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세 이상 노인 5명 중 1명 불면증 시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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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세 이상 노인 5명 중 1명 불면증 시달려
  • 설동훈 기자
  • 승인 2020.06.23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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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기능 저하·정서적 소외감 원인, 고령일수록 급증
국내 80세 이상 노인 5명 중 1명은 불면증으로 시달린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사진=서울아산병원
국내 80세 이상 노인 5명 중 1명은 불면증으로 시달린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사진=서울아산병원

국내 80세 이상 노인 5명 중 1명은 밤에 잠들기 어렵거나 잠자는 도중에 깨는 ‘불면증’을 겪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은 정신건강의학과 정석훈·울산대학교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심창선 교수팀이 대규모 인구 기반의 국민건강보험공단 표본(2005~2013년)을 바탕으로 불면증 환자의 연간 신규 발생률과 유병률을 분석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결과 2013년 기준 노인의 불면증 유병률이 ▲60대 10.28% ▲70대 15.22% ▲80대 이상 18.21%로 집계됐다. 60세부터는 10명 중 한 명, 80세 이상은 5명 중 한 명 꼴로, 고령으로 갈수록 불면증 환자가 크게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다른 연령대별 불면증 유병률은 20대 1.58%, 30대 2.59%, 40대 3.74%, 50대 6.50%로 나타났다.

나이가 들면 젊은 사람에 비해 신체활동이 급격히 줄어들고 소화기나 호흡기, 근골격계 기능이 저하되는 반면 소외감이나 불안감 같은 정신적 문제는 늘어난다. 이러한 요인들이 노인 불면증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판단된다.

한편 전체 조사대상자 가운데 불면증을 앓고 있는 20세 이상 성인의 비율은 2005년 3.1%에서 2013년 7.2%로 증가했다. 이는 지난 10년 새 국내 성인의 불면증 유병률이 2배 이상 늘어난 것을 의미한다.

불면증 유병률이 늘어나는 것은 인간관계나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 운동 부족, 카페인 섭취 증가 등으로 매년 신규 환자 발생이 꾸준히 증가한 데다, 기존 환자의 경우도 불면증을 방치하지 않고 병원을 방문, 수면 교육이나 수면제 처방을 받는 등 지속적인 치료를 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연구팀은 추정했다.

성별 불면증 유병률에서는 여성은 2005년 4.94%에서 2013년 7.20%로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남성의 경우에도 2.79%에서 4.32%로 늘었다.

여성의 경우 성 호르몬 등의 영향으로 남성에 비해 우울증을 가진 비율이 높은데, 이러한 우울증이 여성 불면증 발생에 영향을 준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조사기간 내 불면증 환자의 사망률은 5.7%로 불면증이 없는 일반인의 사망률(3.6%) 보다 조금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불면증이 사망률을 높이는 직접적인 원인인지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다.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정석훈 교수는 “노인은 젊은 사람보다 신체 기능과 면역력, 정신적 회복도가 저하돼 있어 불면증을 방치할 경우 기저질환이 악화되거나 새로운 질환이 발생하는 등 심각한 건강문제를 겪을 수 있다”며, “불면증은 충분히 나아질 수 있는 병인만큼 병원을 방문, 잘못된 수면습관 교정과 스트레스·불안을 제때 해소하고 비약물적 치료에도 효과가 없다면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 하에 수면제의 도움을 받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대한신경정신의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정신의학연구(Psychiatry Investigation)’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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