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저는 행복하질 않아요!” “이게 무슨 소리. 돈도 많고 직업도 좋아서 모든 사람들의 부러움의 대상인데 힘든 사람이 들으면 뭇매 맞을 소리를 하네.” 하지만 돈 많다고 다 행복하냐는 소리도 사주에서 나타난다고 본다. 사주를 추명하다 보면 겉모습이나 차림새는 명품을 걸치고 부유한 티가 나지만 얼굴 표정은 우울한 경우를 볼수 있다. 사주를 보아도 부(富)를 상당히 축적한 명으로 보이며 누가 봐도 부러운 직업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본인의 얼굴은 울상의 모습이다. 이러한 것도 사주팔자에서 알 수 있을까?

   丙 乙 戊 乙

   子 未 子 卯

자월(子) 을목(乙)이다. 을목은 유순하고 명랑 쾌활하여 주변에 인기가 많고 환영받는 존재이다. 을자(乙字)는 가위나 붓 바람 등의 기(氣)가 있어서 원행 소식을 전하는 통신원, 전문직 종사자, 비행기 조종사, 스튜어디스 등도 있다. 10천간 공히 자월(子)에는 무토(戊)를 소중히 쓰고 지지(地支)에서는 겨울의 난로에 해당하는 미토(未) 술토(戌)도 긴요하다. 자월이기 때문에 병화(丙)는 힘이 미약하여 선용은 못되지만 시간(時干)의 병화(丙)는 직업 관련한 좋은 환경이 된다.

물상적인 표현 방법과 현실에서 나타나는 현상이 차이가 날 때가 간혹 있다. 을목을 어여쁜 꽃으로 비유하지만 실상 자월(子)에는 꽃이 필 수 있는 계절은 아니다. 하지만 동백 매화꽃이 겨울에 필 때는 귀하고 소중한 꽃이라 표현한다. 겨울에는 온실 속의 화초 외에는 실제로 꽃이 없기 때문이다. 위 명은 한겨울의 기운을 제해 주는 글자가 부친 자리(戊), 배우자 자리 미토(未), 가 있으며 겨울의 병화(丙) 가 비록 힘은 미약하지만 모두 을목(乙)에게 도움을 주는 좋은 글자가 된다.

이렇듯 재물 유여하고 직업 좋은 사주도 표정은 우울하다. 본디 을목의 속성과 본분은 병화(丙)라는 태양화를 가지고 대운에서 인묘진(寅卯辰)으로 흘려야만 봄여름에 자신 있게 활짝 피는 꽃이 된다. 하지만 이 명은 대‧세운이 겨울 가을로 가고 있는 명이다. 주변은 모두 좋은데 문 열고 나가면 춥고 외로운 겨울 가을 운으로 흐르니 얼굴의 상이 굳어질 수밖에 없다. 을목이 병화를 가지고 있는 명들은 미남,미녀가 많다. 대운(환경, 세월)이 꽃을 밖에서 활짝 피울 수 없는 겨울을 지나서 가을의 환경이지만 따뜻한 난로와도 같은 미토(未)가 있으니 잘 먹고 잘 산다. 그러나 마음은 우울하고 공허하단다. 보통은 돈 많으면 최고지 하지만 사람의 행복의 관점은 모두 다르기 때문에 단언할 수는 없다. 능력 있고 좋은 배우자를 만나서 계절에 필요한 난로와도 같은 사람을 만났으니 “부인에게 살갑게 잘하시고 감사하게 생각하세요.”라는 조언과 함께 을목(乙)이 꽃피우게 되는 임오(壬午) 대운부터는 점차 밝은 표정을 찾게 될 것이라 보여진다.

이렇듯 사람의 살아가는 형태는 각양각색이다. 사주에서 재물에 해당하는 글자는 운의 흐름에 유연하게 대처가 가능하여 일간 자체 운의 향방에 따라 먹고사는 것은 충분하게 보여 지지만 본인 즉 일간이 활동하는 운은 아니어서 우울한 것이다. 즉 주변에서 추운 겨울 가을을 대적할 수 있는 글자가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다. 쉽게 설명하자면 대‧세운에서 겨울 운에도 난로가 있기 때문에 집 안에서 편안한 환경이 되지만, 꽃이 필 수 없는 환경이기 때문에 표정이 어둡다는 것을 의미한다.

표정이 우울한 경우는 계절에 따른 차이도 있지만 사주에서 천간합(天干合)을 하고 있으면 표정들이 밝지 않다. 천간합이 되면 이미 본인이 묶여서 기능이 상실되었으므로 우울한 것은 자명하다. 설령 운에서 깨져서 쓰러져도 갑(甲)은 갑(甲)으로서의 역할이 있고 기토(己)는 기토로서 역할이 각각 있기 때문이다. 갑으로 태어났는데 갑(甲)의 구실을 못하고 넘어져 있으면, 웃음을 잃게 되니 매사가 기쁠 일이 있겠는가!

<글쓴이 무영>
자연이치에 따른 사주추명법에 정통한 역술가이다. 이화여대 정책대학원을 졸업했다. 현대인들에게 삶의 지표가 될 명리학 전파에 힘쓰고 있다. 현재 네이버엑스퍼트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사주와 자연이치, 부자사주 가난한 사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