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대 수석연구위원 "中 시장 공략 위해 현지 기업 M&A도 적극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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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대 수석연구위원 "中 시장 공략 위해 현지 기업 M&A도 적극 나서야"
  • 최지흥 기자
  • 승인 2022.09.15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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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K-뷰티 포럼에서 업계 과제 진단
중국 성장 주춤, 미국·일본 등 성장 변화 주목
분명한 중국 한계, 극복 위한 기업 투자 필요
북미, 유럽 시장 입지 확보를 위한 지원 절실
‘대한민국 화장품 산업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9월 2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1 소회의실에서 개최된 김상희 국회의원 주도의 ‘K-뷰티 포럼’ 주관 세미나에서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하나증권 박종대 수석연구위원은 다양한 통계를 바탕으로 성장을 위한 과제들을 제안했다. 사진=최지흥 기자
‘대한민국 화장품 산업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9월 2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1 소회의실에서 개최된 김상희 국회의원 주도의 ‘K-뷰티 포럼’ 주관 세미나에서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하나증권 박종대 수석연구위원은 다양한 통계를 바탕으로 성장을 위한 과제들을 제안했다. 사진=최지흥 기자

코로나 확산 이후 중국 내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K-뷰티의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유통, 제품, 마케팅 등의 접근 방법에서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한민국 화장품 산업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9월 2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K-뷰티 포럼’ 주관 세미나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하나증권 박종대 수석연구위원은 다양한 통계를 바탕으로 K-뷰티의 성장을 위한 과제들을 제안했다.

박 연구위원은 "국내 화장품이 한류 열풍과 함께 중국에서 큰 인기를 얻었지만, 현재 중국 로컬 브랜드 성장, 해외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밀리면서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박 연구위원의 발표자료에 따르면 국내 화장품 업계는 2003년과 2016년 큰 전환기를 경험했다. 2003년 카드 대란과 함께 그동안 화장품 전문점을 중심으로 판매돼 왔던 시판이 큰 위기를 맞고, 원브랜숍이 태동했다. 2002년 미샤를 시작으로 더페이스샵, 스킨푸드 등이 잇달아 탄생해 인기를 얻으면서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도 관련 시장에 뛰어들었고, OEM, ODM 활성화로 누구나 아이디어와 돈만 있으면 화장품 사업을 전개할 수 있는 등 진입 장벽이 낮아졌다.

하지만 멀티채널이던 전문점 시장이 침체기를 맞자 일반 브랜드의 유통망이 부족해지는 현상이 빚어졌다. 이는 새로운 브랜드 탄생에도 제약으로 작용했다. 유통 자체를 일부 기업이 독점하는 시장 구조가 된 것이다.

박 연구위원은 "2015년에서 2016년 사이 온라인과 헬스&뷰티숍 채널이 큰 성장세를 보이면서 누구나 유통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져 아이디어만 있으면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하는 시대가 열렸다"며 "신규 브랜드가 급증했으며, 이른바 대박 브랜드가 탄생해 해외 글로벌 기업들에게 인수되는 사례도 생겨났다"고 말했다.

시장은 커졌지만 문제점도 발생했다. 박 위원은 "온라인 유통이 확대되면서 가격 경쟁이 심화됐다"며 "고가의 럭셔리 브랜드들은 이익에 큰 문제가 없지만 중저가 브랜드의 경우는 가격 경쟁으로 큰 위기를 경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시장과 관련해서는 "최근 중국 편향 수출이 많았던 국내 기업들은 한반도 사드 정국과 코로나로 인한 중국 도시 봉쇄 조치, 중국 로컬 브랜드 성장, 럭셔리 브랜드 인기 등으로 크게 위축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 시장의 변화가 심하지만 성장의 길은 있다고 박 위원은 거론했다. 박 위원은 "시대 변화 속에서도 수혜를 입은 곳들도 있다. 헬스&뷰티숍 1위 업체인 올리브영은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옴니채널 추진으로 성공을 거뒀고, 중국의 인기 로컬 브랜드 바이췌링, 프란창, 한수, 프로야, 카슬란, 퍼팩트다이어리, 화씨즈 등을 생산하고 있는 국내 OEM업체는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 연구위원은 크게 중국 공략을 위한 전략 변화와 중국 외 미국, 일본, 유럽 등을 공략하는 다각화를 제안했다. 중국의 경우는 온라인 시장 활성화로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럭셔리 브랜드의 육성과 과감한 현지 기업 M&A 추진을 건의했다.

해외 유명 글로벌 기업의 경우 럭셔리 브랜드가 3~4개가 있어 안정적 수익 구조를 만들고 있는 반면, 국내 화장품 업계는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 LG생활건강의 후만이 인정 받고 있어 브랜드를 다각화해 육성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그동안 수많은 현지 브랜드 인수로 큰 성과를 올린 로레알그룹의 예처럼 국내 화장품 대표 기업들의 해외 브랜드 인수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수출 다각화 노력에 대해서는 우선 현재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일본과 미국에 주목했다.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기준으로 국내 화장품의 미국과 일본 수출은 지난 10년과 비교했을 때 10배 이상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중국 수출은 크게 감소한 반면 미국과 일본은 크게 증가했으며 중국에 집중했던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애경산업 등은 부진한 반면, 클리오, 아이패밀리, 씨앤씨인터 등 중국 외 국가에 집중했던 기업들은 좋은 성과를 얻었다.

미국 시장의 경우 2021년 기준 수입 화장품 비중에서 한국이 3위를 차지했으며 아모레퍼시픽은 미국에서 65%, 클리오는 100%의 성과를 올렸다. 일본은 젊은 세대들의 폭발적인 반응으로 수입 국가 중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점유율도 계속 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박 연구위원은 2014년의 중국과 2022년의 미국은 크게 차이가 있다면서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 먼 거리에 따른 유통 확산 속도 부족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과 달리 아마존과 세포라 등 주요 유통에서 한국 화장품이 갖는 비중이 적고 높은 수수료율로 진입 장벽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박 연구위원은 "국내 기업들의 현지 기업 M&A 확대 등 도전적인 기업가 정신이 필요하다"며 "정부에서도 먼 거리로 제한이 많은 미국, 유럽 등의 시장 진입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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