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실적분석⑤] 박정림式 리스크관리 호평... KB증권, 순익 '고공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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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실적분석⑤] 박정림式 리스크관리 호평... KB증권, 순익 '고공행진'
  • 양일국 기자
  • 승인 2021.07.04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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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익 102억 적자에서 2230억원 '급증'
상반기 유상증자 약 2조원... 업계 기록
2분기까지 9조원대 대표주관 '신기록'
공인 리스크 전문가 박정림 '역량 입증'
LG에너지·카뱅 등 대형 IPO 예정... 하반기도 청신호
사진=시장경제DB
사진=시장경제DB

KB증권이 1분기 흑자전환과 동시에 창사 이래 최고실적을 달성한 후 상반기도 유상증자 부문 1위에 등극한 것으로 확인됐다. 증권가에선 업권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 박정림 사장의 리스크관리 역량이 다시 한번 검증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증권은 2021년 상반기 유상증자(Right Offering, RO) 부문 1위에 올랐다. 1분기 1조6,626억원에 이어 2분기 3,600억원의 주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641억원을 감안하면 괄목적인 증가세다.

KB증권은 1분기 역대 유상증자 '최대어'로 손꼽히는 대한항공 딜(3조3,160억원) 외에도 한화솔루션(1조3,461억원), 포스코케미칼(1조2,735억원) 등에 참여했다.

KB증권은 같은 시기 일반 회사채(Straight Bond)부문에서 전체 일반 회사채의 4분의 1(25.1%)을 차지했다. 올해 상반기 총 9조615억원의 일반 회사채 대표 주관실적을 쌓았다. 

상반기에 9조원대 대표주관실적은 KB증권이 업계 최초로 기록된다. KB증권은 2분기에만 총 46건의 딜을 수임하면서 4조5,886억원 규모의 대표주관실적을 기록했다.

KB증권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에서 흑자전환과 분기 최대실적을 동시에 달성하며 빠르게 업계 위상을 회복하고 있다. 앞서 KB증권은 지난해 1분기 주가연계증권(ELS) 관련해 일회성 자체 헤지(hedge·위험회피) 운용손실과 사모펀드 관련 충당금 140억원 등으로 적자선회한 바 있다. 

사진=KB증권 제공
사진=KB증권 제공

2021년 1분기 KB증권의 영업이익은 전년 같은 시기 53억2,800만원의 적자에서 2,803억2,000만원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102억원의 적자에서 2,230억원으로 뛰었다. 이 시기 수수료수익은 1,999억원에서 3,236억원으로 증가했고 영업비용은 5조1,922억원에서 2조6,311억원으로 줄면서 초유의 실적을 견인했다. 

세부적으로 순수수료이익은 2017년 5,520억원에서 2018년 6,250억원, 2019년 5,800원 수준을 보이다 2020년 9,170억원으로 급증했다. 분기 대비로는 1,740억에서 3,010억원으로 약 2배 성장세를 보였다.

사진=KB증권 제공
사진=KB증권 제공

WM(자산관리)부문은 개인 주식 시장점유율 상승, 해외주식 영업 강화에 따른 국내외 브로커리지(주식 위탁매매) 수익 증가세가 지속됐다. KB증권 온라인 고객자산은 24조원을 달성했고, 자산관리 서비스인 '프라임클럽' 가입자는 16만명을 넘어섰다.

KB증권의 WM금융상품 자산은 2019년 28조4,000억원에서 올해 1분기 33조4,000억원 수준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리테일 고객총자산 역시 2017년 61조원 수준에서 2020년 109조원, 2021년 1분기 117조원으로 꾸준히 늘고있다.

IB(투자은행)부문은 DCM(채권발행시장) 시장점유율 27.5%로 1위를 기록했다. ECM(주식발행시장)은 대한항공, 씨에스윈드 등 대형 유상증자 딜 외에도 LG에너지솔루션, 카카오뱅크 등 초대형 IPO(기업공개) 딜을 맡아 상장 추진중이다.

KB증권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KB금융지주 전체 순이익에서 17%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KB금융그룹 역시 1분기 당기순이익 1조2,701억원을 기록해 전년 같은 시기 7,295억원에 비해 74.1% 증가폭을 보이며 창사 이후 최대실적을 경신했다.

KB증권 관계자는 "S&T(세일즈앤트레이딩) 부문은 시장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 유연하게 대응해 채권운용수익을 높였고, 기관영업부문에선 패시브거래수수료와 LP(출자자) 운용수익을 제고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시장 회복세와 점유율 확대 그리고 전 사업부문의 고른 성장으로 이번 실적이 가능했다"고 총평했다.

3일 증권가 관계자는 "하반기 LG에너지솔루션, 카카오뱅크 등 대형 기업공개(IPO) 딜 수임‧상장 추진으로 추가적인 이익 개선이 기대되는 상황"이라면서 "사모펀드 이슈가 적절한 선에서 수습될 경우 당분간 KB증권의 '순항'에 이의를 제기하는 이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 박정림式 리스크 관리 역량 '합격점'

박정림 KB증권 사장은 증권업계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 '유리천정을 깨는 여성CEO'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박정림 사장은 2019년 KB증권 CEO에 선임된 이후 사모펀드 이슈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연임해 김성현 사장과 함께 3년째 KB증권의 사령탑 역할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정림 KB증권 대표이사, 김성현 KB증권 대표이사. 사진=KB증권 제공
왼쪽부터 박정림 KB증권 대표이사, 김성현 KB증권 대표이사. 사진=KB증권 제공

1963년생인 박정림 사장은 서울 영동여고를 나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86년 체이스맨해튼은행 서울지점에서 금융권 커리어를 시작했다. 이후 조흥은행, 삼성화재 등을 거쳐 2004년 KB국민은행 리스크관리본부 부행장, KB증권 WM부문 부사장을 거쳤다. 

박정림 사장은 한국인 최초로 세계리스크관리전문가협회 임원을 역임한 공인된 리스크 전문가로 통한다. 현재 KB그룹 내에서 지주·은행·증권 등 3개 회사 직급을 겸직하면서 계열사간 협업과 시너지 효과를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정림 사장의 주요 성과는 △2020년 업계 최초 구독 경제 모델 '프라임클럽 서비스' 개시 △환전 수수료 없이 해외 주식을 거래하는 '글로벌원마켓' △디지털 자산 관리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빅테크 업체들과의 제휴 등이 거론된다. 

2019년 1월 글로벌원마켓(Global One Market) 서비스 출시 후 올해 5월 말 기준 누적 계좌 수 75만 개를 넘어섰다. '글로벌원마켓'을 이용하면 한국·미국·중국A·홍콩·일본·베트남 등 글로벌 주식 거래 시 주문창에서 해당 주식의 외화 현재가와 원화 환산 현재가를 동시에 확인할 수 있으며 원화 증거금으로 거래가 가능하다. 

특히 글로벌원마켓 서비스는 KB증권 자체 FX 시스템을 통해 실시간으로 환전 처리돼 별도의 환전 수수료가 없으며 보유 주식 매도 시 자동으로 환전된 원화 예수금이 입금되는 것이 특징이다.

이 외에도 KB증권은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핀테크 업체와의 제휴 강화로 디지털 혁신을 모색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과 손잡고 인공지능(AI) 간편 투자 증권사 합작법인 설립, 줌인터넷과 함께 합작법인 '프로젝트바닐라'를 설립해 빅테크와의 협업도 적극 추진중에 있다.

2019년 10월 16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개최된 2019 IDC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어워드에서 KB증권 박정림 사장(가운데)이 `디지털 트랜스포머` 상을 수상한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양 옆은 산드라 응 IDC AP부사장(왼쪽), 한은선 한국 IDC 전무(오른쪽). 사진= KB증권 제공
2019년 10월 16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개최된 2019 IDC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어워드에서 KB증권 박정림 사장(가운데)이 '디지털 트랜스포머' 상을 수상한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양 옆은 산드라 응 IDC AP부사장(왼쪽), 한은선 한국 IDC 전무(오른쪽). 사진= KB증권 제공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2020년 10월 박정림 사장은 한국 IDC(International Data Corporation Korea Ltd.)가 주최한 제4회 IDC DX 어워드에서 한국 최고 'DX 최고경영자(CEO)'부문을 수상했다. 앞서 KB증권은 2019년 IDC DX 어워드에서도 한국 지역 최고상을 수상한 바 있다.

박정림 사장은 "지난해 KB증권은 코로나 사태로 인한 급격한 금융 시장의 변동성 확대와 업무적 제약에도 통합 이후 최대 성과를 창출했다"면서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 나가 더욱 경쟁력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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