원으로 제한돼 대량으로 매입할 수 없다는 점은 한계로 지목된다.

아직 정부는 개인투자용 국채의 가산금리 수치를 제시하지 않았다. 만약 가산금리가 30bp(1bp=0.01%포인트·p)로 결정된다면 매입 1년 후 중도 환매 시 발행 금리 대비 0.3%p 낮은 금리 수준(채권 가격 상승)에 수익 실현이 가능하다.

다만 2024년 말까지 유예된 금투세의 추가 유예 여부에도 주목하고 있다. 금투세법은 채권을 포함한 펀드, 파생상품의 투자수익에 대해 250만원 기본공제액을 제외하고 세금을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세율은 3억원 이하 차익은 22%, 3억원 초과 시에는 27.5%다.

만약 금투세법이 2025년부터 시행된다면 채권 개미들이 대거 이탈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최근 대통령실은 내년 시장 상황을 살펴보고 국회와 금투세 관련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시장은 금리 인상 여파에 따른 채권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박경희 삼성증권 WM부문장(부사장)은 "고금리 환경에 국채의 상품 매력이 커졌다"며 "농해 기준금리 인하로 개인의 국채 사랑은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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