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속출에 금융권 '대혼돈'... 월가는 '재택 끝 출근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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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 속출에 금융권 '대혼돈'... 월가는 '재택 끝 출근 시작'
  • 양일국 기자
  • 승인 2021.07.20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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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9일 사이 日 평균 1423명 확진
우리·SC제일銀 집단감염... 금융권 '비상'
美, 49% 접종완료... 지하철 무료접종까지
골드만삭스 6월, 웰스파고 9월 출근 재개
사진=시장경제DB
사진=시장경제DB

지난 6일 코로나 일 확진자 수가 1,000명을 넘어선 이후 국내 금융권에서도 집단 감염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반면 충분한 백신 수급으로 수습 국면에 들어간 월가(街)의 주요 금융사 직원들은 사무실 출근을 재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방역지침을 엄수하는 것 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면서 "정부가 조속히 충분한 물량의 백신을 공수해오는 것 외에는 달리 방도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19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날 일일 코로나 확진자는 1,252명으로 집계됐다. 18일 1,451명, 17일 1,454명, 16일 1,535명 등 기록적 확진자 수를 이어가고 있어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금융권도 예외가 아니다.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12일 직원 8명이 확진된 데 이어 13일에도 8명이 추가 확진판정을 받았다. 종로구 소재 SC제일은행 본점에서도 15일까지 총 9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두 은행 모두 보건당국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확진자가 근무한 층을 즉각 폐쇄하고 건물 전체에 긴급 방역이 행해졌다. 우리은행은 추가로 본점 전 직원을 대상으로 코로나 신속자가진단키트를 배부하고 고열 등 코로나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방역당국의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의무적으로 받도록 하고 있다. 

상시 보안인력이 대기해야 하는 은행권 특성상 주요 은행들은 현재 분산근무 비중을 30~40% 수준으로 유지하고 영업시간을 단축하며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수도권 소재 시중은행과 저축은행들 역시 4단계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된 지난 12일부터 영업점 영업시간을 1시간 단축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 영업 단축은 2주간 유지될 예정이며 비수도권 지역 영업점 역시 3단계 이상 거리두기가 실시되면 같은 조치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4차 유행 이후 직원간 모임, 업무상 미팅까지 자제하고 있다"면서 "전 영업점에 접촉차단 아크릴판을 설치하고 의심증상자는 무조건 자가격리하도록 하고 있다"고 현장상황을 전했다. 

 

여의도 증권가도 코로나 '초긴장'

증권업계는 최근 여의도 증권가에서 확진자가 늘어나자 사전 검진 등 선제적 방역 조치에 나서고 있다. 현재까지 예탁결제원, 유진투자증권, 흥국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등에서 확진자가 나왔다. 

여의도 증권가 관계자는 "현재 여의도는 금융회사 뿐 아니라 백화점과 식당가에서도 수십 명의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해 코로나 감염에 대한 우려가 높다"면서 "상대적으로 인구 밀집도가 높고 금융업무 특성상 외부인들과 접촉이 많은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여의도 증권가. 사진=시장경제DB
여의도 증권가. 사진=시장경제DB

금융투자협회는 증권사·금융투자 등 회원사에 직원들이 스스로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회원사에 협조를 요청했다. 이에 따라 여의도에 위치한 35개 금융기관은 15일부터 20일까지 검진을 진행한다. 증권사는 NH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 한양증권을 시작으로 다음달 17일까지 순차적으로 사전 검진을 진행한다.

마지막 날에는 한화투자증권과 교보증권, 하이투자증권, 한화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 NH아문디자산운용 직원들이 검진을 받는다. 증권사들은 근무여건상 주말을 제외하고 4일간 직원 25%씩 분산 검사를 권유한 상태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25일까지 본사내 층간 교류를 막고 카페와 음식점 출입, 회식과 행사도 전면 금지하고 있다"면서 "검사인원은 선별진료소에서 음성확인이 통보되기 전까지는 출근하지 못하도록 통제하고 있다"고 현장상황을 전했다.

이 외에도 한국거래소의 경우 지난달 21일 서울 마포구 근무지에서 공시부 관련 직원 8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거래소 측은 추가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서울과 부산의 백업 오피스를 통한 분산근무와 재택근무를 실시하고 있다.

 

월가는 코로나 수습국면... "다시 사무실로"

앞서 충분한 백신 물량을 확보해 일찍부터 접종을 시작한 미국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세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코로나 수습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세계 질병·기근 등 글로벌 문제를 다루는 온라인 매체 'Our World in Data'의 17일자 통계에 따르면 미국의 코로나 백신 접종횟수는 총 3억3,700만건으로 접종을 완료한 인구는 1억6,100만명이다. 이는 전체 미국인구의 49%에 해당하는 수치다.

미국의 백신 물량은 충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례로 지난 5월 뉴욕타임스(NYT)는 뉴욕 맨해튼 펜스테이션과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 등 뉴욕 6개 지하철 역에 임시 백신 접종소를 설치해 관광객에게까지 무료접종을 실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Wall Street Journal. 2021. 7. 3
월스트리트 저널은 3일 월가의 주요 은행들이 MZ세대 직원들을 중심으로 출근할 재개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사진=Wall Street Journal. 2021. 7. 3

월가의 대형 은행들은 원활한 백신 보급과 확진자 감소에 따라 코로나 직후 실시한 재택근무를 종료하고 직원들을 사무실로 출근하도록 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미국 4대 은행인 웰스파고의 스콧 파월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인용해 9월 7일부터 미국내 직원들의 출근을 재개한다고 보도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역시 6월 중순부터 미국 내 직원들의 출근을 재개한 상태다.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CEO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전 세계 직원의 50%가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 뉴욕 본사는 출근하는 직원들을 위한 '푸드 트럭'을 준비했다. 런던 사무실에서는 공짜 아이스크림을 나눠주는 등 코로나 수습국면을 즐기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는 이달 초 순환근무 형식으로 50% 가량의 직원들의 출근을 재개했다. JP모건 영국 지사 역시 지난달 21일부터 부분 출근을 시작했다.

씨티그룹은 지난 3월부터 최대 주 2회 재택근무를 하고 나머지는 사무실로 출근하는 '하이브리드' 근무를 시행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와 모건스탠리 뉴욕 본사 역시 9월부터 대부분의 직원에게 백신접종 후 출근하도록 할 예정이다. 

제임스 고먼 모건스탠리 CEO는 최근 "뉴욕 레스토랑에는 가면서 사무실에 못 올 이유가 있나"라면서 출근 재개를 강행할 방침을 시사했다.

앞서 3일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월가 은행 관계자들이 열심히 일하고자 하는 밀레니엄 세대(Gen Zers)들의 출근재개를 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WSJ에 따르면 월가 은행 관계자는 "초임(junior) 은행원들의 (고용)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출근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조속히 충분한 백신을 들여오지 않는 한 여의도 금융권의 특성상 집단 감염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 "지금 여의도 전체가 불안감과 불편함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중"이라고 현장상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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