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ESG 진단⑪] 親채권·必환경... KB증권, ESG 경영 새지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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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ESG 진단⑪] 親채권·必환경... KB증권, ESG 경영 새지평
  • 양일국 기자
  • 승인 2021.07.12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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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證, 상반기 대기업 ESG채권 대표 주관 1위
김성현 사장, 기업-자본시장 가교역할에 앞장
4년 연속 '탄소경영 섹터 아너스' 선정
"2030년까지 탄소배출 42% 감축" 공세적 행보
다문화·저소득 아동에 한글·경제교육 후원도
증권가 여직원 근속 1위... 임금격차도 최소
왼쪽부터 박정림 KB증권 대표이사, 김성현 KB증권 대표이사. 사진=KB증권 제공
박정림(왼쪽)·김성현 사장은 "KB증권은 사회책임투자 확산과 기업지배구조 투명성·효율성 제고를 통해 ESG경영체제 내재화를 통해 힘쓰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KB금융그룹의 ESG 경영전략 방향에 맞추어 업계선도 증권사로 도약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림 KB증권 대표이사, 김성현 KB증권 대표이사. 사진=KB증권 제공

<편집자 주> 최근 금융권의 화두가 된 ESG는 기업의 세 가지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
(Governance)의 약칭이다. 과거 기업의 역할을 이윤 추구로 한정하던 시대가 지났다. 이제 사회는 기업에 모범과 솔선수범을 요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미 ESG경영은 평판관리를 위한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지적한다. 무디스가 국가별 ESG 경쟁력 순위를 집계하고, 국민연금도 ESG를 투자 지표로 반영하고 있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는 말처럼 최근 동학개미 열풍으로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증권가에도 ESG경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본지는 증권사별 ESG경영의 현황과 특징을 짚어보고자 한다.

KB증권이 상반기 ESG채권 대표주관 실적에서 업계 선두 자리를 지켰다. 최근 비금융 대기업의 ESG채권 발행까지 주관하면서 투자의 지평을 넓힌 KB증권은 2030년까지 탄소배출 42% 감축을 예고하는 등 공세적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6월 말 기준 ESG(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채권 대표주관 실적에서 업계 1위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10년째 채권자본시장(DCM)에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KB증권이 자연스럽게 ESG부문에서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KB증권은 상반기 현대차·기아·LG화학·KT·SK 등 주요 대기업 ESG채권 발행을 주관했다. 지난해에는 일반기업 ESG채권 전량을 대표 주관해 ESG전문 금융사로 자리매김했다. 

KB증권은 지난해 12월 국내 증권가 최초로 이사회 산하에 ESG위원회와 전담 부서를 신설하면서 ESG경영의 포문을 열었다. 올해 3월 ESG위원회는 'ESG경영체제의 내재화'를 선언하며 삼호 태양광 발전, 태백 태양광 발전, 화성 고부가 PET 재활용설비사업 등 ESG부문 프로젝트 주관을 확대하고 있다.

3월 ESG위원회 회의에서 박정림·김성현 사장은 "KB증권은 사회책임투자 확산과 기업지배구조 투명성·효율성 제고를 통해 ESG경영체제 내재화를 통해 힘쓰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KB금융그룹의 ESG 경영전략 방향에 맞춰 업계 선도 증권사로 도약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후변화 위기 선제적 대응

KB금융은 임직원과 고객이 참여하는 '필(必)환경 캠페인'을 그룹차원 ESG경영의 일환으로 전개하고 있다. 구체적인 실천목표는 △복사 용지 줄이기 △플라스틱 없애기 △에너지 절약하기 등이다. 

사진=시장경제DB
사진=시장경제DB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회의 시 서류 대신 태블릿PC 사용을 장려하고 있다. 부서별 복사지 사용량을 매월 체크해 용지 절감 우수부서에 시상도 진행하고 있다.

KB증권 역시 그룹 계열사들과 함께 2030년까지 내부 탄소배출량을 2020년 대비 42% 감축하겠다는 목표 하에 다양한 친환경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복사용지 줄이기 캠페인과 모바일 등기우편서비스를 통해 종이문서와 우편DM을 줄여 환경보호와 사회적 비용 감소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18년부터 전 영업점에 전자서식 기반의 디지털 창구를 도입했다. 계좌개설을 비롯한 각종 업무처리를 종이서식에서 전자서식으로 전환해 빠른 업무처리를 제공하는 동시에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효과를 보고 있다는 평가다.

KB증권 관계자는 "일례로 2019년 종이 서식 사용은 전년 대비 62% 이상 감소했다"고 밝혔다. 그는 "전 업무영역에서 가능한 전자 보고와 전자 결재를 장려하고 있으며 사내 PC에서 인쇄 버튼을 누르면 인쇄가 꼭 필요한 내용인지, 양면인쇄 설정을 했는지 등을 확인하는 메시지가 뜬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비대면 업무처리 가능 영역 확대, 디지털 DM 확대, 카드 미발급 선택 시행으로 플라스틱 사용을 절감하고 사무실 점심시간·야간 자동소등, 업무용 내연차량의 하이브리드 차량 전환, 태양광 발전설비 구축(상반기 착공) 등 에너지 절약·효율화를 위한 다양한 노력도 전개하고 있다.

KB증권은 지난해 9월 KB금융그룹이 국내 금융그룹 최초로 선언한 '탈석탄 금융'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국내외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에 대한 신규 프로젝트 파이낸싱·채권인수를 중단하고 기후변화 위기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펼칠 계획이다. 

앞서 4월 28일 KB금융은 2020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 Climate Change)에서 기후변화 대응 성과를 인정받아 금융 부문 'CDP Korea 탄소경영 섹터 아너스'에 4년 연속 선정됐다. CDP는 세계 각 기업의 기후변화, 물, 산림자원 등 환경 관련 경영정보를 분석한 보고서를 발간해 전세계 금융기관이 투자와 대출 등 의사결정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소외된 곳에 온정을"...동반성장 위한 ESG경영

KB증권은 현재 '사회를 위한 책임경영'을 기치로 각종 사회공헌 사업에 앞장서고 있다. KB증권 관계자는 "고객과 임직원 등 이해관계자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추구하며 더 따뜻한 세상을 만들어 가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특히 KB증권은 미래 주인공인 청소년과 다문화가정을 위한 사회공헌에 주력하고 있다. KB증권의 대표 사회공헌활동인 '무지개교실'은 교육·문화적 혜택을 받기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학습공간 개보수, 도서관 환경조성을 지원하고 있다. 무지개교실은 2009년 시작해 현재 국내 15개소 해외 4개소를 두고 있다. KB증권은 향후 지속적으로 규모를 확대할 방침이다.

KB증권은 2018년 베트남 호아빈에 있는 '흐엉우이' 초등학교의 '무지개 교실' 조성 사업을 완료했다. 사진=KB증권 제공
KB증권은 2018년 베트남 호아빈에 있는 '흐엉우이' 초등학교의 '무지개 교실' 조성 사업을 완료했다. 사진=KB증권 제공

다문화 가정과 저소득 가정의 미취학 아동들을 위한 한글 교육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2016년부터 KB증권 임직원들이 직접 동화책을 읽고 녹음한 '음성 동화책'을 기증해오고 있다. 작년에도 임직원 20여 명의 목소리가 담긴 동화책 10권과 일반 도서 260여 권을 서울 양천구 소재 다문화 가정에 전달했다.

금융회사로서 전문성을 살려 2015년부터 전국 초·중·고등학교와 결연해 청소년 눈높이에 맞는 '1사1교 금융교육' 사업도 펼치고 있다. KB증권 임직원이 직접 일선 학교로 찾아가 강의를 하고 KB증권 본사와 지점에 학생들을 초대해 직업교육도 진행한다. 지난해 12월 기준 총 137개 학교와 결연해 작년에만 189차례 교육을 실시했다.

코로나 확산이 장기화됨에 따라 KB증권 사옥에 입주한 소상공인,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임대료를 감면하는 '착한 임대인' 사업도 진행 중이다. KB증권은 코로나가 본격 확산되기 시작한 지난해 2월 긴급 사회공헌위원회를 열어 기부금과 방역물품 등 지원을 신속히 의결한 바 있다. 

지난해 9월 KB증권의 김성현 대표(왼쪽 두 번째)와 박정림 대표(세 번째)가 서울 여의도 KB증권 본사에서 '플라워 버킷 챌린지'와 '덕분에 챌린지'에 동참해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KB증권 제공
지난해 9월 KB증권의 김성현 대표(왼쪽 두 번째)와 박정림 대표(세 번째)가 서울 여의도 KB증권 본사에서 '플라워 버킷 챌린지'와 '덕분에 챌린지'에 동참하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KB증권 제공

KB증권은 임직원을 위한 여성인재 육성, 일하는 방식 개선 등을 통해 양성이 평등한 직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결과 여직원 근속연수가 15.6년으로 업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앞서 2018년 대형 증권사 가운데 처음으로 여성 최고경영자(CEO)를 선임했고 2년 연속 남녀 임금격차가 가장 적은 증권사로 선정됐다.

기업평가 사이트 'CEO스코어'는 지난해 국내 500대 기업 중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318개 기업의 2019년 직원 연봉을 조사한 결과 KB증권 여직원의 평균 급여가 남성 직원 평균 급여의 69.1%인 것으로 집계됐다. 2018년에도 KB증권의 남직원 대비 여직원 임금 수준은 69.6%로 증권사 가운데 격차가 가장 적었다.

2019년 여성가족부와 '성별균형 포용성장 파트너십' 자율협약 체결 이후 여성 보직자 비율 확대, 여성 신입채용 확대 등 다양한 노력을 지속 중이다. 직장내 괴롭힘·성희롱 예방 교육, 다양성을 인정하는 문화정착을 위한 상호존중, 소통, 인문학 교육강좌도 상시 진행하고 있다.

KB금융 역시 그룹 차원에서 ESG경영 강화 전략의 한 축으로 양성평등에 주력하고 있다. 2021 블룸버그 양성평등 지수(Bloomberg Gender-Equality Index) 기업에 3년 연속 선정된 바 있다.

소비자보호도 ESG경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제다. 지난 4월 박정림·김성현 KB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소비자보호 실천 결의' 행사를 진행했다. 임직원이 소비자보호 중요성을 인식하고 내재화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금융소비자 보호 활동을 수행하고 매 분기 첫 영업일을 전사적 '소비자보호의 날'로 지정했다.

 

비금융 ESG채권 발행으로 지평 넓혀

KB증권은 책임투자 지속가능 투자에 대한 사회적 관심에 발맞춰 'ESG 연계 투·융자, 상품·서비스 No.1 House'를 목표로 ESG채권을 공급하며 기업과 자본시장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국내에서 발행되고 있는 ESG채권은 총 3종류로 △기후변화·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프로젝트, 인프라 사업 자금조달을 위한 그린본드(Green Bond) △중소기업 지원, 일자리 창출 등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소셜본드(Social Bond) △그린본드와 소셜본드의 목적이 결합된 지속가능채권(Sustainability Bond)이다.

KB증권 관계자는 "과거 ESG채권 시장은 공기업·발전자회사, 금융기관 발행이 주를 이뤘으나 최근에는 ESG와 관련한 사회적 관심도가 크게 높아지며 비금융 일반기업들의 ESG채권 발행도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KB증권은 2019년 비금융 일반기업 최초로 발행된 3,000억원 규모의 한국수력원자력 소셜본드를 주관하고 제조업 최초 SK에너지 그린본드와 GS칼텍스 그린본드 발행을 성공적으로 주관했다.

2020년 TSK코퍼레이션의 그린본드(1,100억원), 롯데지주 지속가능본드(500억원) 등 일반기업 ESG채권 발행을 100% 주관해 기존 금융사 위주 ESG채권 발행시장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5월 KB증권을 주축으로 'ESG채권 포럼'을 개최해 발행사 임직원과 투자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포럼은 인증기관과 발행회사,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패널로 참여해 국내외 ESG채권 현황과 전망, ESG채권 평가모형, 기업의 ESG 경영사례 등 실제 현장에서 궁금해하는 주제들로 강연이 이어졌다.

5월 제2회 ESG포럼에서 KB증권 김성현 사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KB증권 유튜브 캡쳐
5월 제2회 ESG포럼에서 KB증권 김성현 사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KB증권 유튜브 캡쳐

올해 상반기 발행된 일반기업 ESG채권은 35건에 달한다. 과거 대비 일반기업의 ESG채권 발행이 크게 증가한 수준이다. LG화학의 경우 총 1조2,000억원 규모로 공모 회사채를 발행, 이 가운데 8,200억원을 ESG채권으로 조달했다. 뿐만 아니라 KB증권은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SK, 포스코건설 등 대기업들의 ESG채권으로 조달에 주관사로 참여했다.

KB증권 관계자는 "발행기업의 니즈를 면밀하게 검토하고 선제적으로 제안함으로써 공공기관, 금융기관, 일반기업을 모두 아우르는 ESG채권 발행 주관실적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KB증권은 국내 최초로 ESG환경경영점수가 우수한 100개 기업에 투자하는 'KB KRX ESG Eco ETN'을 지난해 신규 상장했다. 올해에는 업계 최초로 ESG 지수 연계 ELS 상품 'KB able ELS 1703호'를 발행했다. 

KB증권 리서치센터에서는 ESG 리서치 역량강화를 통한 기업의 ESG관련 투자 정보의 제공 확대를 위해 별도 ESG 섹터를 담당하는 ESG솔루션팀을 신설해 관련 보고서인 'ESG Insight'를 발간했다. KB증권은 향후 기관투자가, 고액자산가 등에게 ESG투자전략 지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KB증권 관계자는 "ESG에 기반한 책임 있는 투자가 세계적 트렌드가 된 시점에 선제적으로 그린뉴딜·혁신금융과 연계한 투자 융자 실행을 확대하고 있다"면서 "증권업 특성에 맞는 ESG전략 추진으로 사회적 책임과 기업 가치 제고, 기업고객의 ESG경영 파트너로서의 선도적 지위를 확보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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