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읽기 들어간 '강남 면세점 大戰'… 왜 강남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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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읽기 들어간 '강남 면세점 大戰'… 왜 강남인가?
  • 김보라 기자
  • 승인 2016.07.26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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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관광객 수 급상승… 면세점은 롯데면세점 코엑스점 한 곳뿐

관세청이 서울 신규 시내면세점 특허권 추가를 결정하면서 '강남大戰'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강북지역에는 롯데면세점 소공점이라는 절대강자가 있고 면세점 수도 이미 포화상태에 달해 유력한 후보군들이 패권자가 없는 강남지역에 출사표를 던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26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면세점 업계들이 강남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최근 강남권을 찾는 관광수가 급격히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강남 상권 내 면세점은 롯데면세점 코엑스점이 유일하다. 

실제로 강남구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관광객 수는 326만여명으로 2014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약 50만명이 늘었다. 지난해 메르스 여파로 1년동안 강남을 찾은 관광객 수가 582만여명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 상승세는 더욱 도드라진다.

강남대전에서 유력한 후보군으로 꼽히는 기업은 특허권 갱신 실패로 월드타워면세점을 내준 롯데면세점, 지난해 면세점 사업 취득에서 고배를 마신 현대백화점, 현대산업개발과 손잡고 용산에서 흥행에 성공한 HDC신라면세점, 정용진 부회장이 직접 관심을 표명한 신세계 등 크게 4곳이다.

먼저 롯데면세점은 지난달 26일 영업을 종료한 월드타워점을 부활시키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롯데월드타워점은 연면적 규모 2위(2만㎡), 지난해 매출 기준(6112억원) 3위, 일평균 단체 관광객 수 4500여명으로 다른 신규면세점들과 비교해 안정적인 인지도와 수익성이 장점이다. 

롯데월드타워면세점은 롯데호텔, 롯데월드 어드밴처, 롯데몰, 롯데타워 등 롯데그룹의 핵심 사업부분과 붙어있어 원스톱 쇼핑이 가능하고 이곳을 찾는 관광객 수도 많다는 점에서 당초 후보 1순위로 꼽혔다. 하지만 최근 그룹에 악재가 겹치면서 특허 획득이 불투명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면세점 사업 취득에 실패한 현대백화점은 일찌감치 강남을 새로운 면세점 사업지로 선정하고 이번 특허 획들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백화점이 낙점한 사업지는 삼성동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이다. 이곳은 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관광특구인 코엑스 단지 내 위치해 있다. 인근에 현대자동차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 영동대로 지하 도시 등 시설 개발 계획이 잇

▲용산 아이파크몰 전경

따라 발표되며 최근 새로운 강남지역 허브 상권으로 주목받고 있다. 

인근에 위치한 '코엑스몰 운영권'입찰에서도 현대백화점그룹이 경쟁사들보다 우위에 있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향후 면세점과 코엑스몰 운영권을 둘 다 획득할 경우 현대백화점그룹은 코엑스·백화점·면세점을 잇는 쇼핑 랜드마크 건설이 가능하다.

신라면세점은 현대산업개발과 합작한 HDC신라를 통해 강남 면세점 사업 진출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신라의 경우 타사들과 달리 가지고 있는 점포가 많지 않아 현대산업개발과 손잡고 삼성동 아이파크타운을 강남면세점에 새로운 사업지로 선정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실제로 신라면세점과 현대산업개발은 최근 TF(테스크 포스)팀 세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HDC신라면세점의 강남대전 참전은 당초 예상과 달리(?) 흥행몰이를 하는 HDC신라면세점 실적이 주요했다는 평가다. HDC신라면세점 일 평균 매출은 11억원대로 서울 시내 신규 5개 면세점 중 가장 높다.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신세계는 정용진 부회장이 지난달 2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상생 채용박람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면세점 사업에 관심 있는 것은 사실"이라는 뜻을 밝히며 면세점 추가 진출 계획을 숨기지 않았다.

신세계백화점은 고속터미널에 있는 강남점을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는 지난달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지분을 추가로 매입하면서 64.96%를 거머줘 향후 이곳에서 다양한 사업이 가능하다. 현재 현대백화점 등과 접전을 펼치고 있는 코엑스 운영권까지 확보할 경우 강남부터 경기도 하남까지 이어지는 강남라인을 완성할 수 있다.

이외에 갤러리아면세점63을 운영하는 한화갤러리아도 압구정에서 운영 중인 갤러리아명품관을 활용해 신규면세점에 도전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정치적 이슈가 생기지 않는다면, 강남을 찾는 관광객 수는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라며 "관광객이 증가하는 것에 비해 강남지역은 면세점 패권자가 없어 업계에선 강남을 기회의 땅이라고 부른다"고 설명했다.

한편 관세청은 10월 4일까지 면세점 사업자 신청서를 접수하고, 심사를 거쳐 12월 중 신규 사업자를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서울 시내면세점은 대기업 3곳, 중소·중견기업 1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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