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실적분석①] 미래에셋, 창립 이래 최대익... 해외투자·발행어음 인가 '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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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실적분석①] 미래에셋, 창립 이래 최대익... 해외투자·발행어음 인가 '날개'
  • 양일국 기자
  • 승인 2021.05.27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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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중개수수료 전년 대비 88% 증가
자산관리(WM)·기업금융(IB) 부문 '견조'
발행어음업 최종 인가로 유일 IMA 자격
증권가, 대형 IPO 등 2분기 호실적 전망
사진=시장경제DB
사진=시장경제DB

미래에셋증권이 올해 1분기 영업이익 4,191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증권사 중 최초로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기록한 이후 호실적을 성공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증권가에선 미래에셋증권이 수년간 공들여온 해외투자가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고, 이달 초 발행어음업 최종인가까지 받으면서 2분기에도 선전을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의하면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1분기 영업수익 4조7,634억원, 영업이익 4,191억원, 당기순이익 2,968억원을 달성했다. 역대급 일평균거래대금에 힘입어 전년 대비 브로커리지 수수료가 88.3% 증가했고, WM와 IB 수수료수입 역시 호조를 보여 수수료 손익이 54.9% 증가했다. 전분기 대비로는 30.4% 높아진 수치다. 배당금수익 역시 전년 대비 26.7% 늘었다. 분기 중개순이익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업계에선 1분기 시장금리 변동성 확대에도 선제적인 헤지 포지션을 통해 운용손익을 양호하게 방어했다는 시각이 많다.

유근탁 키움증권 연구원은 "거래대금 확대에 수혜를 받는 대표적인 대형 증권사로 분기 중개순수익 약 2,559억원으로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1분기 중 사명을 미래에셋대우에서 미래에셋증권으로 변경한데 따른 영업외비용은 일회성으로 약 566억원 발생했다. 이를 제외하면 역대 최대 분기실적을 기록한 셈이다.

사진=이베스트 투자증권 제공
사진=이베스트 투자증권 제공

유안타증권 정태준 연구원은 "트레이딩, 상품손익, 영업외손익 등이 추정치를 하회했으나 Pre-IPO 주식 회수 시 크게 이익이 증가할 수 있는 투자자산을 다량 보유하고 있다"면서 "영업외비용 증가는 사명변경에 따른 일회성 요인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관련 항목에 대해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리테일 신용공여 증가와 부동산PF 대출 감소 추세에도 불구하고 시장금리 상승으로 마진도 개선됐다"고 덧붙였다.

복수 전문가들은 이 외에도 랩어카운트와 연금 증가,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주관·인수금융 등 수수료 확대(858억원)를 1분기 미래에셋증권의 호실적 배경으로 지목했다. 

대신증권 박혜진 연구원은 2016년부터 시작된 해외투자의 성과가 지난해부터 가시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판교알파돔시티 관련 투자이익에 이어 올해 디디추싱·그랩·조마토(인도 음식배달 플랫폼) 등 다수 스타트업기업들의 IPO가 예정돼 있다. 

박혜진 연구원은 "언론에 보도된 디디추싱의 공모가는 동사의 초기 투자금의 2~3배 수준으로 관련 이익만 3,000억원가량 반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선 미래에셋 그룹이 중국 안방보험과의 1심 소송에서 승소한 것도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 약 7조원 규모의 미국 15개 고급호텔 매매계약을 놓고 미래에셋그룹과 중국 안방보험 간 1심 재판에서 미래에셋이 승소했다. 미국 델라웨어 법원은 안방보험에 이미 지급했던 계약금, 7,000억원과 소송비용 등을 돌려줄 것을 명령했다.

앞서 2019년 9월 미래에셋그룹은 안방보험이 소유한 미국 호텔 15개를 총 58억달러(약 7조원)에 인수하는 내용의 매매계약을 맺고 계약금 5억8,000만달러(약 7,000억원)를 지급했다. 그러나 일부 호텔의 소유권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미래에셋은 당초 4월이었던 잔금 납입 절차를 중단하고 매매계약 취소를 통보했다. 

사진=시장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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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어음업 인가로 유일 IMA 자격... "2분기도 순항 예상"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12일 금융당국으로부터 발행어음업(단기금융업무) 최종 인가를 받아 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KB증권에 이어 네 번째로 발행어음업에 진출한 증권사가 됐다. 발행어음업 인가를 신청한 지 약 3년 10개월 만이다.

발행어음업은 초대형 투자은행(IB)의 핵심 업무다. 발행어음업은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만기 1년 이내인 단기 어음을 발행·매매·인수하는 금융업무다. 4조원 이상 자기자본 등 요건을 갖춰 초대형 IB가 되면 자기자본 최대 2배 자금을 조달·운용하는 발행어음업을 할 수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최대 18조2,000억원을 조달할 수 있게 됐다.  

미래에셋증권은 2017년 7월 금융당국에 발행어음업 인가를 신청했지만 같은해 12월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 몰아주기 조사로 심사가 중단됐다. 이후 지난해 5월 공정위가 검찰 고발 없이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하는 선에서 일단락하면서 금감원 심사가 재개됐다. 검찰도 최근 미래에셋증권의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형사제재 없이 사건을 종결했다.

금융권에선 발행어음업을 통해 미래에셋증권이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큰 원동력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자금으로 초대형 IB는 중소·중견기업 대출, 부동산 금융, 비상장사 지분 매입, 해외 사업 등 여러 사업에 투자함으로써 수익 다각화가 가능하다.

최현만 수석부회장(왼쪽)·김재식 PI 총괄 사장. 사진=미래에셋증권
최현만 수석부회장(왼쪽)·김재식 PI 총괄 사장. 사진=미래에셋증권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증권이 올해부터 발행어음 사업을 개시하면 내년부터는 의미 있는 수익을 거둘 것"이라며 "발행어음 잔고를 올해 말 2조원, 내년 말 6조원으로 두고 150b(1bp=0.01%)의 마진을 가정할 때 내년 미래에셋증권의 예상 수익은 600억원 정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래에셋증권은 발행어음 사업인가를 통해 IMA(종합금융투자계좌) 사업에도 진출할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 IMA는 자기자본 8조원이 넘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가 발행어음업 인가를 얻게 되면 할 수 있는 사업이다. IMA는 발행어음과 달리 발행 한도가 없어 증권사로선 자금 조달을 더욱더 쉽게 할 수 있다. 국내에선 미래에셋증권만 이 기준을 충족하고 있다.

여러 조건을 토대로 증권가에선 미래에셋증권이 2분기 이후에도 안정적인 호실적을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유근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증권의 2분기 순영업수익과 지배주주순이익으로 각각 5,710억원, 2,445억원을 전망한다"면서 "암호화폐 시장 부진으로 인해 주식시장으로 거래대금 재유입 기대, 견조한 거래대금에 대한 수혜를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IB 부문에서도 2분기 중 대형 기업공개(IPO) 딜이었던 SKIET 대표주관 등으로 수수료수입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고 부연했다.

한편, 미래에셋증권은 자사주매입과 소각 역시 지속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까지 3,800억원 상당인 총 5,300만주의 자사주 매입을 실시했으며 그 중 1,300만주를 소각한 바 있다.

27일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다각화된 사업구조와 철저한 리스크 관리, 재무 안정성을 바탕으로 견고한 손익을 창출해 글로벌 탑티어 투자은행으로 성장할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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