갭투기꾼에 떼인 전세금 4300억... 피해자 3명 중 2명은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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갭투기꾼에 떼인 전세금 4300억... 피해자 3명 중 2명은 '2030'
  • 김보라 기자
  • 승인 2021.10.10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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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도시보증공사(HUG), 올해부터 '악성 임대인' 관리
지정 기준... 대위변제 3건 이상, 미회수액 2억 이상
악성 임대인 지정 129명... 피해액 4284억
전체 피해자 67%가 2030세대... 대부분 '빌라' 거주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 "'갭투기꾼 공개법' 마련해야"
사진=SBS 뉴스 화면 캡처.
사진=SBS 뉴스 화면 캡처.

이른바 '갭투기꾼'이라고 불리는 악성 임대인으로부터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 3명 중 2명은 2030세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상훈(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집중관리 다주택 채무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임차인들에게 상습적으로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아 관리 대상에 오른 악성 임대인은 올해 8월 말 기준 129명으로 집계됐다. 이들 가운데 피해 액수가 100억원을 넘는 악성 임대인도 8명에 달했다. 

'전세금 반환 보증보험'을 취급하는 HUG는 보증 사고가 발생하면 가입자(세입자)에게 대신 보증금을 지급(대위변제)한 뒤 집주인을 상대로 구상권을 행사한다.

HUG는 올해부터 전세보증보험 채무자 가운데 대위변제 건수가 3건 이상이고, 미회수액이 2억원을 넘으며, 상환 의지·이력이 부족한 임대인을 '악성 임대인'으로 규정해 관리 중이다. 현재 악성 임대인으로 지정된 집주인들이 반환하지 않은 보증금은 2160건에 4284억원 규모다. 이들 대부분은 연락이 두절되거나 최근 1년간 자진 상환 이력이 없다.

이들에게 피해를 입은 임차인 중 2030세대는 전체의 67.6%를 기록했으며, 피해 보증금은 2877억원으로 총 피해액의 67.1%를 차지했다. 2030 세입자들의 1인당 평균 피해액은 1억9718만원으로 집계됐다.

30대 피해 건수는 1168건(금액 2천318억원), 20대 피해 건수는 291건(금액 559억원)으로 연령대별 비중은 30대가 54.1%로 가장 높았다. 20대는 13.5%로 40대(20.5%)에 이어 세 번째였다. 피해 주택의 형태는 다세대주택(빌라)가 가장 많았다. 

악성 임대인들은 분양업자·중개업자와 공모해 빌라를 집중적으로 매입한 뒤 전세보증금을 크게 부풀렸다. 이들이 세입자에게서 받은 보증금은 다시 갭투자 밑천으로 쓰였다. 

피해 지역은 젊은층 거주 비중이 높고, 빌라가 밀집돼 있는 서울 강서구 화곡동(498건)과 양천구 신월동(147건)에 집중됐다. 

김 의원은 "통계에 잡히는 피해는 전세금 반환 보증보험을 통해 추후 대위변제라도 받을 수 있었던 사례"라며 "보험조차 들지 못해 경매와 가압류 등의 불편과 고통을 겪는 2030세대가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임차인이 임대인과의 계약 전, 위험도를 인지할 수 있는 '갭투기꾼 공개법'을 마련해 피해를 방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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