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 공들인 자체 지수개발 '결실'... "한국 MSCI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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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증권, 공들인 자체 지수개발 '결실'... "한국 MSCI 될 것"
  • 양일국 기자
  • 승인 2022.07.21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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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채 사장 3년전 지수개발팀 힘 실어
국내테마 14종·ESG 2종·해외 8종 개발
ESG지수 역량 '독보적'... 리포트 호평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사진=NH투자증권 제공
2020년부터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지수사업에 본격적으로 힘을 실었다. 2020년 6월 지수 브랜드 'iSelect'를 내걸고 당시 태스크포스팀(TFT)이던 현 인덱스 개발팀을 정식 승격한 것도 정영채 사장의 포석이었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사진=NH투자증권 제공

NH투자증권이 수년간 공들여온 국내외 인덱스(지수) 개발사업이 속속 상품화로 성과를 내고 있다. NH투자증권은 2019년부터 리서치본부 산하에 인덱스 개발팀을 승격·신설하며 지수 개발에 착수한 바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이 리서치본부를 필두로 추진해온 인덱스 개발 사업이 결실을 거두고 있다. 현재 NH투자증권은 비메모리반도체·메타버스·2차전지·원자력·우주항공(UAM) 등 한국 테마형 지수 14종, ESG관련 지수 2종, 해외지수 8종을 개발해 관련 상품에 적용 중이다. 

NH투자증권은 리츠(부동산투자회사) 섹터 지수 'iSelect 리츠' 지수를 개발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난 5월 '히어로즈 리츠 이지스 액티브 ETF'로 상장했다. 현재 분기 또는 월배당을 받을 수 있는 미국주식 인덱스, 마이데이터를 활용한 지수도 개발중이라는 후문이다. 실버산업, 밀레니얼, 스팩(SPAC)을 비롯한 국내외 기업공개(IPO) 투자 인덱스 등도 순차적으로 발표될 예정이다.

지난 4월 말 NH투자증권은 '에프앤가이드'에서 지수개발팀장을 신규 영입하는 등 공세적으로 지수 개발역량을 강화해오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NH투자증권이 한국거래소와 에프앤가이드의 '양극체제'에 가까운 지수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후발 주자로 뛰어든 NH투자증권은 현재 공격적으로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특히 최근 블루오션으로 부상한 퇴직연금과 개인연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ETF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NH투자증권은 2020년 금융위원회의 민간 지수 사업자 규제가 완화되면서 본격적으로 지수 사업에 뛰어들었다. 당시 금융위가 파생상품·혁신금융 정책을 연달아 개선하면서 증권사의 자체 지수 개발이 길이 열린 것이다. 한국거래소도 시행세칙 일부 개정으로 증권사가 지수를 산출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이후 정영채 사장은 지수사업에 본격적으로 힘을 실었다. 2020년 6월 지수 브랜드 'iSelect'를 내걸고 당시 태스크포스팀(TFT)이던 현 인덱스 개발팀을 정식 승격한 것도 정영채 사장의 포석이었다.

 

ESG지수 독보적 역량... "한국의 MSCI 목표"

특히 NH투자증권은 ESG 인덱스 관련해 특히 선도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산하 리서치본부는 최근 기업과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판단하는데 결정적인 요소로 지목되는 ESG인덱스 개발과 고도화도 한창이다. 리서치본부는 업계 최초로 ESG 리포트를 발간하고 연 2회 총 45개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분석 자료에 ESG 인덱스와 관련 정보를 심층적으로 기재하고 있다.

리서치본부는 2019년 10월 국내 증권사 최초로 'NH ESG 리포트'를 발간해 주목받았다. 기업 지배구조보고서 의무공시 대상 기업분석을 통해 한국의 각 업종을 대표하는 15개 기업을 선정하고, 357페이지 분량의 리포트로 공개했다.

공시된 ESG정보를 정리해서 비교 분석하고, 애널리스트가 정성적 판단을 추가하는 새로운 포맷을 제시하고 지속적으로 발간하고 있다. 최근 인덱스개발팀은 'ESG 지주회사 인덱스'를 자체개발해 국내 지주회사 주식투자의 지표로 활용하고, ETF 등 연계상품 개발을 위해 세일즈도 병행하고 있다. 2022년 들어 'Woori AI ESG 액티브' ETF를 통해 상품화에 성공했고 향후 섹터별 ESG 인덱스 시리즈를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는 최근 ESG기초부터 심화까지 망라한 'NH ESG Basic(No1~6)', 'NH ESG Trend(No1)' 시리즈 보고서를 발간했고, 지난해부터는 디지털자산(블록체인, 가상화폐, NFT)과 비상장기업까지 분석 범위를 넓힌 'NH 디지털자산', 'NH 미드/스몰캡 비상장기업회담' 보고서를 지속 발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자체 인덱스 개발과 적용이 가능하다는 것은 결국 특정 업계의 과거 업황과 추이를 설명하고, 미래를 합리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역량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관련 학계 관계자는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믿을 만한 인덱스를 하나 개발하기 위해서는 시장과 주가를 움직이는 셀 수 없이 많은 변수들 가운데 핵심적인 변수나 변인을 취사해 추출하고, 그것들 사이의 우선순위와 상관성을 캐치할 수 있는 역량이 필수적"이라면서 "최근 주목받는 인공지능(AI)나 빅데이터 기술은 물론 그간의 다양한 경험과 시행착오 사례가 다방면으로 축적된 증권사가 좋은 지수를 개발하는데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NH투자증권은 금융권에서 최근 활발한 연구와 응용이 시도되고 있는 AI와 빅데이터를 접목해 코스피와 공모주 시가수익 등의  예측모델을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투자전략 심층 보고서를 발간해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김경민 NH투자증권 인덱스 개발팀장은 "투자자들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인덱스를 신속히 개발,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시장 등에서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ETP(ETF, ETN) 상품의 투자기회를 확대할 수 있었다"면서 "지속적으로 라인업 확장을 통해 해외주식형, 인컴형, 테마형, 채권형 등 다양한 인덱스를 시장에 제공함으로써 한국의 MSCI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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