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사고 피해자 보호 취약"... 자격증 소지자 70% 보험 미가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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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사고 피해자 보호 취약"... 자격증 소지자 70% 보험 미가입
  • 노경민 기자
  • 승인 2023.07.20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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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전문가 207명 대상 설문조사
10명 중 4명꼴 드론사고 경험
보험가입률 낮아 피해자 보호 취약
맞춤형 보험상품 등 개선 방안 필요
올해 5월 17일 인천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드론·UAM(도심항공교통) 박람회'에서 아이들이 드론 비행 시뮬레이션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올해 5월 17일 인천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드론·UAM(도심항공교통) 박람회'에서 아이들이 드론 비행 시뮬레이션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드론 조종 자격증 소지자 10명 중 7명은 드론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드론 사고는 10명 중 4명이 경험할 정도로 빈번하게 발생하는 현실을 고려하면 피해자 보호가 매우 취약하다는 얘기다. 이런 점을 들어 드론 보험을 활성화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개선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최근 수원대 공학대학원 드론산업공학과 석사학위 논문으로 발표된 '드론사고 피해보상을 위한 드론보험 개선방안에 관한 연구'(논문저자 전영구)에는 국내 드론 조종 자격증을 보유한 드론 전문가 2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가 포함됐다.

해당 논문을 보면, 드론 보험에 가입했다는 응답자는 29.5%(61명)에 그친 반면 미가입자는 70.5%(146명)에 달했다. 드론 조종 중 사고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35.7%(74명)였다. 사고원인으로는 조종자 부주의가 36.5%로 가장 많았고 기체결함(21.6%), 통신두절(20.3%), 자연환경(8.1%), 장애물(6.8%), 원인불명(6.8%) 등의 순이었다.

하지만 2021년 9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국토교통부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 이후 드론 사고 보고 건수는 2015년 1건, 2017년 4건, 2018년과 2019년 각각 3건에 불과했다. 보고된 사고 건수가 이처럼 적은 것은 보험 미가입으로 인한 당사자 간 합의 처리나 뺑소니 등이 가장 큰 이유라고 논문저자는 분석했다.

논문은 민관드론보험협의체가 올해 1월 드론보험 약관 표준안을 마련했으나, 보험상품 확대나 보험료 조정이 아닌 전체 보험사 표준과 특별약관 정비에 그쳐 보험 가입 활성화라는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민관드론보험협의체는 드론 보험시장 활성화와 가입자 권익 향상을 위해 10개 보험사와 8개 기관이 참여해 만든 단체다.

저자는 "해외 드론 보험상품을 참조해 다양한 담보를 제공하는 드론 보험과 맞춤형 드론 보험상품을 개발해 드론 운용자들에게 제공해 보험 수요를 충족하고 드론 보험시장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이번 설문 결과에서도 드론 종합보험 개발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68.1%를 차지했다. 더 나아가 드론 운용자의 비행 및 요구조건을 고려한 단기 맞춤형의 다양한 보험상품 개발이 필요하다고 답한 이들은 전체의 83.1%에 달했다.

논문은 드론 운용자가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채 사고를 내는 경우 사고 규모에 따라 개인이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수 있는 만큼 드론 보험 가입이 드론 사고를 예방하고 가해자와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는 최적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논문은 합리적 수준의 보험료율 산정을 위한 드론 사고와 관련된 객관적인 통계 자료가 부족한 실정을 고려해 드론기체 등록정보, 조종자격정보, 드론사고 이력정보, 보험가입 현황 등을 실시간으로 관리할 수 있는 드론정보종합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드론 보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는 것과 동시에 드론 안전교육 이수 시 보험료 할인이나 무사고 경력을 반영한 보험료 차등 적용 등의 방안을 검토할 것을 제안했다.

논문 저자는 "현재 드론 사고 시 가해자의 배상 능력이 부족하거나 가해자를 파악할 수 없는 경우 피해자를 구제할 방법이 없는 만큼 피해자를 의무보험과 연계해 보장하는 방안이 바람직해 보인다"며 "드론 사고 피해보상을 위한 드론 보험제도 개선이 마련될 경우 안전한 드론 비행 환경과 드론 보험시장 활성화, 드론산업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내 드론 조종 자격증 취득자는 2015년 897명에서 2021년 12만 6103명으로 140배 이상 늘었고, 지난해 말 기준 28만886명으로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국내 드론 보험시장 규모도 2015년 36억원에서 지난해 말 기준 112억원으로 연평균 17.6%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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