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창출은 커녕... 규제에 치인 유통街, 생존 몸부림
상태바
일자리 창출은 커녕... 규제에 치인 유통街, 생존 몸부림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0.07.20 11: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통3사 매출 꾸준히 늘어도 영업이익은 감소
신세계 사상 최대 실적 올렸지만 일자리는 줄어
SSG닷컴·지방 별도법인 이동..."일자리 안 줄었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후 유통기업들은 일자리 창출을 약속했지만 3년이 지난 지금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실적부진으로 일자리 창출 여력이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이 기간 동안 신세계백화점은 사상최대 실적을 2년 연속 기록했지만 일자리는 오히려 1000여명이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街, 뼈아픈 실적부진... 정규직·비정규직 모두 감소

디자인= 김수정 디자이너
디자인= 김수정 디자이너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2018년부터 올해까지 주요 유통기업들은 각종 규제와 온라인 쇼핑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며 뒷걸음질쳤다. 문 대통령은 일자리를 강조하며 유통기업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이에 신세계와 롯데 등은 연간 1만명 이상의 일자리 창출을 약속했지만 3년여가 흐른 지금 이 약속은 지켜지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통 기업들이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실적 부진을 꼽을 수 있다. 2018년과 2019년 유통 3사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대체로 매출은 늘었지만 가장 중요한 영업이익은 줄어든 모습이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전년대비 1691억원의 영업이익이 감소됐다. 현대백화점 645억원, 이마트 3121억원 등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와 함께 일자리도 줄었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고용형태공시제'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지난 3년간 6244명의 근로자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이마트는 3046명, 신세계백화점 666명이 감소했다. 현대백화점은 단 2명 감소했다.

일자리는 정규직 비정규직 할 것 없이 모두 줄어들었다. 롯데쇼핑의 소속 외 인력은 2018년 1만2821명에서 올해 1만844명으로 1980명이 줄었다. 같은 기간 현대백화점은 62명, 신세계백화점은 376명이 감소했다. 다만, 이마트의 소속 외 인력은 1760명이 증가했다.

이에 대해 이마트 관계자는 "인력변동이 크게 있었던 것은 아니고, 작년까지 빠져있었던 물류센터 용역사원들을 올해부터 포함시키면서 소속외 인력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롯데쇼핑의 경우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합치면 약8000명의 일자리가 감소했다. 유통 기업 중 가장 큰 규모다. 2018년 10월 신동빈 회장이 경영 복귀 후 "향후 5년간 50조원을 투자하고, 7만명을 고용할 것"이라고 발표한 것이 무색해질 정도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실적부진으로 신규 인력 채용이 어려웠다"며 "소속외 인력의 경우 점포 구조조정을 하면서 협력업체 직원들이 감소한 것이 영향을 끼친 것 같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대규모 점포 구조조정이 예정된만큼 일자리 감소는 더욱 가속화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상 최대 매출 기록한 신세계... 일자리 1000개 줄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전경. 사진= 신세계백화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전경. 사진= 신세계백화점

신세계는 지난해 매출 6조원을 넘기며 2011년 이마트와 분할한 이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 6조3942억원으로 전년대비 23.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4681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7.8%늘었다. 2018년에도 매출 5조1857억원, 영업이익 3974억원으로 사상최대 실적을 기록한데 이어 2년 연속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하지만 이 기간동안 일자리는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신세계는 2018년 3679명에서 2020년 3013명으로 666명이 줄었다. 소속외 인력도 2018년 2393명이었지만 올해 2017명으로 376명이 줄었다. 모두 합치면 1042명이나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실적은 전년대비 매출 1조2085억원, 영업이익 704억원을 더 벌었지만 일자리는 오히려 줄어든 셈이다.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는 시기에 성장 폭이 적지 않음에도 일자리 창출에는 소홀했다는 비난이 일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실적 부진으로 일자리 창출 여력이 없는 타 기업들과 비교되는 대목"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에 대해 신세계 관계자는 "SSG닷컴 분사로 인한 인력 이동과 인천점이 빠지면서 관련 협력사 인원이 줄어든 것이 영향을 끼쳤다"며 "신규채용은 감소없이 그룹차원에서 꾸준히 이뤄졌지만 분사와 지방점(광주, 대구점)의 별도법인으로 인원이 빠지면서 감소된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관련기사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