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N] '거꾸로'가 국민보일러 귀뚜라미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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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N] '거꾸로'가 국민보일러 귀뚜라미 만들었다
  • 정규호 기자
  • 승인 2017.11.13 07: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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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빅데이터로 살펴본 '보일러' 키워드
귀뚜라미의 ‘거꾸로’ 문구 보일러 ‘대명사’로 사용 중
보일러 기업답게 동절기 버즈량 74% ‘홍보 매우 건강’
박 전 대통령 사저 보일러 고장서 부정감성 대량 발생
2014년 귀뚜라미 TV-CF 캡처

"당신은 ‘보일러’ 하면 어떤 단어가 가장 먼저 떠오르나요?”

빅데이터를 통해 확인한 결과 국민들 사이에서 ‘보일러’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기업은 ‘귀뚜라미(대표 강승규)’로 나타났다.

<시장경제신문>이 소셜메트릭스를 통해 2016년 11월6일부터 2017년 11월5일까지 1년간 트위터, 블로그, 커뮤니티, 인스타그램, 뉴스에 올라온 ‘귀뚜라미’, ‘경동나비엔’ 등 보일러 관련 콘텐츠 1만5천여개를 분석한 결과 사람들이 귀뚜라미의 홍보 문구인 ‘거꾸로’를 대명사처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2월 박 전 대통령의 사저 보일러 고장 이슈와 관련해 보일러업체가 공개되지 않았음에도 귀뚜라미의 버즈량만 급증했다. 이 밖에도 ‘보일러’ 하면 사람들이 ‘귀뚜라미’를 생각하고 있다는 데이터가 곳곳에서 확인됐다.

◇ ‘거꾸로’를 ‘대명사’로 사용하는 사람들

기업이 만들어낸 제품 중에는 ‘국민 제품’들이 있다. ‘정(情)’ 하면 초코파이, ‘힘내’하면 박카스 등이 대표적이다. 이와 함께 ‘보일러’하면 사람들이 ‘거꾸로’를 떠올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거꾸로’는 귀뚜라미의 홍보 문구이자 제품의 이름이다.

‘국민 제품’들은 말하지 않고 제품을 주는 것만으로도 상대방에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철저한 기획은 물론 오랜 전통도 필요하기 때문에 홍보‧마케팅의 ‘끝판왕’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수많은 기업들이 이 ‘국민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

귀뚜라미가 ‘거꾸로’를 처음으로 사용한 시기는 2001년5월이다. 17년 동안 ‘거꾸로’를 고집한 전통이 오늘날 국민 제품으로 등극한 요소로 분석된다.(최초 등장한 <귀뚜라미보일러, '거꾸로 타는 보일러' 신상품 출시> 기사)

그렇다면 사람들은 ‘거꾸로’를 어떻게 사용하고 있을까.

보일러 관련 1만5천여개의 버즈 중 리트윗수가 가장 많은 트위터 3개를 살펴봤다.

'YangXXXX'의 “우리동네 ‘앞으로타고 뒤로도 타서 두 번타는 귀뚜라미보일러 대리점 사장님이 하루 만에 보일러 새로 깔아주겠다며 서울 올라간다는 거 겨우 뜯어 말렸다’ #오늘은 나가주라”라는 콘텐츠는 1700여건의 리트윗을 기록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사저 보일러 고장으로 청와대에서 나가지 못하자 귀뚜라미보일러 기사가 고쳐줄테니 빨리 나가달라는 의미의 글이다.

‘쿠키X’의 “귀뚜라미 보일러 보다 따뜻한 우이도루 도겸이 좀 보세요”라는 콘텐츠는 3백여개의 리트윗을 기록했고, ‘에버글XX’의 “XXX씨를 생각하면 자다가도 피가 귀뚜라미 보일러처럼 거꾸로 솟다가...”라는 콘텐츠는 2백여개의 리트윗을 기록했다.

귀뚜라미 보일러 관련 최고 인기 트위터 콘텐츠 Best3. 사진=소셜매트릭스 캡처

이 밖에도 “귀뚜라미처럼 (거꾸로)젊게 살아요”, “가슴 한켠이 따뜻해진다. 이런 귀뚜라미 보일러 같은 녀석들”, “제 방구는 귀뚜라미 보일러처럼 증발과 응결을 반복”, “속이 귀뚜라미 보일러처럼 뒤집어 질 것 같아”, “모두들 가슴에 훈훈하게 귀뚜라미 보일러 하나씩 달아놓으셨구나”라는 식으로 사용되고 있다.

◇ 고장난 박 전 대통령 사저 ‘보일러’… 사람들은 ‘귀뚜라미’로 인식

귀뚜라미 보일러의 최근 1년간(2016년11월6일~2017년11월5일) 버즈량은 7100여건으로 나타났다.

이중 트위터는 3642건, 블로그는 2669건, 커뮤니티 365건, 인스타그램 111건, 뉴스 305건을 기록했다.

그래픽 디자인=조현준

1년간 주목할만한 버즈량 추이 변동은 단 한번 존재했다. 이 날은 3월11일로 트위터 버즈량이 1300대까지 상승했다. 당시 귀뚜라미 이슈로는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 보일러 고장 ▲귀뚜라미범양냉방 한상필 이사 산자부 장관상 수상 2개가 존재했다.

소셜매트릭스를 통해 노이즈를 제거한 결과 이날의 이슈는 박 전 대통령 사저 보일러 고장 이슈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박 전 대통령 사저의 보일러업체명은 알려진 바 없지만 사람들은 ‘귀뚜라미’로 인식하고 있다. 이는 보일러가 귀뚜라미의 제품이라고 의심하기 보다 ‘보일러’하면 ‘귀뚜라미’라는 사람들의 인식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박 전 대통령 사저 보일러 고장’과 관련 귀뚜라미의 경쟁 기업인 경동나비엔의 버즈량을 소셜매트릭스 통해 살펴보면 미미한 변화만 보였다.

3월11일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의 보일러 고장 이슈가 발생한 이후 경동나비엔에서도 버즈량이 올라갔지만 최대 100건의 불과할 정도로 미미했다. 그래픽 디자인=조현준

쉽게 말해 박 전 대통령 사저의 보일러가 고장났는데, ‘경동나비엔’은 가만히 있고 ‘귀뚜라미’의 버즈량만 요동쳤다.

◇ 연관어로 본 귀뚜라미 홍보‧마케팅 ‘건실’

귀뚜라미의 연관어에는 자사 브랜드, 경재기업, 제품 단어들이 골고루 랭크됐다.

귀뚜라미 연관어 랭킹 10을 보면 1위 ‘귀뚜라미보일러’ 2위 ‘서울’, 3위 ‘하루’, 4위 ‘대리’, 5위 ‘경동’, 6위 ‘가스’, 7위 ‘설치’, 8위 ‘린나이’, 9위 ‘가스보일러’, 10위 ‘교체’로 집계됐다.

그래픽 디자인=조현준

1위부터 50위까지 연관어를 확장시켰지만 귀뚜라미와 관련한 비판 연관어는 등장하지 않았다.

제조기업은 제품의 결함 또는 소비자의 민원 때문에 부정적인 연관어가 후순위에 등장하는 경향을 보이지만 귀뚜라미는 단 1건도 나타나지 않았다.

정말로 부정적인 연관어가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 연관어를 3개월 단위로 쪼개봤다.

이 결과에서도 1위부터 10위까지 자사 브랜드, 경재기업, 제품 단어들이 골고루 랭크돼 있어 건실한 홍보‧마케팅의 모습을 보였다.

그래픽 디자인=조현준

 이와 함께 '거꾸로'를 네이버에 치면 연관검색에로 귀뚜라미 보일러 관련 어휘가 4개나 등장한다.  데이터 분석 정학용 연구원/분석보고서 문의(xiu04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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