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벤츠 '더 뉴 EQB', 승차감 엄지척... 주행거리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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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벤츠 '더 뉴 EQB', 승차감 엄지척... 주행거리 아쉬워
  • 노경민 기자
  • 승인 2023.05.04 16: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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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DNA 계승한 패밀리 전기 SUV
고속 주행에서도 안정감 탁월
정교한 주행 편의·보조장치 탑재
회생제동 3가지 모드... 승차감 뛰어나
1회 완충 주행거리 300km 초반... 장거리 주행 불편
사진=시장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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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도 벤츠가 만들면 다르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순수 전기차 모델 EQB를 시승하고 난 기자의 느낌을 한 줄로 요약한다면 이렇다. 

기자가 탑승한 시승차는 지난해 6월 국내에 공식 출시된 '더 뉴 EQB 300 4MATIC AMG 라인'이다. 이 차량은 선택사양으로 3열 시트를 추가할 수 있어, 갈수록 수요가 늘고 있는 '3열 패밀리 SUV'로서의 흥행 성공 여부를 놓고 국내외 언론의 관심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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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측이 밝힌 차량 탑재 배터리 용량은 66.5㎾h. 충전 잔량 10% 상태에서 80%까지 높이는 데 약 30분이 소요된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8.0초, 국내 복합 주행거리는 313km이다.
 

안정적 차체에 EQ 패밀리룩 구현

시승 전 EQB 실물을 보니 그 크기가 여느 콤팩트 SUV 차량과는 달랐다. 길이 4685mm, 너비 1835mm, 높이 1700mm로 벤트의 또 다른 전기차 모델 EQA(길이 4465mm, 너비 1835mm, 높이 1625mm) 보다 조금 더 길고 높다. 앞뒤로 짧은 오버행과 차체의 균형미가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최근 출시된 벤츠 차량들이 대체로 둥글둥글한 모습을 띠고 있다면 EQB 외관의 특징은 곡선보다 직선에서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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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고유 마크인 삼각별이 블랙 패널 라디에이터 그릴 중앙에 위치하고, 긴 스트립 조명과 헤드램프 내부 블루 하이라이트도 EQ만의 존재감을 확실히 한다. 옆면은 뒤로 갈수록 높아지며, 후면부는 LED 테일 라이트와 수평의 LED 조명 스트립을 한 줄로 연결해 전면부와 일체감을 높였다. 19인치 AMG 5스포크 경량 알로이 휠은 스포티하면서도 고급지다.

운전석 시야는 넓다. 10.25인치 디지털 클러스터와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 위치는 다소 낮아, 시트를 높이면 조작이 다소 불편했다. 그렇다고 허리나 엉덩이가 아프거나 하는 불편함은 없다. 순정 내비게이션은 오차가 있고 조작하는데 손이 많이 갔다. 애플 카플레이나 안드로이드 오토 기능을 연동하면 디스플레이 화면에 공백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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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는 벤츠스러움이 담겼다. 대시보드, 도어트림, 센터콘솔 등 곳곳에 사용한 알루미늄 소재와 대시보드, 송풍구 등은 깔끔하고 세련됐다. 

시승 차량은 5인승 모델인데 2열도 헤드룸과 레그룸이 각각 979mm, 87mm에 달해 안락한 공간을 제공한다. 최대 1710리터의 적재공간을 확보한 트렁크는 골프백 등 각종 짐을 싣기에 충분했다. 콤팩트 SUV가 맞나 싶을 정도로 공간이 넉넉하다. 2열 좌석을 4:2:4비율로 분할 폴딩이 가능하고, 앞뒤로 140mm 움직인다.
 

특유의 정숙함과 4MATIC 강점

전기차지만 벤츠 브랜드 특유의 부드러운 주행감은 여전했다. 골목길에서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에도 큰 충격이 전해지지 않고 자세를 바로 잡았다. 고속으로 코너를 돌 때에도 밸런스를 잃지 않았다. 눈길이나 빗길에서도 제 기능을 톡톡히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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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로 중앙 유지 장치 등 주행 보조 기능도 작동에 문제가 없었다.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을 제대로 잡지 않으면 경고가 울렸다. 에코, 컴포트, 스포츠 등 3가지 주행모드는 각각의 특성이 뚜렷했다. 특히 스포츠 모드에서 차는 가속 페달을 밟는 대로 반응했다. 고속도로에서 속도를 내기에 제격이다.

회생제동은 패들시프트로 D-, D, D+ 등 3가지 강도 조절이 가능했다. 패들시프트를 수 초 간 당기고 있으면 D auto 모드가 활성화돼 주행상황에 따라 회생제동의 강도가 자동 조절된다. 회생제동이 가장 강한 D- 모드에서는 전기차 특유의 강한 감속이 느껴지지만, D+ 모드는 내연기관과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다.
 

출퇴근 전용 전기차? 1회 충전 시 300km 초반 그쳐 

가장 큰 단점은 주행거리다. 완충 상태로 차량을 인도받았을 때 계기판에 표시된 최대 주행 가능 거리는 387km. 그러나 공조시스템을 작동시키고 서울시내와 경기도 일대 125km를 달린 뒤 남은 주행거리는 146km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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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판매 중인 전기차 대부분이 1회 충전으로 400km 정도를 달리는 사실과 비교하면 체감 차이가 상당했다. 운전자 입장에서는 장거리 운행 시 불안감을 느낄 수 있을 듯 하다. 

EQB 300 4MATIC AMG 라인의 국내 판매가격은 8100만원으로, 무공해차 구매 보조금 지원 대상에 포함된다. 내외관 디자인도 좋고, 주행 성능도 우수한 EQB가 주행거리를 조금 만 더 확보했다면, 더욱 사랑받는 패밀리 SUV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사진=시장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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