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 대세... 인사담당자 "솔직함 중요"
해외취업·고졸채용 등 다양한 상담부스 마련
웹 페이지 지속 운영... 취업정보 제공 예정
올해로 7번째를 맞은 '2023 금융권 공동채용박람회'가 23~24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려 금융권 취업을 희망하는 예비취업자들을 끌어 모았다.
이번 채용박람회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후원하고 ▲은행 13개사 ▲금융투자 7개사 ▲생명보험 5개사 ▲손해보험 8개사 ▲여신금융 9개사 ▲금융공기업 16개사 ▲금융협회 6개사 등 총 64개사가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했다.
특히 6개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과 5개 지방은행(경남·대구·광주·부산·전북)이 합동으로 현장 면접을 진행했다. 실시인원도 작년 1300명에서 올해 2300명으로 2배 가량 늘었다. 현장면접에서 우수면접자로 선발되면 1차 서류전형을 면제해 취업희망자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24일 기자가 찾은 박람회장에는 정장으로 차려 입은 구직희망자들이 아침 일찍부터 몰려들었다. 그들은 면접에 대비해 적어둔 종이를 보며 연신 외우기에 바빴다. 박람회장 입구에서 만난 박모(24)씨는 "어제에 이어 이틀 연속 박람회장을 찾았다"며 "면접도 추가모집 기회로 두번 볼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주최측은 대기인원이 많아지자 시작 시간을 10시로 앞당겨 행사를 진행했다.
박람회장안은 구역별로 정갈하게 정리돼 있었다. 면접이 예정돼 있던 구직자와 채용설명을 듣기 위해 온 취업준비생들로 대기석은 가득 메워졌다. 취준생들은 부스에 있는 각 금융사 인사담당자들에게 궁금한 것들을 묻고 설명을 들었다.
A은행에서 계약직 근무가 끝나 정식 채용을 위해 박람회장을 찾았다는 이모(32)씨는 "은행원이라는 직업은 돈을 수단삼아 작게는 개인, 크게는 기업 및 국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직업같다"며 "(면접에서) 최대한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면접을 앞둔 구직자들은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박람회에 앞서 미리 자기소개서 등 입사서류를 낸 구직자들은 현장 모의면접에 참여했다. 면접은 최근 트렌드가 되고 있는 블라인드 방식으로 진행됐는데 자기소개서에 작성한 지원동기, 본인만의 경쟁력, 금융전문가가 되기 위한 노력, 입행후 포부 등을 중심으로 면접관 질문에 답을 했다.
이날 인사담당자들은 면접 참가자들에게 형식적이지 않은 솔직한 답변을 주문했다고 한다. 제주에서 온 조모(25)씨는 "인사담당자가 준비한 답변이 아니라 솔직하게 말해 달라고해 놀랐다"며 "면접을 준비하면 대부분 정형화된 답만 생각하는데 이것이 눈에 보였던것 같다"고 답했다.
한 금융기관 인사담당자는 "최근 블라인드 채용이 늘어 회사별로 지향하는 인재상에 맞춰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면접시는 명확하게 하고 싶은 직무가 정해져 있고 그걸 자신의 역량과 잘묶어 설명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현장면접 시간이 너무 짧고 제한적이라는 불만도 토로했다. 앞서 면접을 봤던 박씨는 "면접시간이 고작 5분이라 시간 자체가 짧아 깊은 얘기는 나누지 못했다"며 "기본적인 얘기만 나눠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겠다"며 아쉬워했다.
광주에서 온 노모(24)씨도 "준비는 많이 했는데 면접이 너무 짧아 역량을 보이기엔 무리가 있었다"며 "면접후 혜택이 주어지는 부분도 있는데 과연 변별력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박람회에는 ▲맞춤형 취업컨설팅 ▲해외취업상담 ▲홍콩취업관 ▲고졸인재 종합취업지원 ▲핀테크, 마이데이터센터 등 금융 신(新)산업 상담 등 다양한 부스가 마련됐고 지문적성검사, 메이크업 부스 등도 운영돼 취업준비생들의 흥미를 끌었다.
아울러 금융권은 올해부터 박람회 홈페이지를 행사기간이 끝난 후에도 계속 운영키로 했다. 구직자들은 홈페이지를 통해 주요 금융사의 채용 일정, 인원, 업계별 직무 등 금융권 채용 및 취업에 관련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