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사업 고른 성장"... 이랜드, 실적 개선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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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력사업 고른 성장"... 이랜드, 실적 개선 신호탄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3.04.20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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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그룹, 지난해 영업익 1,225억원 '흑자'
이랜드월드, '스파오·뉴발란스' 장착하고 '훨훨'
이랜드이츠, 코로나 시기 적극적인 '리뉴얼·확장' 통했다
이랜드 본사 사옥 전경. 사진= 이랜드월드
이랜드 본사 사옥 전경. 사진= 이랜드월드

이랜드그룹이 지난해 패션, 유통, 외식 등 주력 사업부문의 고른 성장으로 3년만의 매출 5조원 돌파했다. 더불어 2년 연속 흑자라는 호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성공적인 빅브랜드 육성에 성공한 이랜드월드와 코로나 기간 발빠른 브랜드 통합과 매장 확장을 진행한 이랜드이츠가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랜드월드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5조32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3.54%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도 1,255억원으로 전년대비 12.1% 증가했다. 특히 매출 5조원은 2019년 이후 3년만이다.

이랜드월드의 호실적은 코로나 시기인 2020년 1,051억원의 영업손실 이후 2년 연속 흑자라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이러한 배경엔 뉴발란스, 스파오의 빅브랜드 육성과 애슐리퀸즈의 공격적인 브랜드 통합과 확장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이랜드월드 패션사업부가 최대 실적 올릴 수 있었던 것은 뉴발란스와 스파오로 대표되는 확고한 빅브랜드 성장에 있다.  

이랜드월드가 2008년부터 국내 라이선스권을 획득해 운영한 뉴발란스는 지난해 7,000억의 매출을 달성하며 30배나 성장했다.

스파오-펜실베니아 협업 컬렉션 룩북 이미지. 사진= 이랜드
스파오-펜실베니아 협업 컬렉션 룩북 이미지. 사진= 이랜드

올해 14년차를 맞이한 스파오의 성장의 원동력은 '2일-5일 생산 시스템'을 꼽을 수 있다. '2일 생산'은 한가지 상품을 발주, 생산, 매장에 입고하기까지 전 과정을 48시간 안에 끝내는 생산 기법이다. 스파오는 이를 위해 지난 2월 서울 성동구 답십리에 국내 생산 오피스인 '이랜드 오피스'를 열었다.  

'이랜드 오피스'에서 2일만에 생산한 제품은 스파오의 거점 매장에서 주말 동안 판매에 들어간다. 이 때 히트상품 조짐이 보이면 바로 이랜드가 보유한 해외 생산 기지로 이어 붙인다. 해외 생산 프로세스도 5일이면 기획부터 매장 진열까지 완성되는 빠른 구조다.

실제로 '2일-5일 생산 시스템'을 통해 지난해 50% 수준이었던 봄·여름 정판율이 80% 가까이 높아졌다. 이는 재고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정판율 80%는 글로벌 SPA 자라와 비슷한 수치다.

이랜드 관계자는 "최근 패션 기업들 사이에서 재고 문제가 화두로 부상하고 있는데, 정판율이 현금 흐름을 좋게 하는 것은 물론 고객이 원하는 제품만 꼭 필요한 만큼 생산해 내는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코로나 시기 빠르게 온라인으로 체질개선한 것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2020년 8월부터 지난해까지 뉴발란스, 스파오, 미쏘, 로엠, 로이드 등 이랜드가 운영하는 대표 패션 브랜드들이 차례로 단독 온라인몰을 열었다. 각 브랜드 핵심 고객이 가장 선호하는 콘텐츠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개편을 진행했다. 이러한 온라인 전환을 통해 지난해 온라인 매출 비중은 30%까지 확대됐다. 

뉴발란스의 온라인몰 'MY NB(마이엔비)'는 러닝 클럽이나 필라테스 등 우먼스 피트니스 정보 등을 나눌 수 있고, 일상 속에서도 러닝을 계속할 수 있도록 하는 콘텐츠들을 선보인다.

'미쏘닷컴'과 '로엠닷컴'은 여성복 특성에 맞춰 '큐레이션 서비스'에 중점을 뒀다. 로엠닷컴은 빅데이터를 활용해 체형별 맞춤 사이즈를 제안하는 'MY FIT SIZE' 서비스와 '고객 사이즈별 맞춤 리뷰 필터링' 등 강화된 큐레이션 서비스를 통해 편리한 온라인 쇼핑 환경을 구축했다. 

미쏘닷컴은 2030 여성 고객들이 원하는 단독 멤버십 혜택을 대폭 강화했다. 미쏘닷컴 회원 등급은 White부터 Black까지 총 5단계로 구성돼 있으며, 1만원 이상 구매 즉시 White 레벨로 진입해 5% 할인 쿠폰팩과 포인트 적립 혜택을 받게 된다. 고객별 사이즈에 맞는 리뷰를 필터링해주는 기능도 탑재했다. 개인별 맞춤 상품 제안을 강화해 새로운 고객 경험을 제안한다.

스파오는 2020년 8월 '스파오닷컴'이라는 이름으로 공식 온라인몰을 새롭게 리뉴얼했다.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 소비가 자연스러워진 고객에 맞춰 대규모 개편을 진행했다. 고객이 평소에도 방문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스냅' 탭을 신설한 것이 특징이다. 스냅 탭은 스파오가 보유한 인플루언서 300명이 자신만의 스타일로 스파오의 의류를 소화한 콘텐츠와 사진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이랜드월드 관계자는 "스파오, 뉴발란스 외에도 미쏘, 로엠 등 여성복 브랜드와 후아유 등 캐주얼 브랜드가 고르게 성장한 것이 지난해 호실적을 올린 이유"라며 "해외와 국내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는 생산시스템과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기획하는 트렌드 적중력 높아져 경쟁력을 강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흑자전환 '이랜드이츠'... 애슐리 성장 가도

이랜드그룹의 외식사업부 이랜드이츠는 지난해 별도 기준 영업이익 6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매출도 2,535억원으로 1년 만에 규모를 26.2% 성장시켰다.

이랜드이츠의 외식 브랜드 '애슐리'는 올해 론칭 20주년을 맞았다. 에슐리는 론칭 이후 20년간 국민소득 상승, 가족 구성 형태 변화 등에 대응해 초기모델이었던 '애슐리 클래식'부터 '애슐리W', '애슐리W+', 지금의 '애슐리퀸즈'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선보였다.

고객들이 애슐리퀸즈 뷔페를 이용하고 있는 모습. 사진= 이랜드이츠
고객들이 애슐리퀸즈 뷔페를 이용하고 있는 모습. 사진= 이랜드이츠

코로나 시기 외식 수요가 감소하며 경쟁사들이 모두 매장을 줄일 때 애슐리는 오히려 모든 매장을 애슐리퀸즈로 통일하며, 프리미엄 매장을 적극적으로 늘려 리오프닝에 대비했다. 현재는 방문 고객이 증가해 기본 50분 이상의 대기시간을 거쳐야만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 됐다.

매장은 전국 60여개 수준으로 2000년대 중반 140개 매장 수보다 감소했지만, 건강한 매장과 내실 있는 수익구조를 완성했고, 고객들이 더 자주 찾는 매장이 됐다.

리오프닝 이후 성과는 더 눈에 띈다. 애슐리 전체 매장수가 줄어들었지만 올해 3월 중순까지 전년 대비 35%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코로나의 영향이 없는 2019년 대비 각 점당 매출이 큰폭으로 성장했다.

월 매출 5억이라는 상징적인 숫자도 다시 회복했다. 지난해 4월 1일 문을 연 애슐리퀸즈 동탄점은 월 매출 5억을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잠실점은 지난해 12월 월 매출 7억원을 기록하며 기네스 기록을 달성했다. 월 매출 5억 이상 매장은 2020년 1월 6개 매장이 달성한 것을 마지막으로 코로나 기간 2년 3개월 동안 없었다. 5월에는 잠실점, 부천점, 송도점 등 5개 매장이 월 매출 4~5억원을 넘어서며 코로나 기간을 완전히 돌파한 수치를 보였다.

애슐리퀸즈는 전 매장 프리미엄화를 통해 점당 매출도 코로나 이전 대비 50% 이상 상승했고, 수익 측면에서도 건전한 구조를 완성했기 때문에 올해 매장을 80호점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무분별한 확장이 아닌 동탄과 같은 신도시 상권 위주로 출점을 계획하고 있다.

이랜드 애슐리 관계자는 "원재료 자체의 사용량이 압도적이기 때문에, 다양한 소싱처를 확보하고 더 품질 좋은 원재료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매하는 것이 애슐리의 핵심 역량"이라며 "최근에는 이랜드킴스클럽과의 원재료 공동 소싱을 통해 더 좋은 품질이 재료를 합리적인 비용으로 소싱하고, 고객들에게 더 다양한 메뉴를 선보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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