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은 월세-관리비 ‘공짜’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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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은 월세-관리비 ‘공짜’ 어디?
  • 정규호 기자
  • 승인 2017.01.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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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창업허브’ 4월 개관…최대 300개 기업 입주 가능

올해 서울에서 소상공인들과 스타트업 등 벤처기업을 지원하는 대규모 시설이 개장돼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임대료와 관리비를 받지 않고, 300여개의 스타트업을 수용할 수 있는 '서울창업허브'와 신 제조 산업을 평가받고 있는 업사이클링(Up-Cycling, 새활용)을 원스톱으로 진행하는 '서울새활용플라자', 푸트트럭업계에서 '기회의 땅'으로 불리는 '밤도깨비 야시장' 개장이 확정됐다.

시는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2017년 주요 시책'을 발표했고, 본지는 소상공인과 스타트업 관련 시책만을 따로 뽑아봤다. 

서울시는 300개의 스타트기업을 입주시킬 수 있는‘서울창업허브’를 오는 4월 마포구(구 산업인력관리공단)에 개장한다고 10일 밝혔다. ⓒ 서울시

앞으로 스타트업들이 비싼 사무실 임대료와 관리금 때문에 사업을 접는 일은 줄어들 전망이다. 서울시는 창업 관련 서비스를 한 번에 받아 볼 수 있는 ‘서울창업허브’를 오는 4월 마포구(구 산업인력관리공단)에 개장한다고 10일 밝혔다.

시는 이곳을 스타트업의 최대 발굴지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본관은 지상 10층·지하 1층·연면적 1만7,753㎡이며, 별관은 지상 4층·연면적 5,906㎡다. 시는 스타트기업은 최대 300곳이 입주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스타트업 성지로 불리는 판교보다 부지는 작지만 목표 유치 기업만 놓고 보자면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이곳에서는 스타트업 입주부터 투자 유치, 해외 진출, 강연 등 다양한 보육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특히, 입주 기업으로 선정된 스타트기업은 임대료와 관리비가 전액 무료다. 1차적으로 선정된 스타트업은 6개월까지 생활이 가능하며, 우수 스타트업으로 뽑혔을 경우 최장 3년까지 사용이 가능하다. 서울창업허브 운영기관은 서울산업진흥원이 맡고 있다.

시는 운영기관까지 확정됨에 따라 개장을 앞둔 3월까지 펀딩사, 변호사, 세무사, 엑셀러레이터 등 스타트업 관련 업체들을 모집한다는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입주 유치기업만 놓고 보자면 전국 최대 규모"라며 "이번 사업을 통해 많은 스타트업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 한국에도 ‘프라이탁’ 같은 업사이클링 기업 나오나?

한국에도 스위스의 ‘프라이탁’ 같은 유명 업사이클링 기업이 나올지 기대되고 있다. 시는 버려지는 제품을 새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서울새활용플라자’를 올해 상반기 중으로 운영하겠다고 10일 밝혔다. 플라자의 위치는 성동구 중랑물재생센터 내 부지이며, 규모는 1만5,530㎡(지하 2층, 지상 5층)다.

서울시는 서울새활용플라자 개장을 통해 한국에서도 '프라이탁' 같은 세계적인 업사이클링 기업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 프라이탁 홈페이지

시는 이번 플라자 운영을 통해 업사이클링을 신 제조 산업으로 재탄생시킨다는 계획이다. 플라자에는 업사이클링 관련 기업 입주부터 컨설팅, 체험장까지 마련된다.

기업이 소재를 기부하면 전문 기술로 숙련된 공방에서 업사이클링을 한 뒤 전시를 통해 재판매 하는 일련의 과정이 플라자에서 원스톱으로 진행한다. 시는 월 초부터 업사이클링 원스톱 시설을 구축하기 위해 공방, 은행, 전시업체 모집에 나선 상황이다.

업사이클링은 리사이클링(재활용)의 의미와 조금 다르다. 버려진 옷, 현수막 등 버려지는 원재료에 창의성과 사용성을 불어넣은 제품을 말한다.

유럽의 선진국에서는 신 제조 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버려진 소재로 가방, 핸드폰 가죽 케이스 등을 제작하는 스위스의 기업인 ‘프라이탁’이 대표적인 성공 케이스다. 일반인에게 가장 잘 알려진 업사이클링 기업이기도 하다. 스페인의 데마노라는 기업도 유명하다. 이곳은 버려진 현수막으로 가방과 지갑 등을 만들고, 폐업하는 우산 공장에서 받아온 소재로 서핑에 사용되는 천을 만든다.

우리나라의 업사이클링 산업은 아직 초보단계지만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무역연구원이 발표한 업사이클링 시장 규모는 2013년 기준으로 25억 원에 불과했지만 2015년에는 4배 증가한 100억 원에 달했다. 올해는 몇 배 이상 더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사이클링 발전에는 스타트기업들의 진출이 큰 몫을 했다. '커피큐브'는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업사이클링 스타트업 업체다. 3년에 걸친 연구개발 끝에 '커피 점토'를 특허 출원했다. 이 업체는 제휴를 맺은 커피 전문점에서 커피 찌꺼기를 얻어다 건조한 뒤 특수 공정을 거쳐 점토를 만들고 있다. 스타트업 '얼스그라운드(Earthground)'는 커피 찌꺼기로 탁상시계인 '그라운드 클락', 화분인 '그라운드 클락' 등을 제작해 온·오프라인에서 판매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한국에서도 업사이클링이 하나의 산업으로 재탄생하고, ‘프라이탁’ 같은 기업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 푸드트럭 업계의 ‘기회의 땅’…밤도깨비 야시장 3월 개장 확정

푸드트럭 업계에서 ‘기회의 땅’으로 불리는 ‘밤도깨비 야시장’이 올해 3월 개장하는 것으로 확정됐다. 시는 올해 3월 중으로 서울만의 특색을 갖고 있는 시장을 선정하고 야간에 개방하겠다고 밝혔다. 청년들에게는 창업의 기회를 제공하고, 시민과 관광객에게는 문화관광명소로 선보이겠다는 것이 시의 계획이다.

서울시는 푸드트럭 업계에서 ‘기회의 땅’으로 불리는 ‘밤도깨비 야시장’이 올해 3월 개장하는 것으로 확정했다. ⓒ 서울시

도깨비 시장이란 밤이면 열렸다가 아침이면 사라지는 도깨비 같은 시장을 의미한다. 이중 서울의 ‘도깨비 야시장’은 단순히 푸드트럭 먹자골목을 넘어 공연이 함께하는 하나의 축제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는 여의도, 청계광장, DDP 등 3개소가 도깨비 야시장으로 선정됐으며, 반포한강공원, 혁신파크 등이 추가 지정을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입주할 수 있는 사업자는 요식업 푸드트럭과 핸드메이트 제품에 한 해 가능하며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임대료 및 관리비는 따로 없으며 푸드트럭 업체들로부터 참가비만 받는다. 시는 다음 주 중으로 푸드트럭 입주 업체 수 등을 포함한 사업 계획 공고를 발표할 예정이다.

도깨비야시장은 누적 방문객이 330만 명에 이를 정도로 푸드트럭 업계에서는 ‘기회의 땅’으로 불리고 있다. 행사 기간 동안 큰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푸드트럭 트렌드를 한 눈에 볼 수 있어 예비창업자들에게는 박람회 같은 곳이다.

직전 야시장 사업에서는 여의도가 4대 1, DDP가 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올해는 공유 주연의 ‘도깨비’ 드라마 열풍과 ‘가성비’ 등 소자본 창업이 큰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되면서 경쟁률은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푸드트럭 사업자간 시장 입주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푸드트럭 내정설 등 각종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한 푸드트럭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3월에 여린 도깨비 야시장에 입점한 32개 푸드트럭 가운데 30~40%는 이미 심사 이전 단계에서 입점이 확정된 상황이었다. 초창기 푸드트럭 시장에 진출한 기존 사업자들이 자신들의 밥그릇을 위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실제로 지난해 3월 개장한 여의도 밤도깨비야시장에 입점한 푸드트럭 가운데 신규 입점한 사업자는 8~9곳에 불과했다.

하지만 시는 내정설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시는 관계자는 “서류 심사위원은 모두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했기 때문에 내정설은 있을 수 없다.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사업자들 사이에서 오간 불만으로 보인다”며 “올해도 모든 푸드트럭 사업자를 외부 심사위원의 심사를 통해 객관적으로 선발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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