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수 피해' 포항제철소, 민·관·군 협력으로 위기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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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수 피해' 포항제철소, 민·관·군 협력으로 위기 넘겼다
  • 노경민 기자
  • 승인 2022.09.14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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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부터 포항소 피해 복구 시작
전국 50여개 단체 총력 지원
각종 장비, 인력, 물품 지원
최정우 회장 "조기 정상화로 보답"
포항제철소 피해 복구작업을 지원 나온 소방공무원들이 대용량포 방사시스템을 활용해 공장 내부의 물을 빼내고 있다. 사진=포스코
포항제철소 피해 복구작업을 지원 나온 소방공무원들이 대용량포 방사시스템을 활용해 공장 내부의 물을 빼내고 있다. 사진=포스코

태풍 '힌남노' 영향과 냉천 범람으로 인해 제철소 대부분 지역이 침수되고 전 공정이 정전되는 등 위기를 맞았던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민·관·군의 총력 복구 지원으로 한숨을 돌렸다.

이달 7일부터 시작된 피해 복구 작업에는 포항제철소 임직원은 물론 광양제철소, 그룹사, 협력사 임직원들이 24시간 매진했다. 이에 더해 경상북도, 소방청, 해병대, 고객사 등 전국 50여개 민·관·군의 지원이 이어졌다. 포항제철소는 합동지원에 힘입어 자칫 더 큰 피해로 이어질 뻔한 위기 상황을 극적으로 넘겼으며, 이달 12일부로 전 고로 정상 가동 체제에 돌입하고 철강반제품 생산을 시작하게 됐다.

소방청은 7일 울산화학센터에 보유하고 있는 대용량포 방사시스템 2대를 포항제철소에 배치했다. 국내에 단 2대뿐인 대용량포 방사시스템은 분당 최대 7만 5000리터의 물을 배출할 수 있는 첨단장비로, 제철소 주요 침수 지역 배수작업의 속도를 내는데 큰 역할을 했다.

소방청 산하 경상북도 소방본부와 포항남부소방서는 8일부터 소방인력은 물론 소방차량 41대와 소방펌프 224대 등을 투입, 배수작업 전반을 총괄하면서 장비 및 소방대원의 효율적인 배치와 더불어 철야작업 등 일 단위 작업 진도 관리를 도왔다.

해병대는 9일 소방펌프와 양수기, 분뇨수거차량을 지원하고, 11일에는 직원들의 근무복을 세탁해 주는 등 다방면에서 해결사 역할을 해냈다. 앞서 제철소 침수가 시작된 6일에는 장갑차를 투입해 제철소 내부 진입을 도우기도 했다.

고객사에서도 아낌없는 지원이 이어졌다. 포스코 후판제품 최대 고객사인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는 소방펌프, 고압세척기, 발전기 등을 지원했다.

SK그룹의 사회공헌 네트워크인 '행복얼라이언스'는 3일간 밥차를 지원했고, 전국재해구호협회는 세탁구호차량을 통해 직원들의 작업복 세탁을 지원했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는 침수로 사용이 어려웠던 포항제철소 토페도카(쇳물을 담아 운반하는 용기를 실은 차)를 대신할 자사의 토페도카 5기를 포항으로 급파했다. 해당 토페도카들이 포스코의 쇳물을 성공적으로 옮기면서 포항제철소는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광양제철소 약 20개 협력사는 370여명의 전문 인력을 파견해 각종 수리 작업에 일손을 보탰다. 광양제철소 협력사인 '광양기업'은 피해 복구 작업 개시 즉시 진공청소차량과 살수차량 등을 지원하고, 10일에는 직원들을 위해 떡을 제공하기도 했다.

이철우 경상북도 지사는 9일 포항제철소 복구 현장을 재차 방문하여 점검하던 중 포스코로부터 추가 복구 장비 지원을 요청받았고, 현장에서 관계기관에 즉각적인 지원을 지시했다. 이외에도 국방부, 포항시, 영덕군, 의성군, 한국도로공사, 철강관리공단, 포항상공회의소, 광양상공회의소, 육군 50사단, LS일렉트릭 등에서도 각종 장비와 물품, 식음료 등을 보내는 등 지원의 손길이 이어졌다.

복구 작업을 지휘한 경북소방본부 이영팔 본부장은 "영롱하게 빛나던 포항제철소 야경이 꺼진 모습을 보고 심장이 무너지는 듯 마음이 아팠다"면서 "포항제철소가 타격을 입으면 지역 경제와 국가 경제가 다 같이 무너진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해 지원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복구 작업 참여자인 중앙119구조본부 울산119화학구조센터 박홍출 센터장은 "극도로 피곤한 일정이었지만 국가 기간산업 수호에 대한 사명감으로 대원들이 헌신적으로 임했다"면서 "형산강 너머로 다시 포항제철소의 완전한 불빛을 볼 수 있을 때까지 응원하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에 포스코그룹 최정우 회장은 "포항제철소 초유의 위기 상황에서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모든 분들께 포스코그룹 임직원을 대표해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보내주신 성원과 응원을 통해 국가 경제에서 우리 제철소가 가진 막중한 책임감을 다시 느끼며, 제철소 조기 정상화로 보답하겠다"고 화답했다.

포스코는 적극적인 지원과 응원에 보답하기 위해 24시간 복구작업을 지속해 조업 정상화에 총력을 다할 방침이다. 무엇보다 규정된 절차에 철저히 입각해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하면서, 침수피해로 가동이 중단됐던 제철소 내 식당을 14일부로 다시 열고 복구 작업 인력들에게 도시락 대신 정식 식사를 제공할 예정이다.

냉천의 범람으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본 포항제철소 압연지역은 약 90% 정도 배수가 완료돼 일부 공장은 전기 공급이 시작됐다. 포스코는 배수작업과 지하시설물 점검이 완료되면 피해 규모 추산 및 압연라인 가동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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