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脫수직계열화 속 독자 경쟁력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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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脫수직계열화 속 독자 경쟁력 강화
  • 신준혁 기자
  • 승인 2021.03.19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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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달라진 수직계열화 분위기
안동일 사장 “수익성 중심 철강사 완성”
내부거래 줄이고 신소재 강판 개발 나서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 사진=현대제철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 사진=현대제철

현대차그룹의 수직계열화 구조에서 '철강 공급'을 맡고 있는 현대제철이 홀로서기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를 위한 강판 제조 기업'이라는 기존 인식에서 벗어나 자체적인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현대제철은 현대차그룹향으로 자동차 강판과 특수강 등을 공급하며 그룹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 가운데 자체 제철소를 보유한 브랜드는 현대차가 유일하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제철(강판)-현대위아(부품)-현대모비스(생산라인)-현대글로비스(물류)-현대차(자동차제조)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하지만 계열사의 제품 가격 인상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현대제철의 지난해 실적은 수요산업이 하락하면서 판로를 확보하지 못해 대폭 감소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12.1% 감소한 18조234억원, 영업이익은 78% 감소한 73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2년 연속 1%를 밑돌았다.

그룹 내 수직계열화 분위기도 미묘하게 달라지고 있다. 정의선 회장이 취임하고 전기수소차, 도심항공(UAM), 로보틱스 등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로의 전환을 천명했기 때문이다. 그룹 입장에서 다량의 탄소를 발생시키는 제철 사업은 미래 모빌리티 비전과 상반된다. 정 회장은 지난해 임기 만료 1년을 앞두고 현대제철 사내이사직에서 중도 사임했다. 2012년 사내이사로 오른 이후 8년 만이다. ‘쇳물에서 차까지’로 대표되는 수직 계열사의 경영보다 그룹 핵심인 미래 모빌리티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셈이다.

동시에 현대제철을 이끌고 있는 안동일 사장의 경영전략에 대한 기대감과 부담감도 높아지고 있다. 2019년 취임한 안 사장은 포스코 광양제철소장과 포항제철소장 등을 역임해 제철 설비와 생산분야 전문가로 평가 받는다.

안 사장의 경영 키워드는 ‘수익성 중심의 철강사’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노조와의 협의 끝에 경쟁력이 낮은 박판열연설비, 컬러강판설비 등의 사업을 철수했다. 컬러강판라인(CCL)은 타 제강사 대비 노후한 설비 등으로 매년 100억원 이상의 적자를 내는 사업부였다. 이어 단조사업 부문을 분리시켜 단조전문 자회사 현대IFC를 출범해 철강 본연의 사업성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또 다른 전략은 전기차 시대에 맞는 자동차용 강종 개발이다. 현대제철은 매년 신소재 개발을 위해 1100~1400억원을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자동차용 신제품 6건을 출시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까지 266종의 자동차 강종을 개발했으며 자동차 강종 커버리지를 74%까지 높인다는 방침이다.

내부거래 비율은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현대차그룹과의 내부거래 비율은 2016년 19.1%에서 지난해 16.8%로 2.3%포인트 감소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의 수직계열화 분위기가 예전 같지 않다”며 “현대제철의 자체 경쟁력이 요구되는 만큼 신소재 개발과 글로벌 완성차 업체로의 판로를 확보하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1분기 실적은 체질 개선에 힘 입어 반등이 예상된다. 증권가는 현대제철의 1분기 별도 기준 영업이익을 전년 동기 대비 350% 상승한 160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권순우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311종의 강종 개발이 완료되면 공급능력이 강화되고 이미 개발한 핫스팸핑과 초고장력강을 기반으로 외부시장의 비중이 늘어날 것”이라며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 생산이 시작되면 가치 개선도 이뤄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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