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지배구조 개선안 '확정'... 최정우 '3연임' 도전 여부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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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지배구조 개선안 '확정'... 최정우 '3연임' 도전 여부 관심
  • 박진철 기자
  • 승인 2023.12.19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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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홀딩스 19일 이사회 열어
'CEO 후보 추천위원회' 본격 가동
현직 회장 연임 우선심사제 폐지
‘회장 후보 인선자문단’ 신설
후보군 자격 심사 객관성 강화
사외이사 선임 공정성·투명성 확대

포스코그룹이 이른바 '셀프 연임' 논란이 있었던 회장 선임 관련 규정을 손봤다. 퇴진이냐, 3연임 도전이냐 기로에 놓인 최정우 회장의 선택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포스코홀딩스는 12월 19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대표이사 회장의 선임 절차를 포함한 새로운 지배구조 체제인 ‘포스코형 신지배구조 개선안’을 의결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이번 지배구조 개선에 맞춰 오는 12월 21일 임시 이사회를 개최해 ‘CEO후보추천위원회’ 운영을 의결하고, 내년 3월 주주총회를 통해 선임할 회장 인선 절차에 바로 착수할 계획이라고 알렸다. 

 

■ 포스코형 신지배구조 개선안 '의결'
포스코그룹 최정우 회장.
포스코그룹 최정우 회장.

그동안 포스코그룹은 현직 CEO가 연임 의사를 밝히면 우선 심사 기회를 부여해왔다. 이후 포스코그룹 최고경영자(CEO) 후보추천위원회가 심사를 거쳐 적격으로 판단하면 단독 후보로 주주총회에 올라가, 통과 시 연임이 가능했다. 이에 이번 이사회에서는 현직 CEO가 우선 심사 기회를 얻는 기존의 방식을 버리고, 새로운 후보와 함께 심사를 받는 방식으로 관련 규정을 개편했다. 

포스코는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국내외 모범이 되는 지배구조를 갖춘 대표회사로 거듭나겠다”라고 밝힌 이후 회장 선출 방식을 바꾸기 위한  '선진 지배구조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하고 이러한 내용이 포함된 개선안을 준비해 왔다. KT도 지난 6월 논란이 된 현직 대표 우선 심사 규정을 없애고 다른 후보자들과 함께 심사받는 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

이번 이사회에서 포스코홀딩스는 대표이사 회장 선임에 대해서 ▲현직 회장의 연임 우선 심사제 폐지 ▲‘회장 후보 인선 자문단’ 제도 도입 ▲회장 후보군 자격 요건 구체화, 사전 공개로 투명성 강화 ▲‘회장 후보군 관리위원회(가칭)’를 상설 위원회로 운영하는 네 가지 사항의 개선안을 확정했다. 

이번 개편안을 통해 첫째, 앞으로는 현직 회장의 연임 우선 심사제 폐지를 통해 현직 회장의 연임 의사 표명 여부와 관계없이 임기 만료 3개월 전에 회장 선임 절차가 시작된다. 또한,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CEO후보 추천위원회(이하 후추위)’가 회장 후보군 발굴 및 자격심사 기능을 수행한다.

둘째, 외부의 저명인사로 구성된 ‘회장 후보 인선 자문단’제도를 도입해, 후추위에서 발굴한 회장 후보군에 대한 객관적인 자격 심사를 진행한다. 

셋째, 회장 후보군의 자격 요건을 구체화하고 사전 공개해 대외적인 투명성을 더욱 강화한다. 회장 후보군의 자격요은 ▲경영 역량 ▲산업 전문성 ▲글로벌 역량 ▲리더십 ▲Integrity/Ethics 의 5가지 항목으로 구체화했다. 회장 선임 절차가 시작되면 5가지 항목에 대한 상세 기준도 공개할 예정이다.

넷째, 실력 있고 유망한 회장 후보군에 대한 체계적인 발굴·육성과 공정한 관리를 위해 내년부터 이사회 산하에 ‘회장 후보군 관리위원회’를 상설 위원회로 운영한다. 이러써 사내 회장 후보 육성프로그램을 통해 검증된 내부 후보군과 주주 추천 및 서치펌을 통해 추천받은 외부 후보군을 상시 발굴하고 관리해 예측 가능성을 높일 예정이다. 후보군 추천은 매년 1회 실시한다.

 

■ 최 회장 3연임, 퇴진... 여전히 '미정'

내년 3월로 임기가 끝나는 최정우 회장의 거취 문제는 아직도 정리되지 않았다. 기존대로라면 임기 만료 3개월 전인 12월 중순에는 연임 여부에 관한 입장을 밝혀야 했지만, 이번 이사회를 통해 현직 CEO에 대한 우선 심사 기회가 사라지는 대신 새로운 후보와 함께 심사를 받을 수 있는 방식으로 관련 규정을 개편했기 때문이다. 
 

 

최정우 회장은 지난 2018년 7월부터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으며 지난 2021년 3월 연임에 성공했다. 이번에 3연임에 도전해 성공한다면 역대 회장 중 최초의 3연임이 된다. 업계에서는 이날 이사회 이후 최 회장의 거취 표명이 있을 것으로 봤지만, 특별한 의사표시는 없었다. 

재계에서는 최근까지 최 회장의 퇴진 가능성을 높게 보아왔다. 문재인 정부 당시 취임한 데다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 경제인 명단에서 연이어 제외됐기 때문이다. 

다만, 최 회장 임기 동안 이차전지 소재 분야의 과감한 투자로 포스코를 기존 철강회사에서 미래 종합 소재 기업으로 탈바꿈시킨 대전환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3연임 도전에 대한 관측도 고개를 들고 있다.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퓨처엠 등 주요 상장사의 시가총액도 100조원을 넘겼다.

논란이 된 '셀프 연임' 규정을 개정하면서 이전보다 공정한 절차를 거치게 되는 만큼 3연임 도전에 나선다 해도 논란의 소지가 줄어들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지난 11일, 최정우 회장은 3억원 규모의 포스코홀딩스 자사주를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은 최정우 회장이 박태준 명예회장의 묘소를 참배한 당일이기도 했다. 

한편, 새로운 회장 후보군으로는 포스코 내외부에서 다양한 인물들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을 비롯해 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부회장, 정기섭 포스코홀딩스 사장, 김지용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장, 유병옥 포스코홀딩스 부사장,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사장, 황은연 전 포스코 인재창조원장 등이다. 외부에서는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 사외이사 선임 제도도 개선

이 밖에 이번 이사회에서는 사외이사 선임에 대해서도 몇 가지 개선 사항을 내놨다.

첫째, 사외이사 후보 추천자문단이 이사 후보 추천위원회에 추천하는 사외이사 후보를 현재 3배수에서 5배수로 확대했다. 이사 후보 추천위원회가 보다 다양한 후보군을 심사하여 주주총회에 추천함으로써, 사외이사 선임 과정에서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더욱 높이겠다는 의도다. 더불어 일정 규모 이상 지분을 보유한 주주들의 이사 후보 추천을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 사외이사 역량지표(BSM, Board Skill Matrix), 차기 선임 분야 및 인원수, 선임 일정 등을 사전 공개해 국내외 주주들의 더욱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다.

둘째, 사외이사의 전문성, 기여도, 청렴성 등에 대한 평가를 매년 실시해 이사회 구성원의 활동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개선점을 발굴하도록 했다. 이러한 개별 평가를 통해 사외이사들의 책임감과 독립성을 강화하여 선진 지배구조 문화를 선도하는 역할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한다.

특히, 그룹의 뿌리인 철강뿐 아니라 이차전지 소재, 수소, 에너지, 식량 등 다각적인 글로벌 친환경 소재 기업을 지향하는 지주회사 경영 체계로의 변화에 맞춰 이사회 구성도 산업 현장에서 비즈니스 경험을 보유한 경영자 출신 사외이사 비중을 확대하여 글로벌 기업의 면모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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