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3년간 8만명 채용·68조원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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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3년간 8만명 채용·68조원 투자
  • 노경민 기자
  • 승인 2024.03.27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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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혁신, 성장동력 확보"
19.8만명 이상 일자리 창출 기대
국내 연관산업 생태계 활성화
R&D,연구 인프라 투자 등 확대
현대차 울산 EV전용공장 기공식에서 기념연설을 하고 있는 정의선 회장.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차 울산 EV전용공장 기공식에서 기념연설을 하고 있는 정의선 회장.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이 글로벌 모빌리티 퍼스트무버의 위상을 확보하고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대규모 국내 채용·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현대차그룹의 이런 행보는 미래 모빌리티 혁신과 관련한 대한민국의 글로벌 리더십을 구축하고, 국내 연관 산업의 생태계를 활성화할 뿐만 아니라 고도화를 촉진하는 등 전후방 산업의 동반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계획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올해부터 2026년까지 3년간 국내에서 8만명을 채용하고 68조원을 투자한다. 이로 인한 일자리 창출 효과는 19만800명을 상회할 것으로 분석된다고 현대차그룹은 밝혔다.

이는 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융합하는 빅 블러 시대와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도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을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다. 동시에 '안전하고 자유로운 이동과 평화로운 삶'이라는 인류의 꿈을 실현하겠다는 현대차그룹의 궁극적인 비전과 연결돼 있다.

 

현대차그룹 비전 구현 위한 역량 강화

현대차그룹은 전동화, AAM(미래 항공 모빌리티), SDV(Software-defined vehicle,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자율주행, 로보틱스 등 차세대 모빌리티 구상을 구체화하고 있다. 또한 인류 삶의 질을 본질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해 에너지, 모빌리티, 물류라는 3개 도메인을 중심으로 사람, 자연, 건축 등이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상호작용하는 공간이 될 미래 도시의 청사진도 그려나가고 있다.

수소생태계와 차세대 소형모듈원전(SMR)을 비롯한 저탄소 중심 에너지, 끊김없는(Seamless) 이동성을 제공하는 모빌리티 솔루션, 자율주행과 로보틱스를 활용한 첨단 물류 시스템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자연과 공존하며 모든 세대가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인간 중심의 스마트시티를 구현하기 위해 그룹 역량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의 채용은 전동화, SDV 가속화 등 미래 신사업 분야에 집중된다. 8만명 중 55%에 달하는 4만4000명이 신사업 분야에서 채용될 예정이다. 투자는 핵심 기술 선점을 위한 R&D와 연구 인프라 확충, 전기차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공장 신증설 등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올해 완공되는 광명 EVO Plant를 시작으로 화성, 울산 EV 전용 공장을 준공하고, 그 외 기존 공장의 전기차 전용라인 전환도 함께 시행한다.

현대차그룹의 이번 고용·투자계획 발표는 시장과의 소통을 강화하려는 노력의 일환이기도 하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주요 그룹사 주가가 역대 최고가에 근접한 가운데, 최근 주주총회에서 주주들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은 현대차그룹의 미래에 대한 구체적인 비전과 청사진 제시를 요구했다.

현대차그룹은 이에 부응해 그룹사 주주총회 마무리 시점에 그룹의 종합적인 방향성과 성장 의지 등을 전달함으로써 주주를 비롯한 이해관계자들과 소통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본질 가치에 비해 저평가된 주요 그룹사의 밸류 제고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자사주 소각, 배당 확대 등은 물론 시장, 주주, 이해관계자 등과 소통하는 주주 친화적 활동을 지속해 나갈 방침이다.

 

전체 19만8천명 일자리 창출 효과 기대

현대차그룹의 채용은 국내 연관산업의 고용 유발 효과까지 감안하면 직접 채용 규모를 크게 웃돌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그룹의 직접 채용 규모는 8만명이지만, 완성차 부문 고용 증가에 따른 국내 부품산업 추가 고용 유발 11만8000명을 고려하면 전체 고용 효과는 19만8천명에 이른다. 건설, 철강 등 타 산업까지 포함 시 고용 창출 효과는 더욱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은 ▲미래 신사업 추진 ▲사업 확대·경쟁력 강화 ▲고령인력 재고용 등 세 부문에서 8만명을 채용한다. 

우선 ▲미래 신사업 추진을 위해 4만4000명을 신규 채용한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EV 라인업을 31종으로 늘리고, 국내 전기차 연간 생산량을 151만대(수출 92만대)로 확대한다. SDV 분야에서는 고객들이 소프트웨어로 연결된 안전하고 편안한 이동의 자유와 혁신적인 사용자 경험을 누릴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로 대전환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SDV 등을 통해 이동 데이터를 축적하고 AI와 접목해 다양한 이동 솔루션으로 확장한 후, 로지스틱스, 도시 운영 체계 등과 연결된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를 구축하는 SDx(Software-defined everything) 전략도 추진하고 있다.

▲사업확대·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2만3000명을 새로 고용한다. 신규 차종 개발, 품질·안전 관리 강화, 글로벌 사업 다각화, 브랜드 가치 증대를 위함이다. 제품기획, 제품개발, 구매, 품질 등 차량 개발 전 단계에 걸쳐 역량을 강화하고, 질적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 글로벌 생산·판매 관리 체계도 고도화한다. 현대모비스 등 부품 그룹사들은 고품질의 부품·모듈 개발과 A/S 사업 강화에 힘을 쏟는 한편, 글로벌 주요 완성차 제조업체 부품 수출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현대건설 등 건설 그룹사들은 국내외에서 수주한 건설·토목 프로젝트 수행, 신규 프로젝트 수주 등을 추진한다. 철강, 금융, 물류, 철도·방산, IT 등의 그룹사도 핵심 사업 역량 강화, 글로벌 사업 확대 등에 인력을 보강한다.

아울러 ▲고령 인력 1만3000명도 재고용한다. 현대차그룹 8개사는 노사 합의를 통해 '정년퇴직자 계속 고용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숙련기술을 보유한 생산 부문 정년퇴직 대상자들이 퇴직 후에도 일정 기간 근무할 수 있는 제도로 고령자 일자리 창출에 힘을 보태고 있다. 

 

핵심 기술 선점 위한 투자 확대

현대차그룹은 대규모 고용 창출과 함께 2026년까지 3년 동안 국내에 68조원을 투자한다. 연평균 투자 규모는 약 22조7000억원으로, 2023년 17조5000억원 대비 30% 늘어나는 셈이다.

▲연구개발(R&D)투자 31조1000억원 ▲경상투자 35조3000억원 ▲전략투자 1조6000억원을 각각 집행한다. 연구개발 분야에는 제품 경쟁력 향상, 전동화, SDV, 배터리 기술 내재화 체계 구축 등 핵심 기술 확보를 위해 전체의 46%가 투자된다. 경상투자는 연구 인프라 확충, EV 전용공장 신증설 및 계열사 동반 투자, GBC 프로젝트, IT 역량 강화 등에 이뤄진다.

우선 EV 전용공장 건설에 대규모 투자를 집행해 순차적으로 가동한다. 올해 2분기에 기아 광명 EVO Plant를 완공하고 소형 전기차 EV3를 생산해 국내외에 판매한다. 내년 하반기에는 기아 화성 EVO Plant를 준공하고 고객 맞춤형 PBV 전기차를 생산한다. 현대차 울산 EV 전용공장에서는 2026년 1분기 '제네시스'의 초대형 SUV 전기차 모델을 시작으로 다양한 차종을 양산할 계획이다.

전략투자는 모빌리티, SW, 자율주행 등 핵심 미래 사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전략적 투자 등에 활용된다. 산업군별로는 미래 모빌리티 사업을 포함한 완성차 부문이 전체 투자액의 약 63%인 42조8000억원을 차지한다. 국내 순수 전기차 생산 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울산·광명·화성 등의 전동화 신공장 프로젝트를 차질 없이 진행하고 전기차, SDV 원천기술 및 제품 개발을 강화한다.

미래 모빌리티를 포함한 완성차 부문 외에 부품, 철강, 건설, 금융 부문 등에서도 기술 개발, 신사업 발굴, 핵심 사업 경쟁력 제고 등을 위해 2026년까지 25조2000억원의 맞춤형 투자를 실행할 계획이다.

부품 부문은 전동화 기술 개발과 설비 투자를 비롯해 글로벌 완성차업체로부터 부품 수주를 늘리기 위한 부품 성능 개선, 라인 확대 작업에 박차를 가한다. 철강 부문은 온실가스 배출 저감을 위한 친환경 설비 신설과 신소재 개발, 전기로와 고로 유지 보수, 안전 관련 투자 등을 한층 강화하고, 건설 부문은 기존 사업 외에 소형모듈원전, 신재생 에너지 및 플랜트, 전기차 인프라 구축 등 신사업 역량 제고에 나선다. 금융 부문은 고객 편의성 제고를 위해 IT 시스템 및 인프라 개선 투자를 집행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그룹의 대규모 고용·투자 발표에 대해 "국내의 대규모 고용 창출과 집중적인 투자를 통해 한국을 중심으로 미래 사업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며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다양한 신사업은 물론 기존 핵심사업 분야에서도 차별화된 기술과 제품으로 만족도 높은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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