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엑스포, 대기업은 삼성SDI 뿐... '배터리 상생' 어디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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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엑스포, 대기업은 삼성SDI 뿐... '배터리 상생' 어디갔나
  • 최유진 기자
  • 승인 2022.05.12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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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해외 완성차 협업에만 관심... 中企 소외
"국내 中企들은 배터리 확보 '하늘의 별따기'"
마이브, 빈센 등 스타트업 전시 부스 마련
삼성SDI, 테슬라, 폴스타 등 엑스포 참여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불참 아쉬워
"스타트업 성장 발전 위해 대기업들 협조 절실"
제2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IEVE)에 참석한 행사 내외빈들이 전기차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2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IEVE)에 참석한 행사 내외빈들이 전기차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전기차 제조 스타트업들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배터리 대기업들의 지원이 시급하다."

'제9회 국제 전기자동차 엑스포'에서 만난 전기차 스타트업 마이브의 김종배 대표는 기자와 만나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배터리 기업들이 해외시장에만 집중하는 현실을 지적하면서, 국내 중소 전기차 기업들이 생존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숨통을 틔워줄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달 3일부터 6일까지 나흘간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이번 엑스포에는 국내 배터리 기업 삼성SDI를 비롯해 해외 완성차 기업 테슬라, 폴스타 등이 참석했다. 마이브, 빈센 등 배터리를 주재료로 전기차, 전기보트를 제조하는 국내 스타트업들도 참가해 눈길을 끈다.

김 대표는 초소형 전기차인 '마이브'를 출시하는 과정에서 배터리 확보에 적잖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스타트업의 경우 대량 생산이 어렵기 때문에 비교적 소량의 배터리를 주문할 수밖에 없는데,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은 '대량 주문'을 하는 해외 완성차 업체와의 협업에만 주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LG에너지솔루션에 배터리를 주문했지만, 전기차 생산에 차질이 생길 정도로 시간이 흐른 뒤에도 결국 물량을 받지 못했다"며 "LG에너지솔루션과 테슬라가 대규모 계약을 체결했다는 기사를 보고 배터리 확보가 어려울 것을 예상해 결국 주문을 취소했다"고 말했다. 

사진=시장경제신문
사진=시장경제신문

 

스타트업 배터리 소량 주문... 납품받기 어려워

전기차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집중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다양한 스타트업과 중소기업들이 생겨나는 추세다. 이들 기업들은 저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세운 제품으로 전기차 시장에서의 다양성을 높이는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중소기업 입장에서 배터리 물량 확보는 높은 장벽에 가로막히고 있다. 국내 배터리 업계가 해외시장 개척에 골몰하고 있는데 반해, 국내 소규모 전기차 기업들에게는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배터리 시장은 삼성SDI를 포함해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등 대기업의 점유율이 압도적이다. 그러나 국내 중소기업들은 배터리 확보가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은 해외 완성차 업체들과 협업을 통해 미국, 헝가리 등에 대규모 배터리 공장을 제조하고 있다. 해당 공장에서 생산되는 배터리 물량은 계약을 맺은 회사에 우선 납품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높은 공장 가동률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수요가 높아 상대적으로 국내 중소기업들은 소외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국내 배터리 3사가 그간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에 힘쓰겠다는 의사를 공공연히 표했지만, 스타트업·중소기업들과의 '상생'은 공염불에 그치고 있다는 점에서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사진=시장경제신문
사진=시장경제신문

 

삼성SDI 배터리제조사 중 유일 참석... 든든 지원군 됐다

삼성SDI는 국내 배터리 3사 중 유일하게 이번 엑스포에 참여했다. 부스 전시를 통해 중소기업들에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수행하며 업계의 눈길을 끌었다.

회사 관계자는 "차별화된 배터리 기술력과 품질력을 바탕으로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번 전시회를 통해 삼성SDI의 기술력과 비전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브의 2인승 초소형 전기차 '마이브M1'에는 72V 140Ah 10KW의 삼성SDI 제품이 장착됐다. 덕분에 1회 충전시 최소 100km 주행이 가능하고, 타사 대비 트렁크 공간을 넓게 설계할 수 있었다고 회사 관계자는 전했다. 

전기 수소 선박 제조 기업 빈센도 전기 선박에 삼성SDI 원통형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빈센 관계자는 "삼성SDI가 원통형 배터리 제조에 있어서 독보적인 초격차 기술을 가지고 있다"며 "스타트업의 제품 확보가 쉽지 않은 것 역시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엑스포 주최 측은 스타트업의 성장과 업계 발전을 위해 대기업들의 협조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스타트업이 참여하는 국내 행사에 대기업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규모의 경제가 실현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면서 배터리 대기업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정부의 지원을 호소했다. 

김대환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공동조직위원장은 "뒤돌아보면 삼성, LG, 현대를 지금의 대기업으로 만들기 위해 시장의 노력이 동반됐다"며 "이번 엑스포 개최에 있어 현대 기아차, 쌍용차, GM 등은 국내 행사에는 불참하고 CES와 같은 해외 행사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는 쓴소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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