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이슈'로 뜬 오세훈, 리버버스 띄운다... 시의회는 냉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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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 이슈'로 뜬 오세훈, 리버버스 띄운다... 시의회는 냉담
  • 김호정 기자
  • 승인 2023.12.08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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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골드라인 혼잡도 개선 대안으로 리버버스 주목
오세훈 시장 사업 추진 적극적... 서울시도 잰걸음
市, 예산 약 700억 편성... 김포시, 예산 편성 안 해
"노선 변경해서라도 추진"... "반쪽짜리 노선" 엇갈려
"김포시 협조 없으면 '출퇴근 혼잡도 개선' 영향 미미"
영국 템즈강서 리버버스 탑승한 오세훈 서울시장 사진=서울시
영국 템즈강서 리버버스 탑승한 오세훈 서울시장 사진=서울시

서울 강서구와 경기 김포시를 잇는 수도권 경전철 노선 '김포골드라인' 혼잡도 개선을 위한 대안 중 하나로 언급된 '한강 리버버스' 사업이 실효성 논란을 겪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사업 추진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예산 심의권을 쥔 서울시의회 반응은 대조적이다.

심각한 재정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운영업체로 선정된 민간기업에 대한 특혜시비까지 불거지면서 야당은 물론이고 여당 안에서도 적극적인 찬성 입장을 찾기 어렵다. 무엇보다 연계 지자체인 김포시가 관련 예산을 편성하지 않아 운행을 시작해도 김포골드라인 혼잡도 개선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김포골드라인은 개통 직후부터 출퇴근 시간대 이용자가 몰리면서 수요 예측에 실패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승객 일부가 호흡곤란을 일으킬만큼 혼잡도가 위험수위를 넘어서면서 김포시는 물론이고 서울시에서도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그 대안 중 하나로 주목을 받는 것이 '한강 리버버스'이다. 

'한강 리버버스'는 오세훈 서울시장 핵심 정책인 '그레이트 한강 사업'과 맞물려 있다. 김포 아라한강갑문에서 여의도까지 15km 구간에 승객 운송용 선박을 도입, 30분 내 출퇴근이 가능하도록 만든다는 것이 '한강 리버버스' 구상의 핵심이다. 

리버버스 1편당 최대 탑승인원은 200명. 출퇴근 시간대 배차 간격을 15분으로 설정하면 기존 교통수단인 광역버스나 김포골드라인, 서울지하철 5호선과 비교해도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이다.  

서울시는 선착장 공사와 설계‧감리 등 비용으로 208억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해 서울시의회에 제출했다. 서울도시주택공사(SH)도 내년 예산안에 리버버스로 쓰일 선박 건조 비용 약 500억원을 책정했다.

리버버스 운영을 위한 별도의 자회사도 설립되는데, SH공사가 지분 85%(42억5000만원)를 투자하고 나머지 15%(7억5000만원)의 지분은 민간회사인 이크루즈가 채우는 구조다. 

오 시장은 지난달 9일 페이스북에 "대중교통사업, 즉 인프라 사업은 최소 2~3년 적자를 감수하지 않으면 시작도 할 수 없다. 서울시민에게 꼭 필요하다고 판단해 과감하게 시작하려 한다"며 리버버스 사업 추진 의사를 분명하게 밝혔다.

그러면서 "초기 적자가 일정 기간 지속되더라도 리버버스를 꼭 '시민의 발'로 완성도 있게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리버버스가 오 시장 의지대로 추진될 수 있을지는 확실치 않다. 서울시는 김포골드라인의 대체 수단으로 아라한강갑문~여의도 구간에서의 리버버스 운항을 검토 중인데 김포시 내년 예산에는 관련 사업비가 포함돼 있지 않다. 서울시는 김포를 제외한 마곡~잠실까지 서울 관내에서만 리버버스를 도입하고 추후 김포시와 협의해 노선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주용태 미래한강본부장은  지난달 5일 시의회 예산결산특위에 출석해  "아라갑문까지 오는 버스 노선과 주차장 등 배후 시설은 김포시에서 마련해야한다"며 "그런데 김포시에서 예산을 편성하지 못해 협의를 통해 장기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리버버스는 사업성이 떨어져 재정 적자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추진 과정에서 특정 민간업체의 배만 불린다는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박승진 의원은 "선착장 조성 비용에 선박 건조 비용까지 서울시 예산으로 지원한다"며 "민간사업자에 대한 특혜성 사업구조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서울시에서 주장하듯 리버버스가 진짜 사업성이 있다면, 선박 건조비를 모두 부담하려는 사업자가 줄을 섰을 것"이라며 "선착장 조성과 선박 건조에 서울시 예산을 700억 씩이나 투입하며 진행할 만한 사업인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회 관계자는 "(서울시가) 리버버스를 (관광 목적이 아닌) 출퇴근용으로 고집하고 있어 곤란한 입장"이라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재정적자 문제로 시의회 차원에서는 리버버스를 관광 목적으로도 추진하라는 의사를 전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며 "무작정 예산안 통과를 동의하기 곤란한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야당 소속 서울시의원은 "당초 김포골드라인 혼잡도 해소를 위해 출발했는데, 이미 출발 지점부터 바뀌었다"면서 "김포를 연결하지 않고 서울 마곡지구에서 시작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시의회 구성상 국민의힘이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어 리버버스 사업 예산안이 통과될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이제 관광의 목적 밖에 남지 않았다. 사업을 할 때 하더라도 출퇴근 목적용이라고 말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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