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금융기관으로 中企 지원에도 적극 앞장
IBK기업은행, 벤처·스타트업 성공 등용문 'IBK창공' 주도
“고금리·고물가에 따른 원가 상승으로 자금조달과 금융비용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책을 전방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중소기업 정책금융을 지렛대로 대한민국 성장 동력의 마중물 역할을 확충해 나가는 것이 IBK기업은행의 역할이다.” -김성태 IBK기업은행장, 2일 ‘전국 영업점장 회의’ 발언 中
김성태 IBK기업은행장이 임기 2년차에 접어들었다. 김도진 전 행장 이후, 3년 만에 내부출신 행장으로 기업은행의 방향타를 잡은 김 행장은 글로벌 금융그룹을 목표로 올해에도 성과 창출을 위한 경영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
30년 정통 ‘기은맨’이자, 그룹 내 핵심 ‘전략통’인 김 행장은 취임 직후부터 ‘가치금융’의 철학을 설파해왔다. ‘가치금융’이란 은행의 성장을 통해 고객과 사회, 직원 모두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선순환’ 체계의 개념을 말한다.
그는 지난해 1월 취임사에서 “고금리 장기화로 어려움에 처한 중소기업의 위기극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며 “성장 잠재력이 있는 기업이 생존을 넘어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충분한 금융 지원과 깊이 있는 비금융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제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 행장의 약속대로 지난해 기업은행의 중기대출 잔액은 230조원을 돌파했다. 국내 금융권에선 처음이다. 중기대출 시장 점유율도 2022년 기준 23%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코로나 이후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 현상과 더불어 미·중 갈등, 러-우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대내외 경영환경이 악화일로를 걷는 상황. 유동성도 급격히 축소되면서 국내 중소기업들은 ‘돈맥경화’에 시달리는 실정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김 행장은 ‘정책금융기관’이라는 본질에 충실한 상생금융 행보를 전면에서 이끌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중소기업의 경영 회복과 정상화를 위한 '중소기업 리밸류업(Re:Value-Up) 프로그램'이 있다. 이 프로그램은 총 2조원 규모 대출에 대한 '이자 상환 부담 완화 프로그램'과 '이지(Easy) 기업 구조조정 지원 방안'으로 구성된다.
'이자 상환 부담 완화 프로그램'은 성장 가능성이 있는 중소기업이 일시적 위기에 봉착했을 때 대출 금리를 최대 2년간 한국은행 기준금리만 적용하고 나머지 이자는 유예해준다. 'Easy 기업 구조조정 지원 방안'은 구조조정이 필요한 중소기업의 경영정상화를 돕는 프로그램이다.
'가치금융' 전도사 김성태 행장... 글로벌 금융그룹 도약에 '박차'
김 행장은 올해에도 ‘가치금융’에 기반한 민생금융지원에 주력할 것이란 계획이다. 이달 2일 충주연수원에서 열린 ‘전국 영업점장 회의’에서 김 행장은 올해 경영슬로건을 ‘가능성에 도전하고, 끊임없이 혁신하는 IBK’로 정했다.
나아가 고객가치 제고를 향한 실질적인 성과 창출을 위해 ▲고객신뢰 기반 견실한 성장, ▲담대한 도전, ▲전사적 혁신을 3대 전략방향으로 제시했다.
이 자리에서 김 행장은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개인금융 대전환 및 비이자 부문의 경쟁력 강화라는 균형성장을 통해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튼튼한 기반 마련에 힘써야한다”고 강조했다.
김 행장은 벤처·스타트업에 대한 지원에도 각별한 공을 들이고 있다. 그가 경영전략그룹장 시절 설립을 주도한 창업육성플랫폼 ’IBK창공’은 그룹의 ‘스타트업 요람’으로 자리를 잡았다.
‘IBK창공’에 선발된 기업은 ▲투·융자 금융지원 ▲VC를 통한 투자 연계 ▲글로벌 IR ▲대·중견기업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협업 및 판로개척 지원 ▲산·학·연 기술매칭 프로그램 ▲창공 육성기업 간 네트워킹 행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받는다.
기업은행이 IBK창공을 통해 현재까지 육성한 스타트업 수만 707개에 달한다. 이 중 17개 기업은 올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박람회 ‘CES2024’에서 혁신상에 선정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기업은행의 디지털 전환 흐름도 주목할 만한 포인트다. 김 행장은 올해 1월 정기인사 및 조직개편에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관련 역량 강화라는 포석을 뒀다. 데이터 본부를 신설을 통해 AI 신기술 도입 등 데이터 분석·활용, 관리 역할을 수행토록 한 것이다.
김 행장은 앞서 ‘전국 영업점장 회의’에서도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해 고객가치 측면에서 불필요한 일은 과감하게 없애고 업무의 자동화와 효율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줄 것”을 주문한 바 있다.
한편, 김성태 행장의 진두지휘 하에 기업은행의 실적도 순항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기업은행의 당기순이익은 2조 122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1조 9244억원 대비 10.3%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대 실적이다.
건전성 관리에도 주력하고 있다. 동 기간 대손비용률은 0.67%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고정이하여신비율과 연체율은 각각 1.01%, 0.64%를 기록했다.