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금융권 '고금리 특판' 쏟아진다... "이차역마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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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금융권 '고금리 특판' 쏟아진다... "이차역마진 우려"
  • 문혜원 기자
  • 승인 2022.10.30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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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5%대 예금상품 등장...우리은행 최고
저축은행 '연 6%'출시...'오픈런' 진풍경도
단기납 저축성보험 '5%' 유행...'이차역마진' 우려
금감원 "적용금리보다 실질수익률 확인해야"

최근 금융권의 ‘고금리 수신 특판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은행권 5%대 예금 상품이 등장한 데 이어 금리가 5%를 넘는 저축보험 상품도 출시됐다. 특히 저축은행권에서는 연 6%를 넘긴 정기예금 상품에 가입자가 몰려 서버가 마비되는 등 진풍경이 펼쳐졌다.  

금융권의 고금리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통상 기준금리가 오르면 금융사들이 자금 유치에 열을 올리기 위해 특판 출시가 성행한다. 최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공시된 은행 정기예금(12개월) 상품현황을 보면, 주요 은행들의 정기예금 금리가 5%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 중에서는 우리은행 'WON플러스예금'이 연 4.67%로 가장 높다. 이어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과 하나은행 '하나의정기예금' 연 4.60%, KB국민은행 'KB Star 정기예금' 연 4.39%로 19개 은행 중 정기예금 금리가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인터넷은행들도 덩달아 금리를 대폭 인상했다. 케이뱅크 '코드K 정기예금'은 연 4.60%, 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 정기예금'은 연 4.50% 금리가 적용된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19일부터 정기예금 금리를 최대 1.20%포인트 올렸다. 케이뱅크는 앞서 7일 정기예금 금리를 1.1%포인트 높였다.

은행 예금 금리 급등의 영향으로 저축은행들도 최근 1주일여 사이 예·적금 금리를 6%대까지 높였다.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은 지난 29일 모바일뱅킹 애플리케이션(앱)인 '사이다뱅크'를 통해 가입할 수 있는 복리정기예금(변동금리) 상품에 최대 연 5.9% 금리 상품을 내놓았다.

OK저축은행은 지난 28일 OK정기예금과 OK안심정기예금에 연 6.5%(세전)의 특판 금리를 적용했다. OK저축은행은 한도 소진 시 별도 공지 후 특판을 종료할 방침이다. 다올저축은행은 지난 20일 연 6.5%대 정기예금을 출시하며 '오픈런'을 겪었다. 이날 영업점으로 고객이 몰리면서 지점 영업시간을 연장했고 모바일 앱은 접속 장애가 발생했다. 하루 만에 내부 목표금액을 채우면서 수신금리를 하향 조정했다. 상상인 계열 저축은행인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지난 19일 최고 연 6.0%의 금리혜택을 제공했다가 최근 5.75%로 소폭 내렸다.

보험업계에서는 한때 애물단지로 전락했던 저축보험에 연 5%금리 상품이 등장했다. 지난 24일 IBK연금보험은 금리 5.3%의 저축성보험을 출시했다. 5년 만기 상품으로, 보험료를 한꺼번에 내는 일시납 상품인데 목표금액 5,000억 원을 이틀 만에 초과했다. 

앞서 교보·한화·동양생명 등은 금리 4%~4.5%대 상품을 선보인 바 있다. 한화생명은 4.0%를 주던 저축보험 상품 금리를 0.5%포인트 높여 재판매에 나섰다. 가입자 반응은 뜨거웠다. 동양생명은 판매 5일 만에 5000억원어치를 완판했다. 흥국생명도 3000억원의 판매액을 올렸다. 이번에 IBK연금보험이 저축보험의 확정이율을 5%대까지 끌어올리면서 향후 보험사들의 금리 경쟁은 이어질 전망이다.

금융사들이 이처럼 고금리 특판 상품을 앞 다퉈 내놓는 이유는 여신에 필요한 자금을 저비용으로 조달하기 위해서다. 은행의 경우 예·적금 외 채권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자금을 조달하지만 이 중 예·적금이 가장 저렴하다. 저축은행과 보험사들의 경우는 수신 경쟁에서 은행들에게 밀려나 고객을 뺏길까 우려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레고랜드 사태의 여파가 일정 부분 작용했을 것으로도 보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발생한 강원도의 레고랜드 디폴트(채무불이행) 선언으로 인해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시장의 유동성이 고갈되면서 대출 사업에 주력했던 금융사들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여기에 저금리 시절 판매했던 저축보험의 해지 건도 증가해 금리경쟁력을 키워 자금을 확충한다는 구상도 깔려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저축성 보험의 경우 출혈경쟁 심화 시 보험가입자에게 약속한 이자를 투자 이익으로 보전하지 못하는 '이차역마진'이 발생할 우려가 있어 보험사 재무건전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저축성보험의 경우 사업비를 제외한 보험금과 이율을 더해 고객에게 일정 기간 이후 돌려줘야 할 돈이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생보업계 전체 평균 운용자산이익률은 3.3%로 집계됐다. 최근 5%대 저축성 상품이 이들 운용자산이익률보다 2%p 높은 수준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재 보험사들은 이를 대비해 5년납 상품을 출시하고 금액 한도를 설정하는 등 리스크에 대비하고 있다”며 “금리인상 추이를 지켜봐야겠지만 당분간은 저축성보험 판매 경쟁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저축성 보험 상품이 유행 기조에 따른 소비자 유의사항을 안내 했다. 금감원은 "연 복리 4.5% 저축성보험에 가입해 5년 만기시 실질금리는 연 복리 3.97% 수준"이라며 "적용금리가 아닌 실질수익률 확인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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