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 창업’ 50대50 공평함의 위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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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창업’ 50대50 공평함의 위험성
  • 정규호 기자
  • 승인 2017.02.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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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포커스] 이제 막 창업한 스타트업 대표들은 조직관리에 익숙하지 않다. 거의 모든 시간을 기술 개발에 쏟아 붓는다. 상대적으로 인력 관리에 신경을 많이 쓰지 못한다. 사람을 다루는 경험도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스타트업 대표들은 간편한 조직 관리법을 선호한다. ‘50대50 법칙’이 대표적인 관리법이라 할 수 있다. ‘50대 50 법칙’은 공평하고, 평등하게 배분하겠다는 의미다. 이 방법을 사용하면 조직원 간 ‘왜 네가 더 갖느냐’는 식의 다툼의 소재를 사전에 차단 할 수 있다. 조직도 매끄럽게 이끌어 갈 수도 있다.

쌍둥이 자녀에게 과자를 반반으로 나눠 주는 것은 쉽지만 가치와 이해가 얽히고설킨 것을 분리할 때는 ‘공평한 것’과 ‘쉬운 것’이 서로 맞선다. 사진=픽사베이.

하지만 50대50 법칙이 마냥 공평한 것만은 아니다. 예를 들어보자. A라는 창업자는 스타트업계에서 베테랑이다. 창업 시 언제든지 지원해 줄 인적 네트워크도 보유하고 있다. 반면 B 씨라는 창업자는 이제 막 대학교를 졸업한 사회 초년생이다. 단지 좋은 아이템을 갖고 있을 뿐이다. 이들이 공동 창업 나섰다. 지분 분할은 어떻게 해야 할까.

과연 50대 50으로 나누는 것이 적합 할까. 정답은 없다. 다만 50대 50으로 나누는 것이 익숙하고, 쉬울지는 몰라도 공평하지는 않을 수 있다.

쌍둥이 자녀에게 과자를 반반으로 나눠 주는 것은 쉽지만 가치와 이해가 얽히고설킨 것을 분리할 때는 ‘공평한 것’과 ‘쉬운 것’이 서로 맞선다. 결국, ‘50대 50 법칙’을 무작정 실행하기보다 본인이 사안을 너무 쉽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

또한, ‘토론’을 기피하는 부작용을 조심해야 한다. ‘50대 50 법칙’은 창업 초창기 조직원 간의 다툼을 막기 위한 좋은 방법이긴 하다. 하지만 토론을 기피하는 방향으로 흘러가면 그 즉시 바로 잡을 필요가 있다.

투자를 받기 전의 스타트업이라면 조직들과 이득 분배를 놓고 토론을 하다가 다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서로 얼굴을 붉히고 다툼이더라도 명확히 정리하고 넘어가는 것을 추천한다. 타인의 돈으로 다툼이 진행될 경우 더 큰 리스크가 기다리고 있다. 부부싸움을 자녀 앞에서 하는 꼴이다.

초보 스타트업 대표들은 공동 창업자를 포함한 조직원들과 침을 튀어가며 싸우듯 토론하는 과정이 고통스러울 수 있다. 끝없는 대화의 연속일 수 있다. 한 번의 토론으로 끝날 문제도 아니다. 불쾌할 수 도 있다. 대표들은 이 과정에 익숙해져야 한다. 그래야만 진정한 ‘50대 50 법칙’을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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