銀 대출규모 축소에 대부업 이용 가구 비중 4년 만에↑
상태바
銀 대출규모 축소에 대부업 이용 가구 비중 4년 만에↑
  • 유경표 기자
  • 승인 2023.12.10 11: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부업 이용 가구 비중, 올 들어 8% 육박
조달·대출금리 상승에 1금융권 대출 축소
지난5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이 두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은행과 저축은행 등에서 신용대출 규모를 축소함에 따라, 대부업체를 이용하는 가구주 비중이 4년 만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한국은행·통계청·금융감독원의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신용대출 가구주 중 대부업체 등 '기타 기관 등'에서 돈을 빌린 가구주 비중은 7.9%로 지난해(6.9%)보다 1.0%포인트(p) 올랐다. 이 같은 상승세는 2019년(11.4%) 이후 4년 만이다. 

'기타 기관 등'은 시중은행, 저축은행, 우체국·새마을금고 등 비은행금융기관을 제외한 기타 여신업체다. 급전이 필요한 저신용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제도권 내 마지막 창구로 꼽힌다.

이러한 '기타 기관 등' 대출 가구주 비중은 2019년 정점을 찍은 후 매년 하락하며 지난해 6.9%까지 떨어진 바 있다. 그러나 올들어 다시 8% 수준까지 오르는 모습이다. 

소득 분위별로 보면 하위 20%인 1분위 가구주의 '기타 기관 등' 대출 비중이 13.1%로 가장 높았다. 소득 5분위(6.4%)의 2배를 웃돈다. 보험회사 신용대출 가구주 비중도 같은 기간 0.8%에서 1.1%로 상승했다.

반면, 제1금융권인 은행에서 돈을 빌린 차주 비중은 78.8%로 지난해(79.8%)보다 1.0%p 하락했다. 은행 대출 가구주 비중이 2019년(75.3%) 이후 매년 상승세를 보이다 4년 만에 내린 것이다. 

저축은행, 우체국·새마을금고 등 비은행금융기관 대출 가구주 비중도 지난해보다 각각 0.2%p씩 하락한 3.8%, 8.4%로 집계됐다. 

지난해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자금 조달금리 상승 부담에 저축은행과 비은행금융기관이 신용대출 규모를 축소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신용대출 수요가 제도권 내 마지막 창구인 대부업으로 이동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해 저축은행 업계에서는 조달·대출금리가 상승하면서 저신용자를 상대로 한 대출이 일부 중단되는 '컷오프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채권 금리가 오르면서 신용카드사들도 신용대출을 줄이는 모습이다.

문제는 고금리 장기화와 조달금리 상승으로 최근 대부업마저 대출을 줄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신용등급이 낮은 서민들이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대부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나이스(NICE) 신용평가회사(CB) 기준 대부업체 69개사의 신규대출 규모는 950억원으로 전년 동월(3066억원) 대비 69%(2116억원) 감소했다.


관련기사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