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미래에셋證, '1兆 클럽' 탈락 가시화... 악재에 신음
상태바
메리츠·미래에셋證, '1兆 클럽' 탈락 가시화... 악재에 신음
  • 유명환 기자
  • 승인 2023.11.09 16: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美금리인상·부동산PF 등 악재 잇따라
한국금융지주 제외 영업이익 1조 달성 요원
NH증권, DLS·채권 랩 손실금 반영에 영업익 감소
KB증권 감소세... 3분기 전년比 21.3% 감소
삼성증권은 선방... 3분기 전년比 28.91% 증가
주요 증권사, IB·해외부동산 평가손실 증가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올해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하는 증권사가 한 곳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증시침체와 투자은행(IB) 부진,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리스크 관리 등에 따른 충당금 확보로 영업이익이 급감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1.4% 감소한 2조1008억원, 영업이익은 51.7% 늘어난 2719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64.4% 증가한 2041억원이다. 

증권사 중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NH투자증권의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3분기 영업이익이 1184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72.9%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조57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8%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743.9% 급증한 100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채권 랩과 파생결합증권(DLS) 관련 등에 따른 손실금액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올해 3분기 NH투자증권은 채권 랩(Wrap) 관련 손실 200억원, 파생결합증권(DLS) 관련 소송 패소 손실 300억원, 일본 태양광 발전소 평가 손실 300억원 등이 일회성 비용으로 반영됐다.

KB증권의 분기별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21.3% 감소했다. 올해 KB증권은 1분기에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냈다. 하지만 1분기 2623억원, 2분기 1923억원, 3분기 1512억원으로 분기별로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총자산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은 각각 0.81%, 8.05%로 나타났는데 이 역시 각각 전 분기 대비 3.57%포인트, 4.84%포인트 감소한 수준이다.

3분기 실적은 리테일(개인) 브로커리지(위탁매매)와 WM(자산관리)이 견인했다. 순수수료 수익 중 수탁수수료 수익은 359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9.0% 늘었으며 WM자산도 51조2000억원으로 전 분기(47조4000억원) 대비 3조원 넘게 증가했다.

하지만 IB(투자은행)수수료는 감소했다. 올해 1분기 IB수수료는 603억원, 2분기 1103억원, 3분기 662억원이었고 누적 기준 2368억원으로 집계됐다. 결과적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5% 감소했다. 상반기 대비 3분기 기업들의 조달 시장이 위축되며 IB수수료도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신한투자증권은 3분기 당기순손실 18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적자 전환했다.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8.2% 증가한 3885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87.4% 증가한 929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1~3분기 누적 기준 당기순이익은 223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0.8% 감소했다. 누적 영업이익은 22.1% 증가한 3495억원이다. 실적 감소는 젠투파트너스·라임펀드 고객과의 사적 화해 비용이 1200억원 반영됐기 때문이다. 여기 해외부동산 평가 손실 및 펀드 사적화해 관련 손실이 반영되면서 실적 상승은 끌어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증권의 3분기는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8.91% 증가한 2013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조1296억원으로 32.35% 감소했다. 순이익은 1510억원으로 22.32% 늘어났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어려운 증시 상황으로 전분기 대비 1억원 이상 고객 수는 소폭 감소했으나 7조9000억원의 고객자산 순유입을 통해 리테일 전체 고객자산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본사 영업부문은 부문별로 고른 실적을 달성했다"며 "기업금융(IB) 부문 실적은 구조화금융과 주식발행시장(ECM) 실적 호조로 전분기 대비 21.9% 증가한 727억원, 상품운용과 금융수지 역시 전 분기보다 18.0% 증가한 1514억원을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올해 영업이익 1兆 넘는 곳, 한국금융지주 유일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증권사들의 3분기 실적은 지난해보다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릴 수 있는 증권사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8월까지 거래대금이 급증해 브로커리지 수수료수익은 모두 증가하지만, IB와 해외부동산 평가손실 반영 등에 따라 실적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국내 증권사들의 실적 부진으로 인해 올해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어서는 곳은 한국금융지주가 유일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금융지주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1조157억원으로 1조 클럽에 간신히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지난해 영업이익 1조원을 훌쩍 넘겼던 미래에셋증권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7999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아울러, 지난해 영업이익 1조 925억원을 기록한 메리츠증권도 올해 1조클럽 입성에 실패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메리츠증권의 올해 영업이익이 7299억원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금리와 부동산 시장의 추세는 단기간에 바뀌기 어렵다"며 "부동산 PF는 일반적으로 사업기간이 2~3년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시장이 회복되더라도 과거 수준의 주관수수료를 수취하기까지는 추가적인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도 여전히 실적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해외 투자자산으로부터의 평가손실 및 손상차손과 PF 관련 충당금 적립이 추가로 발생하면서 전망치를 재차 하회할 전망”이라며 “7월 말 역사상 두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던 거래대금이 8월부터 투자자예탁금과 함께 급격히 감소하고 있고, 시장금리도 8월부터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실적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관련기사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