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혼다 'CR-V 하이브리드 6세대'... 컴포트 SUV의 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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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혼다 'CR-V 하이브리드 6세대'... 컴포트 SUV의 정석
  • 노경민 기자
  • 승인 2023.10.18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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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의 혼다'에 걸맞는 준중형급 SUV
6세대 진화하며 하이브리드 모델 국내 출시
주행모드 4가지... 기존에 없던 Snow 추가
매끄러운 가속... 곡선주로에서도 쏠림 없어
美 IIHS 충돌평가 '최고 등급'... 안전성 입증
운전석 승차감 우수... 험로 주행시 뒷좌석 충격 커
사진=혼다코리아
사진=혼다코리아

혼다는 기술 개발을 위한 투자에 적극적인 기업으로 유명하다. 이윤 극대화는 그 다음이다. 이 회사가 세계 최대 자동차 격전지인 미국에서 '기술의 혼다'라는 명성을 얻은 것은 우연이 아니다. 혼다가 지난달 국내에 선보인 '올 뉴 CR-V 하이브리드'에는 회사만의 브랜드 컨셉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기존에 검증된 디자인을 일부 개선하면서 속을 알차게 채웠다. 보이는 겉모습보다 보이지 않는 부분의 완성도와 품질에 더 집중했다는 얘기이다. 승차감과 주행성능에서 만족도가 높아진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도심형 SUV를 지향하는 CR-V는 2001년 9월 2세대, 2006년 3세대, 2011년 4세대, 2017년 5세대를 거쳐  2023년 6세대 모델로 진화했다. 잔고장 없이 오랫동안 차를 몰고 싶어하는 '실속추구형' 오너들 덕에, 국내 시장에서 2005년부터 2008년까지 4년 연속 수입 SUV '톱3'를 달성했다. 2007년에는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다만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 독일 3사의 SUV 모델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상위권을 내줘야만 했다.

그럼에도 CR-V는 여전히 합리적 가격, 신뢰성 있는 파워트레인, 무난한 디자인, 넓은 공간과 다목적성 등에서 높은 점수를 얻고 있다.
 

CR-V 장점에 HEV 결합... 하이브리드 전용 디자인 

이번 시승은 경기도 가평 '더 스테이 힐링파크'에서 출발, 서울-양양 고속도로를 지나 강원도 춘천으로 이어지는 편도 약 58km 구간에서 진행됐다. 15분 정도 국도를 지나 고속도로에 올라서는 코스로 도심형 SUV의 성능을 검증하는데 안성맞춤이었다. 

6세대로 진화한 '올 뉴 CR-V 하이브리드'는 기존 모델의 DNA를 계승하면서도 차체의 크기와 길이에 변화를 줬다. 전장x전폭x전고는 4705x1865x1690mm로, 기존 모델보다 75mm 길어지고 10mm 넓어졌다. 휠베이스 역시 2700mm로 40mm 커졌다. 길어진 차체는 안정감을 더하고 전체적으로 혼다 특유의 단정함을 강조했다. 여기에 19인치 블랙 알로이 휠, 블랙 루프레일 등 하이브리드 전용 디자인을 적용했다. 

디자인의 경우 A필러(앞유리와 앞문 사이에 위치한 기둥) 델타 커버에 부착됐던 사이드미러를 도어 부분으로 내려 공기저항을 줄였다. 

사진=혼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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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고 편안한 실내… 탑승자 편의 고려한 설계 돋보여

실내는 직선 위주의 레이아웃을 적용, 탑승자의 시야 및 편의성 확보에 애쓴 점이 눈에 띈다. 디지털 계기판은 전기모터와 엔진을 통한 동력 공급 및 배분 현황, 배터리 충전 상태 등 다양한 정보를 담았지만, 지나치게 복잡해 보이는 측면도 있다. 

9인치 디스플레이에는 물리 버튼과 터치 패널을 적절하게 배치해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하도록 배려했다.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 기능도 적용됐지만, 안드로이드 오토의 경우 유선만 연결 가능한 점이 아쉽다. 

스마트폰 2대(무선 충전 1대)를 나란히 놓을 수 있는 공간과 컵 홀더 2개, 동급 최대 용량(9L)의 암레스트 수납공간 등을 마련해 사용자 편의성을 높였다. 실내 곳곳에 적용된 오렌지색 스티치와 매쉬 타입의 송풍구도 멋스럽다. 

2열 시트는 성인이 탑승해도 레그룸과 헤드룸 모두 넉넉하다. 8단계 리클라이닝 기능도 적용돼 이전 모델보다 넓고 편안하다. 오디오의 경우 대용량 서브 우퍼를 포함한 12개의 고성능 스피커로 구성된 보스 프리미엄 시스템을 적용해 탁월한 음질을 자랑한다. 트렁크는 1113L로 골프백 4개, 25인치 여행용 캐리어 4개, 대형 유모차까지 실을 수 있다. 2열 시트를 접으면 2166L까지 확장된다.

와이퍼에는 워셔액 분출구가 장착돼 고속주행 상황에서 워셔액이 사방으로 날리는 단점을 해소했다.

사진=혼다코리아
사진=혼다코리아

'올 뉴 CR-V 하이브리드'는 새롭게 개발된 최고출력 147마력, 최대토크 18.6kg.m의 2.0리터 직분사 엔진과 최고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34.0kg.m의 차세대 2모터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조합을 이룬다. 복합 연비는 14.0km/ℓ(도심: 14.6km/ℓ, 고속: 13.4km/ℓ)에 달한다.

운전석에 앉으면 직사각형의 전면 유리가 탁 트인 개방감을 선사한다. 기어봉 하단부를 가죽천으로 덮은 변속 레버는 레트로 감성을 불러일으킨다.

'올 뉴 CR-V 하이브리드'의 주행 모드는 Normal, ECON, Snow, Sport 등 네 가지로, 기존에 없던 Snow가 추가됐다. 시트가 편안하게 몸을 감싸주고, 저속에서도 진동과 소음이 적어 전체적으로 편안한 승차감을 제공한다. 가속도 기존 모델 대비 매끄럽다. 오르막에서도 힘이 크게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곡선에서도 쏠리는 현상 없이 자세를 잘 잡았다. 운전석과 달리 2열의 승차감은 아쉬웠다.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바닥 충격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첨단 주행보조 시스템 업그레이드... 가격도 경쟁력 갖춰 

주행 중 오른쪽으로 차선을 변경하기 위해 방향지시등을 작동시키면 '레인 와치(Lane Watch)'가 작동, 우측 사이드미러에 설치된 카메라가 도로 상황을 중앙 디스플레이 네비게이션 화면에 표시한다. 그러나 왼쪽으로 차선을 변경할 때에는 해당 기능이 작동하지 않는다.

사진=혼다코리아
사진=혼다코리아

첨단 주행보조 시스템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됐다. 혼다 관계자는 "운전자 주행보조시스템인 '혼다 센싱'의 시야각은 90도까지, 인식 범위는 120도까지 넓혔다"며 "자동 감응식 정속 주행 장치(ACC)와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LKAS) 성능도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주행 중 혼다 센싱을 활성화하면 운전자가 별도 조작을 하지 않아도 전방 차량과의 거리는 물론 주행 속도와 차선이 유지된다. 주행 보조 시스템이지만 곡선 도로에서도 마치 운전자가 스티어링휠을 조작하듯 부드럽게 움직였다. 혼다 센싱을 활성화하고도 30분 정도 동승자에게 이런 사실을 말하지 않았는데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올 뉴 CR-V 하이브리드'에는 트래픽 잼 어시스트(TJA), 저속 브레이크 컨트롤(LSBC)도 신규 적용됐다. 독자적인 ACE(Advanced Compatibility Engineering) 차체 구조와 10개의 에어백을 장착, 까다롭기로 유명한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 충돌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톱 세이프티 픽 플러스'(TSP+)를 받았다.

'올 뉴 CR-V 하이브리드'는 기본기가 탄탄한 차량이다. 5590만원이라는 가격도 준중형 SUV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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