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들, 어렵지만 일자리 늘렸다... 광동제약은 돈 벌고도 '역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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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들, 어렵지만 일자리 늘렸다... 광동제약은 돈 벌고도 '역주행'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0.07.25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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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근당 고용 1위... 275명 증가, 여성도 102명 늘어
수백억 적자에도 주요 제약사 대부분 일자리 증가
광동제약 영업익 증가에도 일자리 창출 소극적
충정로 종근당 본사 전경. 사진= 종근당
충정로 종근당 본사 전경. 사진= 종근당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지난 3년간 제약업계의 일자리 창출 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반적으로 소폭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문재인 정부가 강조한 일자리 창출에 제약업계가 어느 정도 기여한 것이다. 그 중 종근당은 일자리 증가와 여성 일자리 모두 업계에서 가장 많이 증가해 눈길을 끌었다. 이와는 반대로 광동제약은 이 기간 영업이익 등이 증가했음에도 23명의 직원이 오히려 줄었다.

◇적자 불구, 조금이라도 일자리 늘린 제약사들

고용노동부가 매년 발표하는 '고용형태공시제'를 분석한 결과 국내 주요 제약사 대부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일자리를 소폭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제약사 일자리 증감 현황. 디자인= 김수정 디자이너
주요 제약사 일자리 및 실적 증감 현황. 디자인= 김수정 디자이너

가장 많은 일자리를 창출한 제약사는 종근당으로 2018년대비 275명을 신규채용했다. 특히 지난해 영업이익(연결기준)이 줄어들었음에도 가장 많은 일자리를 창출해 이목을 끈다. 더불어 여성 근로자 증가도 업계 1위를 기록했다.

종근당 관계자는 "2017년 직원행복경영 선언 이후 신규 채용과 청년 고용을 늘리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을 꾸준히 진행해왔다"며 "매년 이러한 기조를 이어가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종근당은 2017년에 ▲각 계열사 150여명 전원 정규직 전환 ▲2018년 420명 이상 신규채용 ▲청년고용률 2018년 15%확대 ▲블라인드 채용방식 등을 골자로 하는 '직원 행복경영'을 선언한 바 있다. 

이어 보령제약 206명, 동국제약 193명, 녹십자 150명, 한미약품 94명 순으로 일자리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동국제약은 2019년에 2018년 대비 23명 증가에 그쳤지만 올해는 지난해보다 156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에 대해 동국제약 관계자는 "매년 두자릿 수 성장을 기록했고, 성장한만큼 각 사업부 규모가 커지면서 근로자 채용을 늘렸다"며 "올해는 기존 홈쇼핑과 온라인 등에서만 판매해오던 화장품 사업을 오프라인 판매로 확대하면서 관련 매장 직원 증가가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일부 기업은 적자를 냈지만 일자리를 늘렸다. 앞서 언급한 종근당과 더불어 ▲녹십자 ▲유한양행 ▲중외제약 ▲일동제약 등이다. 이 중 중외제약은 가장 큰 406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음에도 53명의 신규 채용을 진행했다. 

중외제약 관계자는 "지난해 일회성 비용 지출로 적자를 기록했지만 사업은 꾸준히 영위하고 있기 때문에 신규채용을 기존대로 진행했다"고 말했다.

◇여성일자리 꾸준히 증가... 보수적·남성중심 이미지 탈피

주요 제약사들은 전체 일자리와 더불어 여성 일자리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제약업계는 보수적이고 남성 중심 문화로 알려졌지만 다양한 정책을 펼쳐 이를 개선하는 모습이다.

주요 제약사 여성 일자리증감 현황. 디자인= 김수정 디자이너
주요 제약사 여성 근로자 증감 현황. 디자인= 김수정 디자이너

지난 3년간 가장 많은 여성 근로자가 증가한 곳은 종근당으로 2018년 567명에서 669명으로 102명이 늘었다. 이어 동국제약 83명, 보령제약 70명, 녹집자 66명 등으로 증가했다. 

제약업계의 여성 근로자 증가는 최근 몇년새 증가세를 그리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지난해 발표한 '2017년 4분기 보건산업 고용동향'을 살펴보면 남성 68%, 여성 32%를 차지했다. 이는 2010년 여성 28.5%, 남성 71.5%에서 상당히 개선된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오너들의 제약업계의 남성문화 개선 의지가 강하고, 일반의약품이나 뷰티, 건기식 등의 사업 확장으로 여성 판매직원이 늘어난 것이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광동제약, 돈 벌었지만 일자리 23명 감소

대부분의 제약사들의 일자리가 늘었지만 광동제약은 오히려 23명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광동제약은 지난해 매출 1조2383억원, 영업이익 418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581억원, 79억원이 증가했다.

하지만 일자리는 ▲2018년 996명 ▲2019년 973명 ▲2020년 973명으로 일자리 창출에는 소극적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기간 여성 일자리는 3명 늘었다. 수백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조금이라도 일자리를 늘린 타 제약사들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광동제약의 답변을 듣기 위해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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