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이터 時代' 금융권 격돌... 미래시장 선점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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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이터 時代' 금융권 격돌... 미래시장 선점 치열
  • 오창균 기자
  • 승인 2020.05.21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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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이터 산업 8월 5일 개막... 시중은행 경쟁 불보듯
데이터 비용 놓고 카드사·핀테크 업체 간 혈투 예고

8월부터 시행되는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 산업)을 놓고 금융회사들이 시장 선점을 위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고객의 신용정보를 활용한 신(新)사업이 다양한 영역에서 출현할 전망이다. 이에 각 금융회사들은 차별된 서비스 제공을 약속하며 변화하는 시대를 맞을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

금융당국은 8월 5일 신용정보법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마이데이터 산업 진출 수요 조사와 예비 컨설팅을 진행 중이다.

마이데이터는 흩어져 있는 신용정보를 통합해 관리하거나 개인의 거래내역·투자정보를 분석해 유리한 금융상품을 추천해 주는 기능을 뜻한다. 관련 산업은 다수의 고객정보를 확보하고 있는 금융업권의 새로운 수익창출 모델로 꼽히고 있다.

금융분야에서 마이데이터 산업을 영위하려는 회사는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최소 자본금 5억원, 주요 출자자 요건, 사업계획의 타당성 등을 갖춰야 한다.

인적 요건의 경우 안전한 신용정보보호를 위해 정보보호 담당자가 충분히 충족돼야 한다. 물적 요건은 신용정보의 안전한 처리를 위한 정보처리·통신설비 등의 구축이다.

금융당국은 마이데이터 산업 허가를 원하는 사업자에 대한 사전 수요조사를 28일까지 실시하고 6월 중 설명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6~7월쯤에는 예비 컨설팅을 진행할 예정이다.

고객 데이터 활용이 활성화될 경우 소비자 맞춤형 상품 개발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성장이 멈춘 시중은행 간 경쟁전이 상당히 뜨거울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금융 데이터거래소 데이터 제공사로 참여하며 시장 선점에 나섰다. 또한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지난 18일 전사적 자원관리(ERP) 핀테크업체인 더존비즈온을 방문했다. IB 거래를 주선한 신한금융투자가 그룹 전체의 디지털 전환에 필요한 핵심 기술력을 더존비즈온이 갖고 있다고 보고 조용병 회장에 방문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출시한 이동통신서비스 리브엠(Liiv M)을 통해 파악된 고객 데이터를 발판으로 사업 혁신을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 5월 초 리브엠 가입자는 6만5,000명을 돌파했다. 사업 공식 출범 이후 가입자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통신과 금융이라는 이종(異種) 업종 협업은 마이데이터 시대를 준비하고 있는 KB국민은행의 핵심 카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은 정보를 분석해 고객 관심사와 특성을 파악하고 맞춤 상담을 제공하는 등 빅데이터를 활용한 금융서비스를 선보였다. 우리은행 역시 고객 맞춤형 상품·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빅데이터를 활용한 초개인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NH농협은행과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와 연합진영을 구축하고 마이데이터 시장 동반 진출을 꾀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18일 'IBK 마이데이터 사업' 추진 전략 수립을 위한 자문사 선정 공고를 내고 사업 모델 마련에 돌입했다.

카드사와 핀테크 업체 간 경쟁도 관전 포인트다. 현재 카드사와 핀테크 업체들은 결제·승인내역 제공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마이데이터 활용을 노리는 핀테크 업체들은 실시간 승인 내역이 제공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카드사들은 비용 문제를 들어 결제 내역만 제공하는 방향을 검토 중이다.

카드사들은 핀테크 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방대한 금융정보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주로 데이터를 판매하는 입장이다. 만약 실시간 승인 내역까지 핀테크 업체들에게 제공할 경우 트래픽 비용이 급격히 증가할 수 있기 때문에 문제를 감당할 수 없다고 입을 모으는 상황이다.

아울러 카드사들은 판매하는 데이터 가격이 핀테크 육성을 이유로 터무니없이 낮게 책정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역차별을 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데이터 제공 과정에서 불거지는 비용 분담 문제를 금융당국이 공정하게 정리하지 않을 경우 마이데이터 산업 진입에 있어 카드사들이 불이익을 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마이데이터 관련 사업은 카드사들의 숙원이자 생존이 걸린 영역인 만큼 이번에는 한치 양보 없는 혈투가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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