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2대주주 텐센트, 넷마블株 대량 매입 군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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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2대주주 텐센트, 넷마블株 대량 매입 군침
  • 최유진 기자
  • 승인 2022.02.2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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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M, 넷마블 보유지분 10% 매각설 솔솔
텐센트 넷마블 3대주주... 매수 유력후보 거론
추가 지분 확보 시 '최대주주' 올라서
中정부 빅테크 규제... 한국시장 눈돌려
계열사 앞세워 카카오 2대주주... 투자 확대
크래프톤 주식도 대량 매입... 경영권 위협
발언하과 있는 권영식 넷마블 대표집행임원 겸 넷마블네오 대표이사. 사진=시장경제DB
발언하고 있는 권영식 넷마블 대표집행임원 겸 넷마블네오 대표이사. 사진=시장경제DB

중국의 공룡 IT기업으로 꼽히는 텐센트가 국내 3대 게임사 중 한 곳인 넷마블 주식 대량 매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텐센트는 '소유하되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는다'는 기본 원칙을 강조하고 있으나 시장 전문가들의 반응이 마냥 우호적이지는 않다. 텐센트의 넷마블 주식 대량 매입이 현실화된다면 한국을 대표하는 주요 게임사 경영에 중국 자본이 언제든 개입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는 것이나 다름이 없기 때문이다.

텐센트는 계열사를 앞세워 국내 대형 포털 중 한 곳인 카카오 지분을 10% 넘게 소유하고 있다. 이를 통해 카카오 주력사업인 게임개발과 온라인 플랫폼, 가상자산 및 핀테크 부문에 이르기까지 투자 영역을 넓히고 있다. 텐센트가 카카오에 이어 국내 게임사 주식 지분 확대에 나선다면 국내 IT 산업의 중국 종속 현상은 더 심화될 수도 있다는 것이 시장의 우려 섞인 시각이다.  

현재 넷마블 최대주주는 방준혁 의장으로 발행주식 중 24.12%를 보유하고 있다. 2대 주주는 21.78%를 보유한 CJ E&M이다. 텐센트 계열사인 한리버인베스트먼트(HAN RIVER INVESTMENT PTE. LTD)는 17.52%를 보유, 3대 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21일 시장 동향에 밝은 복수 관계자들에 따르면, 텐센트는 CJ E&M이 보유 중인 넷마블 지분 중 약 10%를 사들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텐센트 측이 지분 추가 확보에 성공하더라도 넷마블 우호 지분이 충분해 경영권을 걱정할 단계는 아니다. 다만 단일 주주 기준으로 본다면 텐센트는 넷마블 최대 주주 지위를 넘볼 수도 있다. 

CJ E&M의 넷마블 주식 매각 목적은 SM엔터테인먼트 지분 인수를 위한 자금 확보로 알려졌다. CJ E&M이 콘텐츠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SM엔터테인먼트 지분 매입에 나설 것이란 관측은 지난해부터 증권업계를 중심으로 흘러나왔다. 이수만 총괄프로듀서가 보유한 SM엔터테인먼트 지분은 18.72%로 시장이 예상한 매입대금은 최대 7000억원 수준이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매각 방식은 '블록딜'이다. 시장에 미칠 충격파를 고려할 때 블록딜 방식을 채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주목할 점은 블록딜 방식을 따를 경우, 상위 대주주들에게 우선 매수권이 부여된다는 것이다. 지분을 내놓은 당사자가 2대 주주이므로 우선매수권은 1대주주에게 주어진다. 방 의장이 지분 인수에 나서지 않는다면 차순위 우선 매수권은 현 3대주주인 텐센트 측에 돌아가는 구조이다. 

사진=텐센트
사진=텐센트

 

中 정부, 빅테크 규제... 텐센트, 한국게임사 투자 확대 

텐센트가 국내를 비롯 글로벌 유망 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이유와 관련, IT기업에 대한 중국 정부의 노골적 규제가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는 견해도 있다. 

시진핑 정부는 이른바 빅테크 기업을 상대로 강도높은 규제에 나서고 있다. 중국 정부는 개별 기업 사이의 인수 합병에도 관여하면서, IT업계 전반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하고 있다. 텐센트는 최근 스트리밍 게임 플랫폼 후야(虎牙), 더우위(鬥魚)와 합병을 추진했지만 중국 정부의 규제로 뜻을 접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중국 IT기업들은 해외로 눈을 돌려 활로를 찾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텐센트의 국내 투자 확대 역시 같은 맥락에서 바라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실제 텐센트는 글로벌 기업 280여 곳에 24조원 가량을 투자하는 등 공세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의 경우 포털과 게임사에 투자를 집중하는 모습이다. 

텐센트 자회사인 이메지프레임인베스트먼트는 중견 게임사 크래프톤 지분 13.57%를 보유 중이다. 크래프톤 최대주주인 장병규 의장(14.36%)과의 지분율 차이는 0.8%p에 불과하다. 또다른 계열사 케이큐브홀딩스는 카카오 지분 10.57%를 보유한 2대주주이다.
 

텐센트, 북미 진출 교두보로 넷마블 활용 가능성    

북미시장 공략에 어려움을 겪는 텐센트가 넷마블 지분 확대를 통해, 우회로를 찾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2020년 9월 트럼프 대통령은 텐센트 제재안을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텐센트의 메신저앱인 위챗을 미국에서 퇴출시키기 위한 조치였다.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제재는 풀렸지만, 견제는 여전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중국 앱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넷마블은 북미시장에서 인지도가 높다. 지분 추가 인수가 성사되면 텐센트는 넷마블을 거점 삼아 북미시장 진출에 속도를 낼 수 있다. 지난해 넷마블은 글로벌 모바일 소셜카지노 게임기업 스핀엑스를 2조5000억원에 인수했다. 스핀엑스는 소셜카지노 게임 시장 점유율 4위 기업이다. 이를 토대로 북미 시장 진출에 주력할 것이란 분석이 적지 않았다.  

텐센트 관계자는 넷마블 지분 추가 인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CJ E&M 측이 매도 의사를 확실히 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했다. 

반면, CJ E&M 관계자는 "넷마블 지분 매각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다만 그는 "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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