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시장 핫한데... '중고나라' 인수하고 잠잠한 롯데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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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시장 핫한데... '중고나라' 인수하고 잠잠한 롯데百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3.07.11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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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시장 규모 20조원, 꾸준한 성장세
MZ세대 중심 '가치소비' 트렌드 확산
현대·신세계 백화점, 중고 매장 열어
롯데쇼핑 김상현號 출범 2년, 시너지 물음표
본점 이미지. 사진= 롯데백화점
본점 이미지. 사진= 롯데백화점

'중고거래'가 최근 소비 주체로 떠오른 MZ세대를 중심으로 뜨겁게 성장하고 있다. 국내 유통 빅3인 롯데, 현대, 신세계도 이에 맞춰 다양한 기업과 손으며 성과를 보이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 가장 빠른 행보를 보였던 롯데쇼핑은 여전히 물음표 상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중고시장 규모는 20조원을 훌쩍 넘었다. 코로나 시기 성장세를 그린 중고 시장은 엔데믹에도 여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고시장의 꾸준한 성장은 MZ세대를 중심으로 확산되는 '가치소비'의 결과물이다. 주요 백화점들도 신상만 가득한 곳에 중고 전문 매장이나 팝업을 열어 MZ세대 발길을 잡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중고 매장을 통해 톡톡히 재미를 봤다. 더현대서울에 운동화 리셀 매장 '브그즈트랩(BGZT Lab)'을 열었고, 오픈 10개월만에 17만명이나 다녀갈 만큼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지난해 9월에는 미아점 1층에 중고명품 브랜드 '럭스어게인'을 오픈하며 기세를 몰았다.

신세계도 지난해 1월 '번개장터'에 투자하면서 본격적인 중고시장에 진입했다. 이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지난 5월 1일부터 8일까지, 부산 센텀시티점은 지난달 16일부터 25일까지 빈티지 업체 비바무역과 협업해 팝업스토어를 운영했다. 이 기간 두 점포의 팝업스토어 합산 매출액은 5억원을 기록했다. 

그림=고나백
그림=고나백

반면, 롯데는 2020년 국내 중고거래 플랫폼 1위 '중고나라'에 전략적 투자자로 나서며 가장 이른 시기 시장에 진입했지만 아직 이렇다할 시너지를 보여주지 못한다는 평가다. 오히려 중고나라는 롯데와 손을 잡은 이후 실적이 내리막이다.

롯데그룹은 2021년 3월 유진자산운용, NH투자증권-오퍼스PE(기관투자형 사모펀드)와 공동으로 중고나라 지분 95%를 인수했다. 전체 거래 금액은 1,150억원이다. 롯데 내 투자 주체는 롯데쇼핑으로, 투자금은 200억원이다. 공동 투자자 중 롯데쇼핑만 전략적 투자자(SI)다.

롯데쇼핑은 재무적 투자자들의 지분을 인수할 수 있는 권리를 보유해 롯데쇼핑의 선택에 따라 언제든 중고나라 최대 주주로 올라 설 수 있었다.

당시 이베이코리아가 매물에 올라 롯데와 신세계 등이 뛰어들었지만 롯데는 돌연 철회하고, 중고나라를 인수해 업계 시선을 모았다. 

롯데가 중고나라를 낙점한 가장 큰 이유로 중고시장의 성장세였다. 중고 시장은 2008년 4조원대에서 2020년 20조원까지 다섯배 이상 성장했다.

인수 이후 2년이 지났지만 롯데쇼핑과 중고나라 시너지에는 물음표가 붙는다. 올해 1월 세븐일레븐과 '비대면 중고거래 서비스'를 론칭했지만 기대에 못미쳤다는 분석이다. 

특히 중고나라는 롯데에 인수된 이후 실적이 내리막이다. 중고나라의 지난해 매출은 10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도의 86억6000만원 대비 16.7% 증가한 수준이다. 영업손실은 95억원으로 전년 12억원에서 대폭 늘어났다. 몸집은 소폭 키웠지만 내실은 챙기지 못한 것이다. 현재 업계 1위 당근마켓도 적자를 기록했지만 매출은 두 배가량 키운 것과 비교된다.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이 주요 중고 플랫폼들과 손잡고 중고 거래 매장을 오픈했지만 롯데쇼핑은 여전히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향후 중고 거래 관련 콘텐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중고나라 인수에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해 여러가지 시너지 방안을 고민하고 있으며 다각도로 사업기회를 살펴보고 있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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