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 테니스, 자랑스럽다"... 아빠 미소짓는 귀뚜라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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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 테니스, 자랑스럽다"... 아빠 미소짓는 귀뚜라미
  • 이준영 기자
  • 승인 2018.01.26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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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친환경 ‘크린 테니스코트’ 건립 테니스발전 일조
대관 레슨-예약량 급증, 2주전까지 꽉 차... 피크타임 한 달 이상 대기 
정현 신드롬, 기업이미지에 녹아들어 뜻하지 않은 후광효과 누려
‘2018 호주 오픈’ 4강에 진출한 정현 선수의 경기 모습 / 대한테니스협회 제공

가히 정현 신드롬이다. 16강에서 전(前) 세계 1위 노박 조코비치를 꺾은 데 이어 지난 24일 8강전 승리로 준결승까지 진출해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26일 벌어질 페더러와의 준결승전은 전 세계가 관심을 가질 만큼 큰 이슈가 됐다.

정현의 ‘2018 호주 오픈’ 4강 진출로 국내 테니스 열풍이 불고있는 가운데 뒤에서 조용히 미소 짓고 있는 기업이 있다. 바로 귀뚜라미보일러 그룹이다. 비록 공식 스폰서는 아니지만 비인기종목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테니스산업 발전을 위해 꾸준히 지원을 아끼지 않은 몇 안되는 기업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전국 테니스 대회를 유치했고 지난해 9월에는 국제규격의 친환경 테니스장을 건립해 사계절 내내 테니스를 즐길 수 있는 생활스포츠 환경을 제공했다. 정현 신드롬이 자연스레 기업이미지에 녹아들어 뜻하지 않는 후광효과를 누리게 된 배경이다.

과거 테니스가 주목받던 시절이 있었다. 지난 1976년 주택건설촉진법이 개정되면서 500가구 이상 아파트 단지에 정구장(테니스장) 설치가 의무화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1988년 사업주체가 운동시설 설치를 선택할 수 있게 시행령이 바뀌면서 테니스장은 아파트 주차장에 밀려나기 시작했다. 삶의 질이 높아지자 국민 눈높이는 골프로 향하기 시작했다. 때마침 박세리가 1998년 LPGA투어 US오픈에서 맨발투혼 끝에 우승하며 열기에 불을 지폈다.

정현 광풍은 생활체육인들을 잊혀진 테니스 코트로 불러들이고 있다. 전국의 테니스장에 레슨 문의가 끊이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가장 핫한 플레이스로 떠오른 곳은 지난해 개장한 고척동 ‘크린 테니스코트’다. 귀뚜라미보일러 그룹의 50년 냉난방 기술력이 집약된 것으로 알려진 크린 테니스코트는 이미 대관 예약이 모두 마감된 상태다.

귀뚜라미 관계자는 “주말경기 대관예약은 2주전에 해야 이용가능하고, 피크타임의 경우 한 달 이상 대기해야 할 만큼 예약량이 급증했다”고 말했다. 테니스 문의가 폭증한 시점은 정현 선수가 8강전 진출 후부터. 특히 정현 선수가 승리를 이어갈수록 인기도 높아져 대관레슨 문의 횟수도 늘어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귀뚜라미 크린 테니스코트 전경 / 귀뚜라미 보일러 그룹 제공
귀뚜라미보일러 그룹의  크린 테니스코트 내부 모습

귀뚜라미는 친환경 실내 코트를 만들기 위해 테니스공에서 발생하는 비산먼지(날림먼지)와 미세먼지를 외부로 자동 배출시키는 국내최초 바닥 환기시스템을 적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허 출원 중인 이 시스템은 테니스 코트 중앙인 네트 바닥과 운동선수 뒷면 바닥에 다수의 흡입구멍을 설치해 바닥 먼지를 완벽하고 신속하게 배출한다. 

실내 코트는 30M 옥상에서 신선한 공기를 유입하고 실내 오염된 공기를 외부로 배출시키는 최첨단 환기시스템과 사계절 냉난방 시스템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귀뚜라미는 테니스장과 인접한 고척동 스카이돔 야구장, 축구장, 풋살 경기장과 함께 구로구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새로운 도로를 개설해 기부하기도 했다. 테니스장은 지하철 1호선 구일역 2번 출구에서 도보로 1분 내 접근이 가능하다.

크린 테니스코트와 함께 최진민 회장의 테니스 사랑도 재조명받고 있다. 최 회장이 수십 년 동안 테니스 동호회 활동을 해온 테니스 마니아임은 익히 알려진 사실. 해외 출장 등 피치 못할 일이 발생하지 않는 한 매일 새벽 5시부터 2시간 동안 테니스를 친 후 회사로 출근한다. 최 회장의 테니스 사랑은 2011년 전사 차원의 ‘귀뚜라미컵 전국 여자동호인 테니스 대회’ 주최로 이어졌다. 당시 대회는 600여명이 참가해 3일 동안 성황리에 진행됐다. 예선전을 거친 총 16개 팀이 ‘한탄강 게르마늄 온천호텔’의 국제수준 테니스 코트에서 8강전부터 결승전을 치뤄 많은 호평을 받았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 주요 스포츠 종목들은 세계적인 선수를 배출하면서 위상이 점점 높아지고 있지만, 테니스는 세계적인 선수를 배출하지 못해 늘 안타까웠다”며 “유망 선수와 체육 특기생을 선정해 훈련비를 지원해 왔고, 앞으로도 묵묵히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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