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부동산 정책, 좌회전 아닌 P턴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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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부동산 정책, 좌회전 아닌 P턴이 필요하다
  • 정한영 지주클럽 대표
  • 승인 2023.04.27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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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한영 지주클럽 대표
정한영 지주클럽 대표

필자가 면허를 취득하고 처음 서울이라는 도시에 올라와 운전을 했다가 낭패를 본적이 있다.  20대의 호기로 지도 한 권만 가지고 서울 지사에 제품을 납품하려고 왔다. 결국 늦은 밤까지 해당 건물에 도착하지 못하여 기다리다 못한 지사장이 택시를 타고 강변로까지 나왔던 일이다. 지금은 네비게이션이 있으니 초보자라 해도 이런 실수는 없었겠지만 당시만 해도 5000분의 1 지도에 의지해야 했었던 시절이다. 지방에서 운전을 했기 때문에 P턴이라는 개념을 전혀 몰랐다. 

부동산 정책에서는 목적지를 향해서만 가는 좌회전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P턴이 중요하다. P턴이 왜 필요한가? P턴이 필요한 곳은 교통량이 많은 곳이다. 원활한 교통 흐름을 유지기 위한 것이다. 즉 좌회전 차량을 위해 신호를 주는 것보다 직진을 향하는 교통량이 월등히 많거나 도로 폭이 큰 대로여서 원활한 좌회전이 불가능한 곳이다.  

부동산 시장이 그렇다. 공급과 수요가 쉽게 대체되거나 변화될 수 없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부동산 개발을 위한 시간만 해도 적게는 5년~20년 이상 걸린다. 이런 시장을 5년 수명인 정권이 바꾸겠다고 하니 오히려 시장에 혼란만 야기 하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사회가 급진적 개혁과 혁신을 요구한다고 하여도 혁명이 필요할 만큼 심각하지 않은 이상 부동산 시장정책은 직진과 P턴 정책으로 풀어가야 한다. 부동산은 거래도 어렵고 경제 규모도 크며 이에 따른 경제적 사회적 파장도 크다. 

소위 보수진형에서는 진보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부동산값 폭등과 미숙한 대책으로 서민 부동산 경제를 망쳤다고 비난을 받는다. 하지만 진보 진형도 보수진형이 서민 주거 대책등 투기를 조장했다고 주장한다. 그렇게 보면 어느 정권도 부동산 정책만큼은 해결한 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한 이유는 해결될 수 없는 과제이기 때문이다. 몸의 저항력이 떨어지면 생기는 입술의 헤르페스처럼 완치할 수 없는 바이러스 감염인 것이다.

필자가 굳이 진보와 보수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교하자면 보수 정권보다 진보정권이 더 망쳐 버렸다고 말할 수 있다. 이것은 그냥 못한 정도가 아닌 확신의 표현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서민 부동산 정책을 앞에 내세운 진보 정부는 매번 서민 부동산 시장을 망치는 결과만 초래했다. 잘못된 부동산 정책 결과는 항상 정권 재창출의 발목을 잡았다.

진보 진형은 매번 정권 지지자에게 비난받는 부동산 정책 결과를 만들어 정권 말기에 위기를 자초했다는 것이다. 왜 이런 결과가 만들어졌을까? 그것은 목적만 있지 목적에 도달하는 과정을 무시한 결과이다. 특히 무식한 사람이 신념을 가지면 더 위험한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을 경계하면서 부동산 정책을 모색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 다시 정책을 제시한 것은 30 여 차례가 넘고 시행하겠다 한 것이 23회이다. 5년 60개월 동안 30여 차례가 넘는 부동산 대책을 내세웠다면 2개월에 한 번씩 대책이라고 내세운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부동산 정책에 대한 신념만 있었지 부동산에 무식한 정부였다. 부동산 정책은 국가 경제와 국민들의 삶에서 아주 중요한 교통 흐름과 같다.

특히 대한민국처럼 경제 규모가 큰 국가에서는 어떠한 정책을 펴려고 할 때 혁신과 필요성만으로 좌회전을 외쳐서는 안된다. 경제 규모가 커진 대한민국은 이미 경제 부분은 보수화되어 있다. 심지어 서민층조차 혁식적 경제 개혁을 주장하는 이는 많지 않다.

그렇다면 특히 부동산 정책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더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과거 진보 정부가 P턴 하는 법을 몰라 5년 이라는 시간 동안 부동산 정책이라는 도로에서 목적지에 도달하지 못했다. 진보 진형이든 보수 진형이든 부동산 정책 만큼은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정책을 유지하면서 개선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 대로에서 운전하는 것은 운전실력이 문제가 아니다 교통법규와 큰 교통 흐름을 준수하면서 목적지를 향해 가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보이는 건물을 향해 좌회전을 하면 쉽게 도착할 수 있을 것 같지만 그전에 다른 차의 흐름을 살피고 크게 P턴을 할 수 있는 큰 안목의 부동산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 일부 승객들이 목적지로 가지 않는다고 불만을 제시한다고 하여도 리더의 안목이 중요한 대목인 것이다.

운전하는 사람보다 옆에 승차하고 있는 사람이 더 불안하고 멀미를 느낀다는 것을 정책 입안자들은 잊지 말아야 한다. 과거 대한민국의 부동산 정책은 1년에 2회 정도였다. 하지만 이것도 많다고 비난 받아 왔는데 2개월마다 부동산 정책을 쏟아낸 것이 얼마나 무지했고 무책임했었는지 반성해야 한다. 이것을 반면교사를 삼지 않는 다면 현 정부 또한 국민 경제를 위한 올바른 부동산 정책을 수립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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