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한국투자證 신용등급 조정... 부동산PF 리스크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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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한국투자證 신용등급 조정... 부동산PF 리스크 현실화
  • 유명환 기자
  • 승인 2024.03.19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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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용평가사 추가 등급 하락 예고
장·단기 채권 발행 업무 차질 우려
"증권사, 손실완충력 여전히 미흡"
여의도 전경, 여의도 증권가 모습. 사진=연합뉴스
여의도 전경, 여의도 증권가 모습. 사진=연합뉴스

국제신용평가사인 S&P글로벌이 국내 증권업계 1·2위인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이는 부동산 관련 리스크가 국내 증권사들의 자산건전성과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제신용평가사 S&P글로벌은 국내 증권업계 1·2위인 미래에셋·한국투자증권권의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두 증권사의 장·단기 발행자 신용등급은 'BBB/A-2'로 유지했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장단기 외화 채권등급과 기발행된 선순위 무담보 채권의 'BBB' 장기 채권등급도 그대로 유지됐다.

S&P글로벌은 국내 증권사들의 부동산 관련 리스크와 해외대체투자 관련 신용위험이 크다고 판단했다. 실제 지난해 잠정 실적을 발표한 증권사 중 자기자본 상위 7개사 가운데 5곳이 연결 기준 4분기 순손실을 기록했다.

증권업계 1위인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순이익이 2980억원으로 전년 대비 57.8% 감소했으며, 하나증권은 270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작년 순이익이 10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국투자증권은 연결 기준 작년 당기순이익이 6974억원으로 11.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으나, 한국투자신탁운용과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등 100% 자회사와 해외 법인들을 제외하고 별도 기준을 적용하면 작년 순이익은 전년 대비 28.6% 감소한 2953억원으로 줄어든다.

이 같은 실적하락은 장기간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S&P글로벌은 “국내외 부동산 시장 둔화로 인해 증권산업의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다”며 “향후 1∼2년 동안 부동산 관련 리스크가 국내 증권사들의 자산건전성과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부동산PF 위험노출액(익스포저)는 27조6000억원이다.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수치는 6조3000억원이었으나, 지급보증 규모가 21조3000억원에 달했다.

규모로 봤을 때는 금융업종 중 은행(44조2000억원), 보험(43조3000억원)에 이은 세 번째다. 여기에 총자산 내 비중은 4.1%로 낮은 수준이다, 이에 비중이 10%가 넘는 저축은행(16.5%), 캐피탈(10.9%)와 비교, 어느 정도 대응이 가능하다는 평가도 존재했다.

하지만 증권업이 갖는 실질적 위험은 규모보다 더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유하고 부동산PF의 구성이 질적으로 좋지 않다는 지적이다.

실제 중·후순위 익스포저는 약 12조1000억원으로 44%를 차지했다. 비수도권 물량(해외 포함) 또한 비중이 44%에 달했다.

중·후순위 부동산PF 비중이 높다는 것은 회수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부동산PF 구조조정이 본격화됐을 때 큰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국내에 이어 해외부동산 시장 침체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S&P글로벌은 작년 말 기준 증권사들의 자기자본 대비 해외대체투자 익스포저를 평균 약 30%로 추정했다. 투자자산 대부분은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높은 후순위 트랜치 또는 지분 투자라고 S&P글로벌은 설명했다.

S&P글로벌은 추가적인 등급 조정도 시사했다. S&P는 ”국내 증권산업 내 부동산 리스크가 완화되었다고 판단될 경우, 한국투자증권의 등급전망을 안정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 역시 S&P글로벌와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김선주 한국기업평가 금융2실 책임연구원은 ”지난해 들어 대다수 증권사들이 대손충당금 적립을 확대했으나 6월 말 기준 준23조8000억원에 달던 부동산PF 익스포저(손실 가능성에 노출된 금액)를 감안하면 손실완충력은 여전히 미흡한 상태“라며 ”부동산 경기 침체로 부동산PF 리스크 현실화가 증권사의 재무건전성과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최근 한국의 은행 시스템에 관해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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